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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Aug 12. 2021

쉬우면 맞고 어려우면 틀리다

편하게 살자

예전에 같이 일하던 사람이 겉으로 보기에는 별로 일을 열심히 하는  같지가 않았다. 집중력이 좋은  알겠는데, 뭔가 설렁설렁 탱자탱자 하는  같아서 회사에서 받는 좋은 평가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다. 어떤 문제가 있어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혼자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에게 상의하러 갔더니 너무나 쉽게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이었다. 내 머리로 도무지 해결할 수 없었던 일이 이렇게 쉽게 풀릴 수 있다는 사실에 힘이 빠지기도 했지만, 그의 도움을 여러 번 받은 후에 비로소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그가 탱자탱자 해 보였던 이유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일을 쉽고 빠르게 해치워버리기 때문이었다. 똑똑한 사람이었던 것.


그 후 그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 그는 일을 어렵게 하는 것을 혐오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복잡하고 어려운 방법을 들고 가면 언제나 더 쉬운 방법을 고민하고 나에게 알려주었다. 그와 함께 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에게도 자연스럽게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따라 하려고 그랬던 건 아닌데, 아마 그게 좋아 보였나 보다.


나의 변화를 정리하면 이렇다. 어떤 일이 어렵게 느껴지면 뭔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일은 쉬워야 한다. 쉽지 않다면 쉽게 만들어야 한다. 쉽게 할 수 없는 일은 최대한 하지 않는다. 하지 않을 수 없다면 최대한 빨리 해치운다. 이 프로세스가 몸에 익으면서 내 삶이 조금씩 편해지기 시작했다. 다들 이렇게 편하게 살고 있었던 건가 싶었다.


짧지 않은 인생을 돌아봤을 때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 몇 명을 꼽으라면 아마 들어갈 사람. 내 삶을 편하게 만들어준 사람. 오늘도 내가 한 시간 동안 고민한 문제를 5분도 안 되어 해결하는 그를 보며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 말.


'쉬우면 맞고, 어려우면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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