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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틸다 하나씨 Oct 17. 2024

높은 현의 음자리

베트남 전통 악기


나무의 숨결
현의 떨림
영혼을 쓰다듬는 선율


악기라는 사물에서는

반짝거리는 마법의 가루들이

샤라락 흩뿌려져 나오는 것 같습니다.


텁텁한 장면에 음악이 흐르면 순식간에 영화의 한 장면이 되고, 격정적인 슬픔의 눈물도, 토닥이는 위로의 손길도, 행복한 기념의 순간에도, 평범한 것이 유머러스하게 보이는 순간까지, 결국 아름다운 세상 참 살아볼 만 하구나라는 감정을 선물해 주는 매개체가 바로 악기이니 말이죠.


그간 베트남에 살며 특이한 전통 악기들을 많이 접했습니다. 그중 열 개를 소개해 드리려고 골라 보았어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베트남 문화 예술 중 가장 다루기 힘들었던 테마가 전통 음악이었습니다. 섬세한 눈과는 다른 둔탁한 귀를 가진 저인지라… 음악 쫌 듣는 아들이 고퀄의 헤드셋을 가끔 귀에 씌워 주는 탓에 막귀의 리스닝 수준만 반비례로 올라가 버린 건 사실이지만 악기별 노트가 따로따로 들리는 능력은 끝내 빌려오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베트남 전통 음악은 귀에 찰싹찰싹 달라붙지도 않아 당최 친해지기 어렵더라고요.


그러던 중 한국에서도 꽤 알려졌던 베트남 전통악기단바우 연주자 한 명을 알게 됩니다.


절대음감이나 어떤 분석력으로 음악을 듣지는 못하지만 슬프거나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날이면 바이올린의 높은 음역인 E현의 소리나 해금의 구슬픈 튕김으로 뇌혈관을 정화시키곤 한답니다. 그런 저이기에 높은 현의 음색을 내는 단바우 연주자를 알게 된 후 그 어렵던 베트남 음악 속으로 한 걸음 다가서게 되었습니다.


이번 화는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나눈다는 의미보다는 미지의 베트남 음악 세계를 함께 탐험해 본다는 생각으로 써 내려가 보려 합니다. 베트남 전통 악기들에 대한 지식을 챙겨보는 시간 속에서 유화 몇 작품 보여드리며 위에 언급한 뮤지션 이야기도 해볼게요.


베트남 전통 악기들_소수 민족학 박물관 소장


베트남 모노코드 Đàn Bầu (단바우)


3옥타브를 넘나들며 사람의 목소리를 닮은 구슬픈 음색을 내는 악기라고 합니다.

단바우는 1770년에 발명된 것으로 전해지지만, 학자들은 그보다 훨씬 오래된 악기라고 주장합니다. 베트남 속담에 "단바우 소리는 자신밖에 못 듣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통 단바우는 소리가 작고 고요합니다.

대나무로 만들어진 악기의 몸통을 따라 이어지는 단 하나의 현이 특징인 단바우는 전통 악기 중의 보석으로 여겨집니다. 물소뿔로 만들어진 음 조절대(Cần Đàn)를 왼손으로 눌러 음 높이를 조절하고 오른손 피크로 현을 튕기면, 음 조절대와 연결된 공명통을 통해 맑고 청아한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연주자가 사용하는 활의 압력, 속도, 그리고 손가락의 위치에 따라 그 음의 깊이가 달라지는 현악기는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Lê Hoài Phương (레 호아이 프엉)


그는 단보우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 교류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음악가입니다.

베트남 ‘단보우’ 콩쿠르에서 1등을 한 실력자이며,

베트남 국립음악대 졸업 후 한국 전통 타악기의 독특한 음색에 매료되어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석사를 마치고 한양대에서 국악학 박사를 취득한 음악가입니다. 한예종 입학 시기가 아마도 2010년 정도일 것으로 추정되니 약 십여 년 전 일이기는 합니다.

