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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윌버와 샬롯 Aug 17. 2022

[책방일기] 동네 시인, 이발소 옆 동네 책방에 오다

: 그 소리 나올까? 

여기는 뭐 하는데요?


책방 옆집에는 이발소가 있어요. 한 달에 한 번 이발하러 오는 어르신 단골이 많은 곳이죠. 이발하러 왔다가 옆에 있는 책방이 궁금해서 가끔 들어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나도 젊을 때 집사람이랑 서점을 했었다우.
엄마들의 사랑방 같은 서점을 한번 만들어봐요.


외국에 사는 손주가 '바바파파' 그림책을 참 좋아한다는 말씀을 하셨던 어르신은 아이들 책을 참 많이 아셨어요.


한 달 전에는 퇴임하신 교장 선생님이 조심스레 들어오셨죠.


난 동시 작가예요.
내가 다음에 올 때는 내 시집 좀 가져올게요.


어제 바로 최영재 작가님이 잊지 않으시고 당신의 동시집과 책방에서 엄마들이랑 읽었으면 하는 다른 동화집도 함께 건네셨어요. ^^


책방과 가까이 사는 작가님 혹은 한 달에 한 번 책방 옆 이발소에 오시는 시인이라니! 너무나 반갑고 좋습니다. 퇴직을 하셨음에도 여전히 아이들을 생각하고 그들의 시각으로 글을 쓰시는 선생님 글이 참 맑고 순수합니다.


사인을 부탁드렸더니 이렇게 또 귀엽게 써주셨어요! ^^



할머니 손가락

할머니는 손가락 끝이 말라
침을 묻혀야
성경책 낱장을 넘기신다더니

그런데요
아까 보니까요
왼쪽 손가락에 침 바르시고
오른쪽 손가락으로
두 번이나 넘기시던걸요?


ㅋㅋ


작은 것에서, 사소한 것에서, 일상 주변에서 겪는 그 모든 것들이 시인에게는 무궁무진한 소재인가 봅니다. 최영재 작가님의 동시를 오후 내내 읽으며 많이 웃었습니다 :)


작가님, 다음 달에도 이발소 옆 책방에 꼭 들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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