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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짜오 베트남 Nov 11. 2019

베트남 입성 1단계, 오토바이 극복

오토바이와 관련한 다양한 사고 유형과 대처법

베트남에 온 외국인들에게 '베트남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놀랐고 무서웠던 것을 꼽으라 한다면?' 아마 열 명 중 8,9명은 '오토바이'를 꼽을 것이다. 나 역시 베트남에서 1년 반 넘게 사는 동안 오토바이와 관련해서 겪고 들었던 얘기를 하자면 2박 3일이 모자라다.

베트남 사람들은 돈이 많건 없건 차가 있건 없건 스무 살 넘은 사람이라면 정말 '다~' 오토바이를 타기 때문에 도로 위엔 차 보다 오토바이가 많고, 지금 차 안에 있는 사람도 몇 시간 뒤나 혹은 몇 시간 전에는 오토바이를 타기 때문에 서로서로가 오토바이에 대해 배려하고 조심을 하는 편이다. 심지 언 옆을 지나는 오토바이가 내 차를 긁어도 내려서 확인을 하기는커녕 서로가 말 한마디 없이 그냥 제 갈 길을 간다. 한 번은 내가 그랩을 타고 가고 있었는데, 내가 탄 차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가 와서 부딪치는 느낌이 들었다. 오토바이였다. 나는 엄청 놀랐고, 속으로 '아~ 처리하느라 시간 좀 걸리겠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라?!" 정작 자동차 운전자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정말 '1도' 신경 쓰지 않고 달리는 것이 아닌가.     

말을 오토바이 옆에 묶어 함께 달리며 이동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도로 위에 달리는 오토바이를 볼 때면 위험천만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어른은 물론 아주 어린 아기까지, 네 가족이 작은 오토바이에 타고 이동하는 것은 다반사고, 큰 거울부터 가구, 갓 잡아서 껍질만 벗긴 가축도 뒷자리에 '턱~' 하니 싣고 옮기는 오토바이를 볼 때면 혹시 무슨 사고가 생기지 않을까, 나는 가슴이 조마조마하지만 이들에게 오토바이는 '발'이요, '생활'인 것이다.

'GRAB'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 회사에서도 차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도 부를 수 해 놨는데, 이 또한 인기가 많다. 전통적으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고 차량 공유 서비스 'GRAB'과 함께 얼마 전 'BE'라는 회사도 생겼다. 이들은 손님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것은 물론 회사 앱 자체에서 음식을 시키면 오토바이로 배달을 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게다가 이런 차량 공유 회사의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경우, 길에서 손님을 기다릴 때 자신들의 회사의 유니폼을 입고 있어 찾기도 쉽다. ('GRAG'은 초록색, 'BE'는 마치 만화에 나오는 벌꿀처럼 노란색 옷을 입는다) 


어마어마한 자동차 세금 (수입자동차를 살 경우, 수입세 60%, 특별소비세 45%, 부가가치세 10%를 내야 한단다), 불편한 대중교통 수단, 정돈되지 않은 도로 시설, 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집과 건물이 따닥따닥 붙어 있는 구조 등... 베트남에서 오토바이는 정말 딱 맞는 생활수단이다.

'오토바이의 나라' 답게 다양한 상품도 많다. 오토바이 탈 때 쓰는 헬멧과 비 올 때 입는 우비도 오토바이를 탈 수 있도록 종류가 다양하고 마스크도 정말 예쁜 것들이 많다. 아기를 매달고 오토바이를 탈 수 있도록 만든 아기띠, 치마를 입고 오토바이 타는 여성들을 위해 '치마 가리개?' 같은 것도 많이 파는데, 비옷과 여성들의 경우 치마 가리개는 오토바이 의자 밑에 항상 필수로 넣고 다닌다. 


베트남 인구 60%가 오토바이를 갖고 있다는 오토바이의 나라, 편리함만 있을까.   

일단 편하게 걸어 다닐 인도가 없다. 인도에 가득 정차된 오토바이 때문에 단 몇 미터도 편하게 인도를 걸을 수가 없다. 오토바이 사이사이 인도를 걷다 차도를 내려가다를 반복하는 일이 다반사다. 상점 앞은 수시로 오토바이들이 올라온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며칠 전 기사에 하노이는 대기오염지수로 세계 1위, 초미세 먼지는 기준치의 5배를 찍을 정도로 환경오염이 심각해 이로 인해 베트남 정부에선 2030년까지 오토바이 통행 전면 금지하겠다 발표했다. 실제로 공기가 너무 안 좋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베트남 입성 1단계! 오토바이 공포 극복하기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하지만 즐길 수 없다면?! 제대로 알고 대비하자!!!  

