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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틸다 하나씨 Jun 06. 2024

빛의 셔터

국제상 수상 베트남 사진작가들


빛이 순간에 닿을 때
순간은 영원에 닿습니다

오늘은 베트남 사진 작가들의 셔터가 잡아 챈

'빛'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빛을 통해 베트남 순간의 이미지를 기록하기까지

그들은 그들의 셔터에 얼만큼의 빛의 양과 질감을 담았을까요?


[Heart of the Sea] 바다의 심장,

photo by Nguyễn Phước Hoài (응우옌 푸옥 호아이)

2021 All About Photo 콘테스트에서 명예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베트남의 동해바다 푸옌(Phú Yên) 성에

푸르른

심장이 태어났습니다.


하트 그물을 선물하였더니

넘치는 새우로 보답해 주는

바다의 후한 마음에

어부는 덩실덩실 춤을 추고


모두 담아 돌아갈 수 없는

조그만 배와

새끼 잃은

어미 새우만

구슬피 웁니다.





[Bắt cá buổi sớm] 이른 아침 고기잡이,

photo by Nguyễn Ngọc Thiện(응우옌 응옥 티엔)

 '35 AWARDS'는 174개 국가의 123,400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자연, 인물 사진, 야생 동물 등 27개의 다양한 카카테고리의 사진이 전시되고 각 부문별 최고의 사진에 개별 수상하는 국제 사진 콘테스트입니다. 이 중 드론사진 부문에서 2등 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Best Photo100에도 선정되어 많은 이들의 마음을 터치한 작품입니다.


푸옌(Phú Yên) 해역의 멸치잡이 철이면

바다에는 음악이 흐르고

'에메랄드 빛 그물의 왈츠'가 시작됩니다.


뱃고동 연기는 구름 되어 나르고

춤을 추던 그물은

멸치를 잡았나

구름을 잡았나




[Matrix of boats (Ma trận tàu cá)] 보트의 매트릭스,

photo by Cao Nguyên Vũ (까오 응우옌 부)

HIPA (The Hamdan Bin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International Photography Awards ) 두바이 왕세자 함단 빈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의 후원으로 설립된 국제 사진 어워즈에서

'일반 컬러(General - Colour)' 부문 1위를 차지한 작품입니다.


2020년 슈퍼 태풍 '몰라브'를 피하기 위해 어민들의 보트를 가지런히 정박해 놓은 모습을 담은 사진입니다.

가옥 325채가 완전히 파손되는 커다란 피해를 입혔던 강력한 태풍 속에서

어깨를 부대끼며 살아내고 이겨낸

보트들의 늠름한 행렬입니다. 

b1. b2.b3…………bn

Mboat x boat(F)




[Drying Fish' (Phơi cá)] 생선 말리기,

photo by Khánh Phan(카잉 펀)

2021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SWPA)의 여행 사진 오픈 부문에서 우승한 작품입니다.


붕따우 롱하이 수산시장에서

한 여성이 망을 엮어 만든 쟁반에 생선을 널고 있습니다. 넓다란 생선 퍼즐 판들을 맞추는 그녀의 꽃무늬 노랑 논라(베트남 전통모자)로 시선이 모아집니다.


힘을내욧 노랑논라!

마지막 세 개의 쟁반을 채우면 그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마치 천 개의 퍼즐을 차곡차곡 맞추다 마지막 조각을 끼워 넣는 그 순간의 희열, 보람과 흡사하겠죠?





[Hái hoa súng] 수련 따기,

photo by Khánh Phan(카잉 펀)

MIPA Travel Award (Malta International Photo Award)에서 공동 3위에 오른 작품입니다.

카잉 펀은 여러 국제대회에서 무려 200여 작품에 수상 경력을 갖고 있는 유명한 베트남의 여성 사진작가입니다.


이 사진은 2020년 말 메콩델타 삼각주 지역에서 피어난 수련 따다 싣고 가는 아낙네들과 배를 포착한 샷입니다. 작가 카잉 펀에 따르면 하얀 꽃 보라꽃을 가진 수련이 활짝 입을 벌리고 가장 예쁘게 웃는 시간은 이른 아침이라고 합니다. 새침데기 수련은 오전 9시가 지나면 입을 다물고 좀체 웃지를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수련이 가장 예쁘게 웃어줄 때를 밤새워 기다렸다가 순간 포착을 했다고 하죠.


