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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문 Jul 22. 2020

시를 썼습니다, 나무 같은 사람

자작시

나무 같은 사람

                                                                          유기문


항상 나무와 같은 사람
큰 바람이 불어와도 변하지 않는 사람
그 자리 깊게 뿌리를 내리고 단단히 그 곁을 지키는
그런 꼿꼿한 사람

홀로 멈추어 서 있는 사람
한 때 뜨거웠던 심장을 뭉툭한 나이테로 둘러
큰 바람을 마주할 수 없었고
더 이상 누군가와 심장을 맞댈 수 없었고
스스로를 옭아맨 뿌리에 어느 곳도 갈 수 없게 된

차가운 흙 위에 홀로 서 있게 된
그런 외로운 사람

나무와 같던 그 사람은
무뎌진 세월 속에서 그렇게 나무가 되었다
나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사진, 유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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