베트남에 오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 오토바이와 관련해 생길 수 있는 사고 유형 와 나름의 대비책을 풀어보겠다.   


1. 오토바이 소매치기 조심!

나는 몇 달 전 친한 아줌마들과 점심을 먹고 길을 걸어가다 큰 일을 당할 뻔했다. 오토바이를 탄 남자 두 명이 우리 일행 옆을 지나가다, 한 명이 손을 뻗어 우리 일행 중 한 아줌마의 목걸이를 잡아 채 가려고 한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큰 일은 없었지만, 그들의 우리를 돌아보며 지었던 그 야릇한 웃음을 잊을 수 없다.

또 한 번은, 금목걸이를 차고 걷던 어떤 사람의 목걸이를 오토바이 소매치기가 잡아 채 가려다 목걸이가 끊어지지 않아 그 사람이 오토바이에 몇 미터를 끌려가 다친 일도 있었단다. 그 이후, 나온 말이...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일에 대비하여 '비싼 목걸이나 두꺼운 목걸이를 차지 말자', '혹시라도 오토바이 소매치기가 내 목걸이나 장신구를 채 가려고 잡았을 경우, 더 크게 다칠 수 있으니 뺏기지 않으려고 너무 애쓰지 말자'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베트남은 대체로 치안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최근에 이런 오토바이 소매치기 사건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때문에 길을 걸을 때는 되도록 도로 옆으로 붙어서 걷지 말고 핸드백 같은 것은 되도록 도로 쪽으로 매지 말자.  그리고 우스개 소리로 한 말이었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특히 관광지 같은 곳에선 되도록 비싼 장신구는 하지 않는 게 현실적인 대처방법이 아닐까, 싶다.  


2. 오토바이 (+ 차량) 공유 서비스 이용 시

베트남은 택시보다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그랩'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많은데, 출퇴근 시간에는 차를 부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아 상대적으로 빈 차를 잡기도 어렵고 가격도 평소보다 2배, 많게는 3배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간혹 상대적으로 잡기 쉬운 오토바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몇 달 전, 몇 명의 고등학생들이 집으로 오기 위해 이 차량 공유 서비스를 불렀는데 쉽게 잡히지 않아 길가에 서 있던 오토바이 서비스를 잡기로 했단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집 주소를 보여줬는데, 그 오토바이 기사가 스마트폰으로 주소를 보는 척하다 그대로 스마트폰을 들고 가는 일이 발생했다. 깜짝 놀란 아이들이 어찌어찌 집으로 와 부모님과 함께 회사에 연락도 해 보고 갖은 방법을 써 봤지만 결국 끝까지 찾지 못했단다.

이처럼 보통 우리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땐 핸드폰으로 내갈 목적지를 설정하면 그것을 보고 기사가 찾아오는 것이 정석인데, 이 경우 내가 탄 기사의 인적사항이 내 핸드폰에 남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찾을 수  있지만(물론 100%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길가에 서 있는 오토바이 기사들을 불러서 탔을 경우, 여러 가지 위험이 있다. 간혹 회사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이 불법으로 유니폼만 사서 입고 영업을 하는 일도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내가 탄 기사가 누구인지 알 길이 없다. 


간혹 택시를 이용할 때도 이런 일이 발생한다. 한국 사람들이 택시를 타기 전 목적지를 말할 때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아 (성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큰 건물 명이나 동네 이름 같은 간단한 이름을 말해도 베트남 사람들이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종종 차에 타기 전 스마트폰으로 차 주소 등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 데 이럴 때 기사가 스마트폰을 갖고 그대로 달아나는 사고도 있었다.  

