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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리의 이야기 Mar 09. 2020

코로나19 집콕, 시간 때우기 좋은 정주행

일본 TV 시리즈 걸작선

일본의 TV 시리즈 <한자와 나오키>는

이케이토 준의 소설 '우리들의 버블 입행조'와 '우리들의 꽃의 버블조'를 원작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주인공의 이름. 한자와가 성, 나오키가 이름이다. 한자 공부하는 내용이 아님)'가 작중 일본 최대의 메가뱅크 산업중앙은행에 입사해 겪는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연속극으로, 치밀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명연기, 숨막히는 긴장감을 자아내는 연출이 일품이죠.




여러분 안녕하세요.
캐리 인사드립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전히 기승이네요.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데, 이런 시기를
즐겁게 보내시길 기원하며 해외 TV시리즈를
추천해드리려 합니다.
오늘 추천할 작품은 일본의 10부작 연속극
<한자와 나오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드라마 중 가장 재미있게 봤던
작품입니다.
시즌 2의 제작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다가 지쳐 반 포기 상태에 이른 작품이기도 한데, 세상에.
그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시즌 2가 4월부터 방영된다고 합니다.
오늘 이 작품을 소개해 드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직 보지 않은 분들은 길지 않은 시즌 1을 즐기고,
곧 있을 시즌 2도 함께 즐기시기 바랍니다.




은행원을 최고의 엘리트라 여기던 일본 버블경제 시기.
이야기는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가 일본의 거대
금융기업인 산업중앙은행 오사카 지부에 입사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연결되는 두 편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기 때문에 시리즈도 처음 다섯 편은 오사카 지부에서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다음의 다섯 편은 도쿄 본사에서의 에피소드로 진행됩니다.
은행의 갖은 비리와 암투,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상부의 보신주의와 폭압에 맞서는 미약한 존재 한자와 나오키, 그리고 친구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잔혹하고 통렬하게, 때로는 강직하고 통쾌하게 펼쳐집니다.
본 소개 글에서는 세부적인 내용과 결말 등으로
스포일러를 담지 않고, 줄거리에 대한 언급은 이후
리뷰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총 10부작이라는 게 우리 시각으로는 너무 짧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일본은 대부분 시리즈물의 한 시즌을 10부작 내외로 하기에 일반적인 경우죠.
일본 공중파 채널 'TBS 테레비'에서 2013년 방영된 TV 시리즈입니다.
일본 문화나 컨텐츠에 문화절대주의나 편견을 갖지
않고 접한다는 전제조건 하에도, 일본 드라마는
서구권의 드라마들과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도
호불호가 비교적 확실하게 갈리는 편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특유의 과장된 연기에 있다 하겠습니다.
이것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할지 조금 고민했는데,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총 10부작 정도의 짥은 호흡으로 이야기를
맺어야하는 것에 있습니다.
일본의 미디어 산업은 아시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갖습니다.
그 규모로는 중국에 이어 2위이지만, 중국이라는
나라는 특성상 모든 방송국이나 인터넷 미디어가
공산당과 광전총국의 철저한 감시와 통제하에 있기
때문에 자본규모에 비해 미디어의 자유도나 질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죠.
다만 일본은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인해 방송산업 또한 예전에 비해 다소 성장이 더딘 추세를 보입니다.
그럼에도 NHK의 경우 한 해의 시청료 수익이
7,000억엔에 달할 만큼 우리나라에 비해 현저히 높은 시장 규모를 갖고있는 것이 일본 방송산업입니다.
10부작 내외의 시리즈물에 극도의 효율을 실어야
하는 것이죠.
주인공 원탑으로 주변 조연들을 소모한다거나,   
기승전 사랑 타령, 틀에 박힌 전개, 다음 편의 기대감을 높이기 위한 과도한 시간끌기, 시청률에 따라 기존 정해진 회차를 늘리는 일 따위는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감정 표현을 그리는 방식에 비교적 가시성이 짙은 편이며, 크고 작은 시퀀스의 의도 또한 직관적인 성질을 띕니다.
과장된 연기의 또다른 이유는 바로 일본 문화산업
전반에 깔린 만화의 영향력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을 대하는 태도나
개념은 우리나라에서의 그것과 크게 다르죠.
일본은 특히나 애니메이션 극장판 개봉이 잦은데
'명탐정 코난'이나 '짱구 시리즈' 등의 극장판이 개봉할 때면 박스오피스가 아예 갈라파고스화(국제적인 추세와 다르게 독립적인 경향이 짙어지는 현상. 중국의 경우 일본과는 다르게 세계적인 컨텐츠와 대중의 양쪽이 전부 강제 도태되는 지경에 이른 상태다) 되는 정도입니다.
일례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명탐정 코난: 제로의 집행인>에 밀려 아예 1위를
해보지도 못했고, <어벤져스: 엔드 게임>도
<명탐정 코난: 감청의 주먹>에 밀려 개봉 2주차 단 한 차례만 1위를 했다가 이후 꾸준히 순위가 하락했죠.<명탐정 코난: 마블 꼼짝마>
이러한 이유로 시리즈물의 편집이나 연기에 있어서도 만화적인 요소가 심심찮게 가미되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배우들의 연기력이 떨어진다거나 내용 전달에 지장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절제해야 할 씬이나 영화에서의 평균적인 연기력은
오히려 출중한 편이죠.
다만 연기의 과장된 방식과 모습에 있어 위화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고 일본인을 제외한 꽤나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점 때문에 일본 드라마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 역의 배우는

