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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브 Nov 10. 2020

기꺼이 초대에 응하겠-

I shall be happy to accept your invitati

☼ 이 글은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데 영- 하기가 싫고, 그래서 좋아하는 것들을 섞어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시작되었습니다. 가벼운 낙서와 함께 제가 남겨두고 싶은 소소한 이야기 혹은 그 문장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에 대해 풀어냅니다. 그러니까 영어공부를 목적으로 쓰는 글이지만 영어보다 한글이 더 많은 글입니다.




언제가 마지막 초대장이었는지 모르겠다. 3년 전, 갑자기 연락 와서 쥐어주었던 청첩장인 것 같기도 하고.. 사실 나는 조세호와는 결이 다른 프로 불참러다. 몰라서 못 가진 않는단 이야기다. 가족행사(마음의 거리가 먼 가족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다), 친한 친구의 경조사 외는 발이 잘 떨어지질 않는다. 나에게 정말 축하를 받고 싶어서 부르는 건지, 의례 하니까 하는 건지, 그냥 내가 봉투로 보이는 건지 도통 잘 모르겠다. 사회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탓이겠지만, 그곳에 가야 하는 시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일들과 내가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과 무게를 잰다. 대체적으로는 내 일이 더 중요해서 나는 하객 테이블이 아니라 6년 전에 산 가로 1.2미터 내 책상 앞에 앉는다. 그게 더 행복하고 마음이 편하다.


주변을 보면 상사의 결혼식, 친구 동생 아들의 돌잔치, 그렇게 모든 사람들의 잔치를 다 챙기려면 주말은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남을 위한 시간인 것만 같다. 물론 기꺼이 축하해주기 위한 마음으로 참석한다면 그 또한 나를 위한 일이겠지만, '아--, 이번 주에'로 시작하는 탄식을 듣노라면 꼭 모든 상황이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나중에 혼자 늙어 죽을 거냐는 으름장에 뜨끔한 적은 있었지만, 뭐 대단한 인맥을 가지는 것보다야 그냥 내 주변 몇이 더 소중하고 내 하나뿐인 몸도 소중해 그냥 이기적으로 돼먹지 못하게 살고 있다.


어릴 땐, 학교 친구 생일잔치 초대장을 받고 싶어서 마음을 졸였던 것 같은데, 그런 마음들은 언제 그렇게 쏙- 사라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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