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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OOT May 20. 2023

오빠찬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다.

제주도 한 달 살기 D+25 /  배달 활성이 잘 안 되는 제주의 이유는

연인과 비밀의 숲이라는 곳을 방문했다.


사실, 제주도 여행에서 비밀의 숲은 포기한 장소다. 왜냐하면 뚜벅이가 가기에는 버스배차간격도 좋지 않고, 버스를 내려서도 걸어서 약 20분 정도를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기한 장소 중에는 이 비밀의 숲과, 섭지코지가 있다.  그리고 숙소와 오히려 가까운 맛있는 음식집은 시간이 애매하여 방문을 못하기도 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방문을 하면서 자동차를 렌트했다! 그래서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제약이 많이 줄었다.


자동차가 주는 편의성을 다시 한번 알 수 있는 하루였다. 숙소근처 숙성도라는 유명한 흑돼지전문점이 있다. 리뷰만 보아도 인기가 확인되지만, 실제로 장을 보러 오가는 길목에 있다 보니 자주 보게 되는 데, 웨이팅이 자주 있고 늘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삼겹살 집이기 때문에 점심시간인 12:00시에 가게를 연다. 그리고, 삼겹살 집 치고는 10:00시까지로 좀 빠르게 문을 닫는다. 자동차가 없는 나는 오전 대부분 관광지를 향해 출발하고 있다. 아무리 늦은 날에도 11:00시에는 출발을 하니 점심 식사시간은 숙소근처에서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자동차가 있으니 점심을 여기서 먹고 출발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11:30분에 캐치 테이블이라는 앱을 통해서 예약을 하려다가 오빠의 센스로 11:10분쯤에 숙소에 나오니 이미 현장에서는 예약을 잡고 있었다.


우리는 10번이라는 번호 받고 기다리게 되었다. 유명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소금에 고기만 찍어 먹어도 고기가 부드러우면서도 육즙을 품은 것이 맛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빨간 김치가 아닌 백김치가 나온다. 강렬한 맛이 더 해지지 않아도 고기만 있어도 충분히 맛있다. 다른 반찬들도 삼삼하니 제주스러움이 묻어나는 특별한 무침들이 있었으나, 고기의 맛이 돋굴뿐 더 강렬하지 않았다. 서비스로 나온 김치찌개도 묵은지를 활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좋았다. 만족스러웠다.


우리 커플은 배를 꺼뜨릴 겸하여, 이마트에 가서 생수 한 병을 사 오곤 집으로 와서 30분 동안의 휴식을 취한 후 비밀의 숲으로 향했다. 오빠가 랜트해 온 차는  파란색 전기차였다. 웃겼다. 파란색 자동차라니, 파란색 자동차는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다. 오빠는 전기차를 몰아보고 싶어서 전기차를 렌트해와보았다고 한다. 덕분에 전기차를 타보게 되었다. 저번에는 약간 차체가 높은 차량을 렌트해 봐서 타보았는데 렌트에는 나름 차를 골라타는 재미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출발한 우리 둘! 약간 새로운 조작 버튼으로 인해 어색하긴 하지만 , 나름 즐기는 것 같아서 좋아한다. 그러고 보니 오빠도 참 노래를 좋아한다. 일단 적적한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 텔레비전을 보지는 않아도 텔레비전을 켜놓은 것은 빈 공간에 빈소리가 있는 것을 어색하기 때문인 듯하다. 함께하는 공간에 텔레비전을 대신해서 좋은 스피커를 하나 두는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거의 그래도 제주도에 와서 매일 같이 버스를 타고 다니다시피 하는 지나가는 길에 있는 지역명 이름에 눈에 들어온다. 길치인 내가 길이 보이는 느낌을 받으니 색다른 뿌듯함이 온다. 봉개동, 그래 여기서 쭉 가면 저번에 갔었던 에코랜드가 나오지.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원래 차 멀리를 하는데 이번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버스 투어를 하는 동안에는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잘 버스를 이용하며 다니고 있다. 제주도 버스는 전기차로 된 차량도 있고, 개인적인 생각에는 관광사업이 활성화된 곳이어서 그런지 차량의 청결관리도 상당히 잘되어 있는 것 같다. 사람이 많아서 느꼈던 답답함은 있었지만, 버스 특유의  냄새로 힘든 적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잠이 오는 것은 멀미가 나서 잠이 오는 것인지 여행지에서 와서 피곤하여서 멀미를 하는 것인지는 여전히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버스를 아주 잘 타고 다닌 내가 이번에 참 기특하다.


그리고 도착한 비밀의 숲 입구, 처음에는 걸어갈 생각이었는데 관광도 걸어서 하는 코스라 두 다리거 벌써 후둘거리는 거니 일찍히 포기한 장소였다.  오늘의 나는 오빠 찬스로 방문했으니 이왕 편하게 가기로 한 콘셉트 쭉 편하게 가고 싶다. 안에 들어가면 더 이상 화장실이 없다는 말에 그 잠깐 사이 걷는 것도 배에 자극이 되는지 괜히 화장실이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우리는 발걸음을 돌려서 다시 화장실을 들리고 자동차를 타서 최대한 자동차를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비포장도로다. 아주 울퉁불퉁한 것이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자동차가 양옆으로 거세게 흔들린다. 이거 비밀의 숲의 비밀은 장운동이 되는 거 아니냐면서 우리는 우스갯소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역시 연인과 함께 오길 잘했다. 혼자 온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가족여행, 그리고 연인들이 참 많았다. 여기는 사진촬영을 참 많이 하는 곳이다. 웨딩사진을 찍는 커플만 하여도 2-3팀 정도가 되었고, 스냅사진 촬영도 그 정도로 많았다.


사진을 이렇게 많이 찍는구나 생각도 들고 또 개인적으로 웨딩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많이 본 공간도 처음이었다. 오빠와 신나게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져 나는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자세를 취해본다. 역시 나만을 찍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말 좋은 것 같다.


다시 되돌아가는 길에서는 신나게 놀고 잠이 들었다. 집에 도착해서는 30분만 잠자겠다고 한 나는 잠이 곤이 들고, 나를 깨우는 오빠에게 잠투정을 부렸다. 30분만 잠자겠다고 한 나는 약 2시간을 잤고 오빠는 더 잠을 자면 저녁도 배달이 안 되겠다 싶어서 깨운 것이다.

 

급하게 이야기 나누었던 곳에서 햄버거를 주문해서 기다린다. 그리고 보니 오빠랑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제주도는 쿠팡이 생각보다 느리다고, 안 되는 것은 아닌데 새벽배송이니 당일 배송이니 그런 거 안되고 약 이틀 정도가 소요된다고 그러니깐 오히려 동네에 큰 하나로마트, 농협 같은 것이 활성화된 것이 아닐까 이야기를 나누니, 오빠는 역으로 여기 사람들은 6시 이후에는 일을 잘 안 하는 분위기여서 급하게 배달을 할 상황이 별로 없어서 그런 거 아닐까?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그 말에도 일리가 있다. 왜냐면 배달의 민족만 보더라도, 저녁 시간에 주문이 안 되는 곳들이 많아서 서둘렀던 우리들이니깐 말이다. 나는 그런 제주도가 꽤 좋다. 호주에서도 그랬었다. 6시 이후면 모든 일정을 마친 사람들이 장을 보며 느긋한 일상을 꾸리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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