사카이 마사토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배우중 한 명이며,
<한자와 나오키> 외에도 수많은 작품에서 그야말로
군계일학의 연기력을 뽐내는 인물이죠.
국내에서는 역시 일본 '후지 테레비'의 TV 시리즈
<리갈 하이>의 주인공으로 얼굴을 알린 바 있습니다.


이게 대단히 재미있는 코믹 법정극인데, 국내에선
JTBC가 리메이크 하기도 했죠.
리메이크 작에 대해서는, ... 긴말하지 않도록 하죠.
그냥 말도 안되게 못 만들었고, 역시 망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하얀 거탑>을 뛰어넘는 해외
시리즈물의 리메이크가 나오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쉽군요.




사카이 마사토를 비롯해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 또한 무척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입사 동기이자 작품 내내 한자와를 곁에서 지켜봐주며 조력하는 토마리 시노부 역의 오이카와 마츠히로의 연기는 초반에 어색한 부분이 많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고, 역시 입사 동기인 콘도 나오스케 역의 타키토 켄이치는 좋은 감정 연기를 보여줍니다.

특히 주목해야할 인물이 산업중앙은행의 상무이사이자 실세, 오오와다 아키라 역의 카가와 테루유키 입니다.
원래 연륜과 센스를 겸비해 어디에서나 좋은 연기를 선보이는 사람인데, <한자와 나오키>에서는 가히 연기의 극점을 찍었다 할만큼 기가막힌 연기를 해냈습니다.




여담으로, <한자와 나오키>의 일본 시청률은 간토 지방 평균 42.2%로 역대 드라마 중 3위를 기록했습니다. (일본의 공식 시청률은 도쿄 중심의 간토 시청률을 기준으로 함)
에피소드 10회의 절정 부분에서는 간토에서 46.7%, 간사이에서는 50.4% 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달성했죠. 지네꺼라던 독도랑 쿠릴열도 시청률은?

역대 시청률 1위와 2위 드라마가 모두 70년대와
80년대의 작품이라는 것과 일본 공중파 채널이
총 7개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엄청나다 할수 있죠.




정말이지 요즘같은 시기에 보기에 너무나 적절한,
대단한 작품입니다.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통렬하고 통쾌한 전개가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이야기 <한자와 나오키>.
이만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캐리였습니다.
평안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넷플릭스나 iptv로는 시청이 불가한 것으로 알고
있으니 P2P 사이트나 토렌트를 이용해 다운 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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