요즘 한국에서 오는 내 친구들도 '그랩' 같은 사이트를 깔아서 오던데 이런 차량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번거롭더라도 꼭 목적지를 설정하고 불러서 타면 좋을 것 같다. 목적지를 설정하면 나에게 오는 기사가 내가 가는 목적지를 알기 때문에 굳이 내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도 없고 내가 만에 하나 어떤 문제를 당했을 경우, 해결하는 데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에 하나 정말 급해 오토바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옷을 잘 봐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옷은 'GRAB' 회사의 옷을 입고 'BE' 회사의 노란 헬멧을 쓰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오토바이를 이용할 때는 타기 전 잘 살펴보고 만에 하나 조금이라도 이상한 것이 있다면, 과감히 타지 마시길... 조심해서 나쁜 건 없으니...  


3. "오토바이가 신호를 지키지 않아요~" 길은 어떻게 건널까?

도로를 건너는 것, 정말 위험하다. 베트남엔 구석구석 작은 골목이 많기 때문에 특히 이런 곳에선 차들이나 오토바이가 신호를 지키지 않는 일이 많다. 

한번 상상해 보자, '분명 신호등에 초록불이 켜져 내가 길을 건너려고 하는데 좌회전을 하는 오토바이가 내 앞으로 온다거나 골목 인지도 모르는 어디에선가 갑자기 튀어나온다면? 그것도 한 두 대가 아니고 말 그대로 '오토바이 떼'라면?' 그런데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4차선 이상의 큰 도로를 건널 때는 더 하다. 오토바이를 신경 쓰고 건너다보니 난 횡단보도에 3분의 1밖에 안 왔는데 어느새 신호등은 빨간불로 바뀌었고, 오토바이 '떼'와 차까지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 난 매연이 가득한 큰 도로 한가운데 옴짝달싹 못하고 갇히게 된 것이다. 내 바로 앞 옆으로 오토바이들이 휭휭~ 지나가는 와중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정신 바짝 차리고 신호가 얼른 바뀌기만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한 지인은 처음 베트남에 왔을 때 저 길만 건너면 되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저길을 건너지 못해서 결국 택시를 타고 뺑 돌아 온 일도 있었다.  

실제로 나는 여기 사는 동안 (다행히 나는 아직 겪지 않았지만) 많은 오토바이 사고를 목격했다. 게다가 사고를 당해도 다들 웬만한 사고는 차에서 운전자가 내리지도 않고 그냥 넘어가는 편이기 때문에 알아서 미리 조심해야 한다. 도로에 가득한 경적소리도 '너 운전 그렇게 할래?!'가 아니라 "내가 가고 있으니 알아서 조심하자"라는 의미라는 것.

그러니 경적소리에 짜증 낼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고, 신호등이 있건 없건 도로를 건널 땐 손을 들고 운전 자자와 눈을 마주친 후, 여기저기 잘 살피면서 내가 걷는 속도 그대로 걸으면 대체적으로 오토바이들이 알아서 피한다. 큰 도로를 건넬 때는, 한 번에 건널 생각하지 말고 안전하게 몇 번에 나눠 걷는 여유도 필요하다.


이제 오토바이 사이사이로 신호등을 몇 번 건너다보면 다음 단계로 가끔 무단횡단을 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횡단보도도 많이 없는 데다가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건너갈 타이밍이 안 나올 때, 혹은 '베트남 사람들도 다 건네는데, 이제 나도 한번 베트남 사람처럼 건너볼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절대! 웬만하면! 무단횡단은 하지 말아야 한다. 횡단보도를 건넬 때도 정말 아무데서나 오토바이가 막 튀어나오기 때문에 초록불이 바뀌어도 바로 건너지 말고 여기저기 잘 살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오토바이 뒷 자석에 탔다면, 오토바이 깜빡이들이 운전자들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운전자 대신 팔을 쭉 뻗어 의사표시를 해 주는 것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암묵적인 신호'라는 것도 기억해 두자.  


'너무 걱정이 많은 거 아냐' 싶기도 하겠지만... 베트남에, 특히 하노이에 살려면 무조건, 이 오토바이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다. 반대로 오토바이의 공포에서 조금 극복했다면 베트남 정착에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사고는 방심하는 순간 일어난다! (한국에서 소방 관련 프로그램을 오래 제작해 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실제로 베트남어에 온 처음 온 사람뿐 아니라, 이제 조금 베트남에 적응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는 일이 많다. (나도 많이 봤다)


이 글을 보고 누군가는 특별한 정보가 없다 할 수 도 있겠지만, 안전은 정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에 이글을 읽는 단 한 명에게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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