<소울>
뉴욕에서 음악교사로 살아가는 조 가드너는 학교 정교사가 되는 것보다는 재즈 뮤지션이 되길 더 소원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가 꿈에 그리던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게 된 날, 우연한 사고로 인해 육체이탈을 하게 되고, 그의 영은 소위 말하는 ‘저 세상’에 가게 된다.
성경에서는 죽은 자에게는 심판이 있고 천국과 지옥 어디에서 영생을 보낼지가 결정이 된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 영화는 천국과 지옥의 개념이 없다. 다만 죽은 자의 ‘머나먼 저곳(great beyond)’과 새 영혼의 ‘태어나기 전 세상(great before)’으로 나뉜다.
‘태어나기 전 세상’ 이야기 먼저 해 보자. 어린 영혼들은 ‘제리’라 불리는 에너지인지 외계인인지 알 수 없는 존재의 지도에 따라 타고난 성격이 결정된다. 태어난 이후 여러 가지 환경으로 인해 사람의 성격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탄생하기 전에 모든 성격이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영혼들은 ‘지구통행증’이 생겨야 지상으로 내려올 수 있는데 이 통행증을 발급받기 위한 마지막 단계가 바로 자신의 ‘소명’ 또는 ‘재능’을 발견하는 단계다. 각 영혼들이 소명을 발견할 수 있도록 멘토들이 돕는데, 이 멘토 역할은 테레사 수녀, 링컨과 같은 이미 죽은 위인들의 영혼이 맡는다.
이렇게 각자의 MBTI 성격유형과 재능이 결정되면 영혼들이 지상으로 내려와 육체를 입고 한 평생을 살아간다. 그러다 죽음을 맞이하면 ‘머나먼 저곳’으로 떠나는 구조다. ‘머나먼 저곳’은 사실 구체적으로 묘사가 되어있지는 않지만 영혼이 소멸되는 공허한 백색의 공간으로 묘사되기 때문에 천국이라고는 볼 수 없다(매번 등장할 때의 음악도 무섭다). 이 외에도 ‘육체와 영혼 사이의 공간’도 등장하는데 여기는 명상, 최면, 연주 등 여러 가지 행위를 통해 무아지경에 빠질 때 영혼이 가는 곳이다(아마도 애니메이션이라 표현은 안 되었지만 약물 등을 활용해도 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라면 당연지사 ‘눈에 보이는 세계’ 말고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관심을 가질 수 있고 여러 가지 상상을 할 수도 있다. 영화 <소울>도 그런 신선한 상상의 산물이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엔 위에 언급된 설정들이 기독교적 세계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영원의 세계는 훨씬 단순하다.
‘내 형질이 이루어지기 전에 주의 눈이 보셨으며 나를 위하여 정한 날이 하루도 되기 전에 주의 책에 다 기록이 되었나이다’(시편 139:16). 성경에서도 태초에 우리를 향한 계획이 있었다고 밝힌다. 그러나 <소울>처럼 무작위로 성격을 집어넣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모든 사람이 생명을 얻는 삶을 살되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계획이다.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에 대해 시편 기자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이여 주의 생각이 내게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 그 수가 어찌 그리 많은지요’(시편 139:17).
그리고 종국에는 믿음의 삶을 산 우리들을 위해 천국을 예비하고 계시다.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요한복음 14:2).
이런 천국에 가려고 <소울>처럼 통행증을 발급받기 위해 고군분투할 필요도 없다. 단 한 가지 일이 필요하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로마서 1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