수많은 수상 기록과 한 베 공감 시나위 등 수많은 공연을 이루어 내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해금 연주자 강은일 선생님과 다양한 무대에서 함께 연주하기도 했고, 특히 다문화 가정을 위해서 많은 공연을 했었다고 합니다.

한국어 실력도 수준급이라는 그의 한국 활동 중의 빛나는 수상이력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2008년: 한국에서 열린 21세기 한국 음악 대회에서 아리랑 상 수상

2010년: 같은 대회에서 창의성 상 수상

2012년: 한국에서 열린 Bravo Asean 대회에서 금상 수상

2020년: 전국 민속 악기 독주 및 합주 대회에서 단보우 부문 1등

2020년: 같은 대회에서 "남춘 - 남아이 - 남도" 합주 부문 3등

2020년: "베트남-한국 메세나 그레이트 어워드" 수상, 두 문화의 연결에 기여한 공로 인정

2023년: 베트남 정부로부터 우수 예술가(Nghệ sĩ ưu tú) 칭호 수여

한국인도 한국에서 얻기 힘든 수상 이력들이 대단합니다. 나라의 고전적 아름다움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예술가들에게는 두 손의 엄지 척도 모자라죠.


그는 몽골, 한국, 티베트 등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 "아시아 뮤직 앙상블"이라는 다국적 음악 그룹을 결성하였습니다.  '음악에는 국경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각국의 민속 음악 요소를 조화롭게 한 편곡으로 새로운 아시아 음악의 색깔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2022년부터 "단보우-북에서 남으로의 민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편곡으로 구성된 민속음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자 음악과 오케스트라의 요소를 결합하여 작업하고 있다는데 신선하게 들려오네요. 2024년 여름에는 서북부 지역으로 가서 "Tây Bắc mưa rơi"라는 민요 뮤직비디오를 촬영하였으며, 몽골의 마두금 연주자와도 협업하였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부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단보우가 연주되는 순간을 꼽았습니다. 단보우의 소리를 세계의 청중들에게 알리는 데 작은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후에의 한 예술대학교 행정 사무실에서 일하셨습니다. 어릴 때 어머니를 찾아갔다 음악을 들을 기회가 많았어요. 자연스럽게 바이올린을 배우다 독특한 음색의 단보우를 배우기 시작했지요.”라고 말하는 그는 베트남의 모노코드인 단보우와 함께 30년 넘게 베트남 전통음악의 아름다움과 독특함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는 멋진 음악가입니다. 예술학 박사인 그는 현재 베트남에서 많은 제자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국 고전 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와 베트남 고전악기의 협연이 참 평화롭고 아름답습니다.

회상이란 뜻의 호이뜨엉(Hồi Tưởng)이라는 곡입니다. 감상해 보세요.


https://youtu.be/lMc_dKbhZmw?si=rZuO-7tPU9ekYFyU


한-베 공감 시나위 (단보우 사오죽 대금 장고)

https://youtu.be/d5YBMCMgbec?si=L8z5BXbhY7--TE4j


한국 방송에 출연한 레 호아이 프엉의 인터뷰 영상입니다.

https://youtu.be/87iy7Dwe28Q?si=pCMux1aEWCnAehXm


영상 속의 리포터가 단보우는 아쟁하고 비슷하다고 하네요. 제 생각엔 단보우는 아쟁보다 해금과 닮아 보이는데 제가 음알못이라 뭘 모를 수도 있는 거겠지요?

아무튼 조용히...

전통과 현대 베트남 음악을 융합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레 호아이 프엉의 음악 인생에 박수를 보냅니다.






17현의 Đàn Tranh (단짜잉)



한국의 가야금과 비슷한 베트남의 전통 현악기 단짜잉입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바디에 철제 현(弦)이 각각의 V자 모양으로 된 다리에 의해 지탱되어 있습니다.

원래 16개의 현이 있었으나, 이후에 17현으로 개량되며 그때부터 많은 인기를 모았다고 합니다. 중국의 현악기인 쟁(箏)의 영향을 받았으며, 한국의 가야금이나, 일본의 고토(琴)와도 같은 종류에 속하는 악기입니다.


