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플라토닉 러브는 플라톤식 정신적 사랑법일까?
[20가지 기묘한 고급 상식 열전]
젊은 시절 뜨거운 연애를 하는 남학생들이 사이에 짓궂은 농담으로 여자 친구와 어느 정도 진도를 나갔냐, 라며 다그치다 보면 이런 대답을 에두르기도 한다.
"우린 플라토닉 러브야, 그런 짓 안 해."
우린 네들의 생각처럼 입술이나 혀도 사용하지 않고 몸을 통한 성관계도 하지 않는다, 라며 말한다.
"우린 손만 잡어."
이성 간에 순결과 정조를 지켜준다는 의미로 플라토닉 러브를 지칭하는 것이다. 그럼 사람들이 묻는다. 왜 이 그림이 플라토닉 러브야? 플라톤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정신적으로만 교감하다 결국 몸을 섞는 관계는 거부했나? 아니면 플라톤이 주창한 진정하고 신성한 사랑법을 자신의 이름으로 치장한 건가? 결과적으로 모든 예상과 달리 진실은 따로 있다.
서양 철학은 플라톤이 글로 옮긴 소크라테스의 화법이라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글로 남긴 그의 철학사상이 없다. 플라톤이 스승 소크라테스의 대화와 사상을 글로 남기면서 플라톤이 집대성했다. 소크라테스의 말을 남긴 플라톤이 대화 <향연> 편에서 소크라테스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강조한 부분이 나온다.
"사랑은 지혜에 이르는 수단이며,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올바른 방법은 지혜를 사랑하는 마음처럼 사랑하는 것이다."
즉 마음과 영혼을 고무시키는 정신적 사랑에 집중하는 것이 플라토닉 러브라고 플라톤이 자신의 이름을 슬쩍 넣었다.
실제로 영어식 플라토닉 러브란 표현은 1636년 발간한 <플로토닉 러버스>에서 윌리엄 데버넌트가 지었다. 이때부터 플라토닉 러브가 정신적인 이성 간의 사랑으로 바람을 피우는 명분으로 변질되었다.
그럼 플라토닉 러브의 본질은 무엇일까? 소크라테스가 말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어른 남성과 어린 소년의 내리사랑이다. 당시 고대 그리스는 사회 고위급의 성인 남성이 어린 소년을 교육하고 후원하며 정신적 유대관계를 깊이 가지는 것을 덕목으로 했고 진정한 사랑이라 여겼다. 남녀 간에는 임신이 매개되어 순수하지 못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플라토닉 러브는, (정확히는 플라톤이 인용해 글로 쓴)
성인 남성과 미소년의 끈끈한 유대감과 이를 위한 육체적 사랑의 수단으로 이루어진 순수한 그리스식 사랑이다. 철인을 위한 사랑법이다.
그래서 플라토닉 러브는 동성애이고 미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적 행위에 가깝다. 물론 현재의 법률 기준으로 말이다. 그래서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설법은 들은 아테네의 아름다운 청년(소년보다는 더 나이가 있었다고 한다)이 소크라테스가 같이 잠자리를 하기를 청원해 소크라테스가 함께 취침을 했다. 밤이 새도록 청년은 소크라테스를 유혹하고 육체적 관계를 맺으려 했지만 소크라테스는 이를 거부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렇지만 청년과 소크라테스는 서로를 존중하며 정신적으로 상대를 사랑했다고 전한다.
플라톤이 이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플라토닉 러브의 어원과 취지가 변형되는 빌미는 제공한 게 아닌가 싶다. 플라토닉 러비는 질퍽한 남성과 소년 간의 끈적한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