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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쟁이 리아트리스

by 마틸다 하나씨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며 꽃이 피는 리아트리스 스피카타


고집쟁이 리아트리스


가버려!

다신 오지 마!

냉정하게 소리쳐도


절대 가지 마!

꼭 다시 와야 해!

라고 들어버리던 나


얼음처럼 말해도

물처럼

녹여버리던 나


차라리

내가 떠날게!

우악은 지르면서도

발은 땅에 붙어버린

너 역시

이상한 고집쟁이


단단한 줄기 하나

보라 꽃 한 송이

올곧게 피어내자고


숱한 날

숱한 고집

피워댔나 보다


보통은 바닥에서부터

차곡차곡 사랑을 피워낸다는데


리아트리스 닮은

고집쟁이 너와

고집쟁이 내가 만나

위에서부터 거꾸로 꽃을 피워내었다


거꾸로면 어떻고

남들과 다른 방식

또 어떤가


오직 한 줄기

오직 한 길

그게 더 중요하더라


취향 닮고

얼굴까지 닮아가며

한 길로만 걸어왔더니


한 섬에

보라 숲세상

세우는구나


신안 퍼플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