카키빛 강물 위

수련가에 정착한 낡고 기다란 나무 배

대나무 엮어 만든 베트남의 논라가 떠다니고

컬러풀한 아낙네들의 옷이

알록달록 매치되는

아름다운 메콩 강가입니다.


이 완벽한 조화가

베트남의 상징적인 아름다움을 담아 내었네요.






[Bữa sáng ở chợ phiên] 시장의 아침식사,

photo by Nguyễn Hữu Thông (응우옌 흐 통)

Pink Lady Food Photography 대회의 음식 사진 부문(Food at the Table)에서 1위를 차지한 작품입니다.


쌀쌀한 겨울날

동이 트기 전

하얀 김이 폴폴 나는

뜨끈한 쌀국수 한 그릇이면

하루를 시작할 충분한 힘이 채워지는

베트남의 아침입니다. 






[Bữa ăn mùa đông] 겨울날의 식사,  

역시 Nguyễn Hữu Thông(응우옌 흐 통) 작가의 작품입니다.

Pink Lady Food Photography조직위원회와 대중에게 특별한 인상을 남긴 작품입니다.


씨실과 날씰처럼 엮인

대나무 틈 사이로

행복의 광선이 솨라락 쏟아집니다.

하늘의 축복처럼요


해맑은 웃음이 가득 차려진

농촌의 식탁에서

빛의 축복을 온 몸으로 받는

농부의 그을린 주름에 매료됩니다.


'빛의 식탁'

볼수록 탐나는 하늘의 조명입니다.






[Nghệ nhân đóng giày 90 tuổi] 90세 구두장인 Trịnh Ngọc (친 응옥),

photo by Trần Việt Văn (찬 비엣 반)

Trịnh Ngọc (친 응옥)은 호치민의 제화공으로 베트남의 유명한 음악가 및 많은 유명인들을 위한 구두를 만들었는데 특히 노오돔 시하누크(Norodom Sihanouk) 국왕과 여왕등 캄보디아 왕실을 위한 특별한 구두를 만들게 되어 더욱 유명해 졌다고 합니다.

스페인에서 주최한 제7회 국제 사진 콘테스트 Concurso International De Fotografia Alicante에서 휴대전화로 찍은 단일 사진 부문 1위를 차지한 작품입니다.



60년 넘게 구두만 만들어 온 90세 구두장인의

손과 눈빛에 깃든 ‘자부심’

그 하나의 깊은 무게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그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내 삶은 매우 단순합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기쁨을 창조하면 두 배의 행복을 얻게 되지요."

가장 단순하게

그러나 종소리처럼 잔잔히 울리는 깊음입니다.




[Phơi bánh tráng] 라이스페이퍼 말리기,

photo by Nguyễn Phước Hoài(응우옌 푸억 호아이)

100년 넘게 라이스 페이퍼와 당면(Vermicelli)을 생산해 오고 있는 An Thái(안 타이) 마을에서 라이스페이퍼 말리는 한 사람을 담은 사진입니다.


기울어가는 해에 늘어진

그의 그림자가 인상적입니다.

원뿔형으로 보이는 논라의 상공 샷과

그림자로 비추인 논라의 앞면은 삼각뿔 모양으로 보여지는 장면이 동시에 연출되며

실제와 그림자 사이의 간극에 대한

묘한 이야기를 빛의 질감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Thu hoạch cỏ năng] 낭풀 수확,

photo by Phạm Huy Trung (팜 후이 통) 

 Bird's eye view photo 항공사진(드론) 부문에서 1등 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팜 후이 통은 이 외에도 베트남 전역의 아름다운 풍경과 리드미컬한 삶의 모습을 담으며 35 AWARDS의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드론 전문 사진작가입니다.



실크처럼 부드럽고

모피의 결처럼 매끄러운

초록 낭풀 속


홀로 정박한

푸른 배와

논라를 쓴 빠알간 베트남 여성


꿈결인지

그림인지

사진인지

알 수 없습니다.





[Tĩnh lặng] 고요,

photo by Nguyễn Khánh Vũ(응우옌 카잉 부)

2023년 Skypixel에서 '시간을 얼어붙인 순간'으로 6위의 국제상을 수상하고 10대 베스트 사진에 든 작품입니다.



겨울 왕국의 시간이 정지되고

노 젓는 고독한 노인마저 정지될 때에

호수 위에 하얗게 얼어붙은 나뭇가지는


냉정대신

고요를 전해줍니다.


-On the Tia St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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