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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용병이었다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by James Analytics

용병에 의존하는 국가는 결국 멸망한다.


용병은 이길때는 앞장서지만 질때는 먼저 도망간다.

승리하면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고 패배할 것 같으면 적과도 거래하며 제 몫을 챙긴다.


나는 용병에 대해 잘 몰랐다.

내가 아는 한국사에는 용병이 없었기 때문이다.

간혹 외국군대가 왔었지만 개인적인 용병은 아니었다.


나는 용병과 신하를 잘 구분하지 못했다.

똑같이 돈을 받고 싸우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용병과 신하는 어떻게 다른가?

용병은 돈을 벌기 위해서 싸우지만 신하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 싸운다.

신하에게 국가는 지켜야 할 삶의 터전이다

신하에게 주는 돈은 보상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양식이다



커리어 초반에 나는 명백하게 신하였다.

혼자는 생존할 수 없었기에 조직에 충성했다.

조직에서 시키는 일을 하며 성공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조직도 나의 역할을 인정하고 생존을 보장했다.


경력이 쌓이고 이직을 거듭하면서 나도 모르게 생각이 변했다.

나의 능력을 조직에 제공하고 댓가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내가 성공하면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실패하면 조직의 부족함을 탓했다.

나의 생존은 더 이상 조직에 의존하지 않았다.

나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있었기 때문이다.


군주론을 읽고,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신하라고 생각했지만, 용병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일하고 댓가를 받는 관계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충격적이었다.


만약 내가 용병이라면 조직에 악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열심히 노력할수록 더욱 악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잘못된 방향으로 노력했기 때문이다.

잘못된 생각이 리더로 성장하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내가 노력할수록 리더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지속하면 리더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리더는 조직의 생존을 책임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보상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만이 리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용병은 리더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리더가 얻는 가장 큰 보상은 금전이나 타이틀이 아니다.

나 자신을 넘어 조직을 살리고 성장시키면서

영향력과 그릇이 큰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이 가장 큰 보상이다.


모든 사람들이 리더가 될 필요는 없다.

개인의 선택이다.


다만 성공하는 조직에는 리더가 많이 필요하다.

리더는 금전이나 타이틀로 만들 수 없다.

장기적으로 성장시켜야 가능하다.

조직은 사업이 아니라 리더를 개발해야 한다.



인간의 탐욕을 연구하는 이유는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억압하고 자책해서는 스스로를 바꿀 수 없다.

욕망을 인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군주론의 모든 곳에는 내가 숨어있었다.

나는 군주이자 신하이자 백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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