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피카소가 모나리자를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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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년 8월 21일. 새벽에 파리가, 아니 프랑스가 발칵 뒤집혔다. 다빈치가 프랑스에 머물면서 프랑스 왕에게 선물해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던 모나리자가 깜쪽같이 사라졌다.
당시 루브르 박물관은 소장 중이던 작품은 유명 화가들에게 공개해 모사할 기회를 줬다. 그래서 인상주의 이후의 유명 화가들은 루브르에서 습작하며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입체주의의 기본기를 쌓았다.
그중 하나였던 하나였던 루이 베루가 모나리자가 전시된 방 <살롱 카페>에 들어섰을 때, 모나리자가 도난당한 것을 알았다.
파리 경찰은 곧바로 파리 시내 호텔에서 만취해 널브러져 있던 당대 두 명의 유명 예술가를 체포했다. 한 명은 피카소이고 다른 한 명을 시인이자 미술평론가였던 기욤 아폴리네르였다. 먼저 피카소가 잡혀가고 아폴리네르는 조수였던 이탈리아인 게리 피에레가 루브르에 여러 조각품과 미술품을 훔쳐 아폴리네르 집에 보관 중이라는 제보로 체포됐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범인이었다.
게리 피에레는 아폴리네르 조수 겸 루브르 박물관에서 인부로 일했는데 피카소를 위해, 아폴리네르의 부탁으로, 루브르에서 보관 중인 고대 그리스와 아프리카 조각상들을 몰래 훔쳐다 밀반출시켰다.
모두가 잘 아는 피카소의 걸작 <아비뇽의 창녀들>이 입체주의의 기원을 열면서 3차원적 고찰에 심취했던 피카소는 고대와 아프리카의 조각품에 매료되었던 것이다.
반면 피카소 친구인 아폴리네르는 초현실주의적 미술평론과 시적 영감에 빠져 있던 자로서 재미로도 게리 피에레와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결국 모나리자의 진짜 범인은,
이탈리아 화가 빈센초 페루지아였다. 이탈리아는 다빈치 작품이 돌아온 것에 열광했고 이탈리아 재판부도 페루지아에게 후한 판결을 해 실제 실형을 3개월도 살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프랑스 눈치만 보다가 28개월 만에 반환하는데, 반환하지 않을 명분이 없었다. 약탈당하거나 밀반출된 게 아니라 작가인 다빈치가 프랑스 국왕의 초청으로 프랑스에 머물면서 작품 활동으로 해 프랑스 국왕에게 선물로 준 그림이기 때문이다.
아폴리네르는 이 사건으로 평생 조롱받았고 피카소는 입체주의와 초현실주의 거장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오히려 몇몇 미술사학자들은 피카소의 이 에피소드를 불경스럽다며 비사로 빼려고도 한다.
어느 놈이던 성공하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어두운 이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