음악 연주자들을 전문으로 그려 낸 응우옌 아잉 뚜언 (Nguyễn Anh Tuấn) 화가의 그림도

악기와 함께 감상해 보실게요.


유화로 표현해 낸 악기와 연주자의 단아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청보라 아오자이에 그레이빛 구슬 목걸이 그리고 그녀의 붉은 손톱과 나무 악기색 조합이 상당히 고혹적입니다. 그녀의 애잔한 눈빛에 단짜잉의 음색까지 들려오는 듯한 그림입니다.

Oil on Canvas  Size: 80 W x 100 H x 3 D cm / Nguyễn Anh Tuấn


단짜잉으로 연주한 Jade-faced Little Serenity를 감상해 보세요.

https://youtu.be/fk7-0gm2p6Q?si=XmCKLiqv-tH4fn9V




Đàn Nguyệt (단 응우옛)



2현의 베트남 전통 악기인데, 중국 악기인 루안(Ruan)의 후손일 수도 있다고 하네요.

원형 몸체가 매력적인 이 악기는 두 개의 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로 전통 음악과 연극에서 사용됩니다. 달 모양의 류트라고도 알려진 단응우옛 (Đàn Nguyệt)은 궁중 음악 장르에서 널리 사용되는 악기입니다. 11세기에 시작되어 발전해 온 이 악기는 긴 넥과 높은 프렛이 부드럽고 미묘한 소리를 냅니다. 깊고 선명한 고음을 생생한 소리로 울려냅니다.


Oil on Canvas  Size: 90 W x 120 H x 1 D cm / Nguyễn Anh Tuấn

어깨에 목을 바짝 붙이고 현의 튕기는 음을 깊게 음미하는 연주자의 표정이 어딘지 모르게 해학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작품입니다. 악기의 색감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황금빛 노랑의 연주 의상에 정제된 블랙 소매 라인이 아주 멋스럽습니다. 그녀의 가늘고 기다란 손가락에서 철저한 음악적 예민함이 보이는 듯합니다.



단 응우옛으로 연주한 팝송입니다.

가야금으로 녹턴을 연주한 느낌이랄까요.

https://youtu.be/rI2nJZAd6DM?si=tV-HRnoLekaEyxJ5




Đàn Đáy (단다이)



3개의 현, 사다리꼴 모양의 나무 바디, 10개의 솟아오른 프렛이 있는 긴 나무 목과 튕기는 류트를 가진 악기입니다. 예전에는 실크 현을 사용했지만, 20세기 후반부터는 주로 나일론 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2옥타브가 넘는 넓은 음역대를 지닌 이 악기는 따뜻하고 감미로운 음색을 만들어내며 심오한 감정을 전달합니다. 부드러우면서도 간결한 사운드로 반주하는데 적합하여 오히려 가수들의 목소리를 돋보이게 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악기라고 합니다.


Oil on Canvas  Size: 120 W x 120 H x 3 D cm / Nguyễn Anh Tuấn

이 작품 역시 응우옌 아잉 뚜언 (Nguyễn Anh Tuấn)의 그림입니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 연주자 이실까요. 얼굴은 앳되어 보이는 듯도 하지만 연주하는 손의 주름이 나이를 짐작하게 합니다. 시를 읊조리는 누군가의 뒤에서 이 악기를 잔잔히 연주해 주고 있는 것만 같은 상상이 되네요.




베트남 2화음 바이올린 Đàn nhị


독특한 아치형 활과 두 개의 현을 가진 베트남의 바이올린입니다. 이 악기는 인도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1세기에 중국으로 전파되었다가 10세기에 베트남에 상륙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단니(Đàn nhị)로 알려져 있지만 베트남의 다양한 민족 그룹마다 이 악기의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킨족에서는 "리우" (líu) 또는 "니리우" (nhị líu)라고 부릅니다. 무옹족은 이를 "꼬께(cò ke)라고 부르며, 남쪽에서는 "돈꼬" (Don co)라고 부릅니다. 단니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모양, 크기, 재료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는 민족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단니는 구슬픈 바이올린의 목소리를 가졌습니다.

