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04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가장 강력한 태풍이라는 힌남노가 온다는 소식에 태풍 전날 밭으로 갔다. 이미 어머니와 작은 외삼촌, 형부가 컨테이너를 고정시켜놓고 점심을 먹고 있었다. 늦은건 늦은거고 일단 밥부터 먹어본다.
몇일 동안 비가 오더니 결국 태풍이 오기전에 비닐하우스 뒷쪽 산이 무너졌다. 밭을 뒤엎을 때 포크레인 아저씨가 산을 깎아내려야하는데 파헤친 결과. 설마설마 했으나 결국 이렇게 되었다.
온 가족이 총출동하여 이렇게 둑을 만들었는데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당장 내일이 태풍인지라 더이상 손쓸 방법이 없어 작은 외삼촌이 대충 물길을 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기에 수박을 먹으며 농땡이를 쳤다. 너무 익어 쪼개진 미니 수박이 아까워 주워먹었는데, 생각보다 달고 맛있었다.
부추를 이렇게 수확하는지 몰랐는데, 머리채 잡듯이 잡고 가위로 잘라주면, 몇일 뒤 또 풍성하게 자라난다. 부추의 향긋한 향이 꽤나 매력적이다. 내년에는 부추도 많이 심어서 팔아야겠다.
형부 창고에 물이 들어차는 것을 막기 위한 모래주머니도 만들었다. 형부 도우는 일에만 진심인 나다.
날아가지말고 안전하게 다시 만나자. 비싼 컨테이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