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행복은
미래에 있는데
드문 어느 밤
과거가 그립다
뼈 안 쪽이 시릴 정도의
급작스러운 염증과 함께
그런 밤엔
낡을 대로 낡아 때 타고 코도 입도 떨어진 침대 위
곰인형이
코흘리개적 할머니께 선물 받은 웃는 얼굴의 새 하얀 곰인형으로
꿈쩍 않고 멈춰있는 선명한 눈앞의
풍경들이
꿈 하나 쫓아 정신없이 달리며 마주했던 흔들리며 스쳐가는 풍경들로
다른 사람과 행복한 얼굴로 웃고 있는
네가
나와 노닥거리다 내 장난에 뾰로통해져 나를 째려보던
너로
낡아가는 것들에 대해 아프다
고정된 것들에 대해 답답하다
변해가는 것들에 대해 외롭다
놓지 못하는 것들에 안타깝고
잊지 못하는 것들에 슬프다 여길 때
속도 모르고 흘러가는 새벽 초침이 야속한 밤
잠시 떠올려봤다가
집어삼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