https://youtu.be/Q4HBIzynmXY?si=DX-I813lqigqh-4Z




Đàn Tỳ Bà (단띠바)



중국의 비파와 유사한 악기로, 네 개의 현과 배 모양의 몸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고전 현악기로 여겨지는 단띠바는 중국에서는 비파(Pipa)로, 일본에서는 비와(Biwa)로 그 역사적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길이가 95~100cm인 이 악기는 가볍고 가공되지 않은 목재 표면을 자랑합니다. 머리에는 현 조율을 위한 4개의 튜닝기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실크로 끈을 묶었지만 현대의 단티바에는 나일론 현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복잡하게 조각된 단티바의 공명기는 섬세한 장인정신을 보여준다고 하네요.




베트남 전통 악기를 만드는 장인들


Đông Lỗ(동로)현의 Đào Xá(다오 싸) 마을은 전통악기 제작으로 300년의 역사를 가진 마을입니다.

국립 민속 예술가이자 전통악기 장인 Đào Văn Soạn (다오 번 쏘안)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으로 전통악기가 만들어지고 보존되고 복원되어 왔습니다.

그는 가장 좋은 목재인 로즈우드나 플라타너스 나무를 주로 사용하여 악기를 만든다고 합니다. 특히, 목재는 약 2년 정도 방치하여 충분히 건조해야 좋은 악기가 만들어진다고 하죠. 건조에만 2년이 걸리니 악기 한 개의 제작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뱀피 가죽으로 뒤덮인 악기가 무척 멋스러워 보입니다.

단짜잉을 제작하고 계시네요. 세상의 악기 장인들은 모두 특별한 재능을 받을 사람들 인 것 같아요.

악기를 예쁘게 깎는 세밀한 손재주 뿐 아니라 디자인 및 음향까지 고려하는 복합적 창의성까지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악기 속에 아름다운 소리를 머금어내는 그들의 재능은 하늘의 축복인 것만 같습니다.





그 외 전통 관악기와 타악기입니다.



Sáo Trúc (사오쭉)





대나무로 만든 베트남의 플루트입니다.

"싸오 쭉" (Sáo Trúc )은 베트남 민속 음악 전통에 깊이 뿌리내린 관악기입니다.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베트남 문화에 얽혀 온 역사 깊은 악기입니다. 일반적으로 대나무나 갈대로 제작되는 플루트의 직경은 1.5센티미터, 길이는 30센티미터입니다. 파이프의 몸체에 있는 6개 또는 10개의 구멍을 통해 2옥타브가 넘는 광범위하고 무수히 많은 감정적 뉘앙스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Trống (쫑)


쫑은 북에 해당하는 악기로 리듬을 담당하는 타악기입니다. 종교 행사나 개업식, 전통 공연에서 흥이 필요한 곳이라면 빠지지 않고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지름이 약 56~60cm인 속이 빈 나무통으로 제작되는 드럼의 양쪽면은 질긴 물소 가죽으로 덮여 있습니다. 깊고 불투명한 사운드를 생성하며 사이즈도 다양합니다.




돌 악기 Đàn đá(단다)



돌류트 단다는 베트남의 고대 타악기 중에서 가장 오래된 타악기 중 하나이기도 하고, 제가 보기엔 가장 신기한 악기입니다. 그냥 돌이에요. 어떻게 소리가 나는 걸까요?


단다는 "리소폰(Lithophone)"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 그리스어 "lithos"(돌)와 "phone"(소리)의 합성어입니다. 다양한 크기의 석판을 탭 하면 맑은 선율을 지닌 소리가 나오는데 정말 봐도 봐도 이해가 안 되는 불가사의한 악기입니다.


단다는 전통 음악을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수천 년 전부터 민족 집단의 문화적, 정신적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죠.



