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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하LeeHa Oct 10. 2019

1천 권 독서법. 우울증에서 빠져나온 기적 같은 삶

독서가 인생을 바꾼다.



하루 한 권 완독 하라고요?
노노 상황에 맞게. 조금씩 꾸준히 읽기




예전에 책을 많이 읽던 때가 있었습니다. 재미로도 읽고 의무감에도 읽었지만 어쨌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었는데요. 읽고 나서 돌아서면 별로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어요. 그 이유가 책의 내용 중 삶에 적용시킬 무엇인가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걸 한참 후에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긴 읽되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읽었던 거죠.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기에 요즘은 책을 읽을 때마다 제가 느끼고 깨달은 것 단 한 가지라도 생활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전안나 작가의 <1천 권 독서법>을 읽는 동안 그런 마음을 더 다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천 권 독서법>의 전안나 작가는 워커홀릭 사회복지사로 10년 가까이 근무하다가 삶의 벼랑 끝에 선 듯한 경험을 하게 돼요. 직장과 결혼 생활, 육아, 고부관계 무엇 하나 쉽지 않아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냅니다. 그때 '본깨적'으로 유명한 박상배 강사의 독서법 강의를 듣고 바로 '1천 권 읽기'에 돌입합니다.


워킹맘임에도 불구하고 날마다 독서 시간을 확보해 나가던 저자는 읽은 권수가 늘어남에 따라 삶의 변화를 맛보게 되는데요. 7번 떨어진 대학원도 붙고 1000만 원의 장학금도 받았답니다.






<1천 권 독서법>의 저자가 말하는 '하루 한 권 읽기'는 매일 한 권씩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책을 펴고 읽는 것을 의미해요.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들부터 쉽게 접근하여 오래 지속하는 것이 목표가 되면 될 것 같습니다.


저자는 800권의 책을 읽으면서 '오랫동안 책을 읽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담긴 독서법 책을 낼 결심을 하죠. 그리고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잘 읽고 싶다'는 욕망과 '책을 읽지 못해 뒤처지고 있다'는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얼마전  책 쓰기 특강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우리는 현재 일주일에 900종 이상의 책이 출간된다는 '책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인구는 갈수록 줄어드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는데요.


사람들의 내면에는 읽고는 싶으나 읽지 못해 뒤처진다는 욕망과 죄책감이 동시에 내재되어 있다고 하니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읽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 사람은 언젠가는 읽게 될 거라는 믿음도 있고요.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아 하루 한두 쪽부터 즐겁게 읽기를 시작하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이 든다는 건
결정성 지능이 좋아진다는 뜻






학교 다닐 때 수학, 과학을 싫어했어요. 영어랑 국어도 좋아하진 않았지만 특히 그 두 과목을 싫어했는데요. 한때 딸아이의 공부를 봐주면서 어렵던 수학, 과학이 이해가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한 적이 있거든요. 함수도 화학이나 물리도 내용을 읽다 보면 이해가 되는 거예요.


그런데 왜 학창 시절의 저는 이해를 못 했던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나이가 들면서는 암기력이 줄어드는 반면 그동안에 쌓인 지식들로 인해 이해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중년의 공부가 점점 재미있다는 분들이 생겨나는 것 같아요. 의무감에 젖은 학교 교육과는 달리 자신의 욕구에 기반하여 호기심의 발로로 하는 공부가 어떻게 재미없을 수 있을까요.


요즘은 정말 너무나도 많은 강의가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곤 하는데요. 강의를 열정적으로 들으며 '강의 지옥'에 푹 빠지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거의 30대 후반부터 5,60대까지로 중장년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누구의 강제로 공부하러 나오는 것이 아니라서 강의 듣는 내내 즐겁고요. 배운 것을 어떻게든 활용하려고 하죠.


어릴 때는 재미나게 놀고 중년부터 공부를 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른들의 신나는 공부 열기'를 보게 됩니다.



미국 심리학자 카텔과 혼도 "기억력을 의미하는 유동성 지능은 나이가 들면서 떨어지는 반면, 지식과 경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결정성 지능은 올라간다"라고 보고했다. 독서는 바로 이 결정성 지능을 가장 효율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수단이다.    


<1천 권 독서법> 104쪽



강의 듣고 책 읽으며 생활에 적용하시는 분들은 모두가 '결정성 지능'이 향상되는 소리를 듣고 계시는 중입니다.  나이 든다는 건 여러모로 좋은 일들이 늘어간다는 것과 같은 의미처럼 여겨져요.




'에라이 효과'는 폐기 처분하자고요.
우리는 지식근로자입니다.




학생들 중에 시험공부하다가 잘 안될 것 같으면 아예 다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있죠.  '중간고사 망치고 기말고사 잘 보면 되지. 뭐. 이왕 망칠 것 공부하지 말고 놀아버려야지.' 이런 타입들. 그동안의 인내심이 무색하게 다 없던 일로 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에라이 효과(what the hell effect)'라고 부른다는군요.


우리의 인생이, 스페어타이어처럼 트렁크 속에 잠자고 있다가 또 하나 꺼내 쓸 수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이상 '에라이 효과'는 절대 피해야만 합니다. 어차피 우리는 새롭게 시작하는 모든 일에 서투르고 실수하고 망치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무능력해서도 아니고 나이가 들어서도 아닙니다. 이유는 하나예요. 익숙해지는데 필요한 시간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과거에는 경영자를 하나의 직급으로 이야기했는데요. 지식사회에 접어든 지금의 '경영자'는 바로 '지식근로자'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가격이 적혀 있지 않은 선물용 영수증을 따로 발급해 주는 점원이나 겨자 향이 첨가된 쓰레기봉투로 고양이들의 접근을 막은 직원 등이 전부 '지식근로자'가 되는 겁니다.


나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모두 지식근로자인 겁니다. 블로그나 브런치에 자신만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분들 역시 지식근로자입니다. 그러니 뭐가 잘 안된다고 '에라이'하고 때려치우는 일은 조금 미루는 게 좋겠습니다.



헤르만 헤세가 그의 저서 '독서의 기술'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한 권 한 권 책을 읽어나가면서 기쁨이나 위로 혹은 마음의 평안이나 힘을 얻지 못한다면, 문학사를 줄줄 꿰고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인가? 또한 우리는 자신과 일상을 잊고자 책을 읽어서도 안 된다. 그 반대로 더 의식적으로, 더 성숙하게 우리의 삶을 단단히 부여잡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1천권독서법> 220쪽



<1천 권 독서법의 저자>는 1000권 독서를 넘어 현재 2000권 독서에 접어들었고요. 자신의 삶을 더 단단하고 성숙하게 만드는 과정으로 오늘도 부지런히 책을 읽으며 독서법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날마다 조금씩 책 읽으며 공부하는 중년의 삶.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가 우리 앞에 다가와 있네요. 손 뻗어서 살며시 잡아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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