실로폰 못지않은 청명한 사운드가 돌에서 우러나오는 장면을 목도해 보세요.

https://youtu.be/9uScac-N2jk?si=BuPy1gSG2CnzXC5t




동손(Đông Sơn)


각 지역과 문화에 따라 독특한 악기들이 존재하는데 그중 동손(Đông Sơn)이란 악기는 우리나라의 징, 꽹과리와 같습니다.


베트남 소수민족 공동체에 널리 퍼져 있는 전통음악의 뿌리는 동손(Đông Sơn)의 청동 문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동손은 사람들의 영적 본질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해왔다고 합니다. 주석과 납을 함유한 구리 합금 혼합물로 꼼꼼하게 주조했습니다. 손잡이가 있는 버전은 꽁(Cồng)이라고 하며, 손잡이가 없는 버전은 치엥(chiêng)이라고 합니다. 꽁이 클수록 더 깊은 사운드를 생성하고, 꽁이 작을수록 높은 톤이 공명됩니다.


하노이 호안끼엠에 있는 동손 악기상입니다




마지막으로 '동손의 울림'이라는 주제로 국립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청동 드럼을 보여드릴게요.


약 2.000년 전 베트남 마강 변두리 동손 마을에서 우연히 발견된 동손 문화 유물은 심미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고대인들이 어떻게 이리 크고 복잡한 패턴의 북을 주조할 수 있었는지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속에 남아 있습니다.

패턴은 금형에 직접 조각하거나 스텐실 인쇄 방법(엠보싱 획)을 통해 생성된다고 전해지는데 정말 그 옛날 이것이 과연 어찌 가능했던 것일까 궁금증이 꼬리를 뭅니다.


이 돌조각들은 루이 러우 Luy Lâu (Thuận Thành, Bắc Ninh) 지역에서 틀을 만드는 데 사용된 거푸집입니다. 왕겨와 작은 자갈을 섞은 점토를 섭씨 900도에서 구운 거푸집 조각들이 1000여 점 이상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루이 러우 Luy Lâu는 한 왕조 시대에 자오치(Giao Chỉ) 지역의 본부였으며, 서기 10세기 초에는 경제, 문화, 종교의 중심지이기도 했습니다. 1998년 일본의 고고학자 니시무라 마사나리가 우연히 루이러우에서 빈 주형 조각을 발견해 연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외국인의 손에서 발견된 베트남의 고대 역사라니...참 재미있습니다.


전통 악기는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 정체성을 깊이 반영하고 있습니다. 문화적 상징뿐 아니라 의식, 축제, 공연 등 다양한 사회적 맥락에서 사용되며, 공동체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사회적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단순한 음악 도구를 넘어, 베트남 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표현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지요.


베트남이 종종 저를 놀라게 하는 포인트가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젊은 층의 사람들도 유달리 민속 음악풍의 음악을 많이 듣고 즐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 귀엔 우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해서 너무 늘어지고 슬픈 듯한데 이들에게는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분명 있겠지요. 그 감성을 이해해 보기 위하여 오늘도 저는 그랩 기사 아저씨에게 오디오 턴오프를 부탁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애써보는 중입니다.





https://www.saatchiart.com/en-vn/Nguyen.Tuan

https://www.saatchiart.com/en-vn/art/Painting-Play-the-lute/957905/9276547/view

https://velang.vn/nguoi-giu-nghe/nguoi-nghe-nhan-lang-nghe-lam-dan-truyen-thong-o-dao-xa/

https://topclass.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036#google_vignette

https://www.sggp.org.vn/tien-si-nsut-le-hoai-phuong-khat-vong-lan-toa-tieng-dan-bau-khap-the-gioi-post745857.html

https://vinpearl.com/ko/%EB%B2%A0%ED%8A%B8%EB%82%A8-%EC%A0%84%ED%86%B5-%EC%95%85%EA%B8%B0#

https://www.htv.com.vn/le-hoai-phuong-mang-am-nhac-dan-toc-vuon-ra-tam-the-gioi

https://www.vietnam.vn/ngam-trong-dong-dong-son-lon-nhat-tu-truoc-den-nay-dang-trung-bay-o-ha-n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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