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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S랑 CX, 무슨 차이야?

한 끗 차이는 때로 패러다임을 바꾼다.

by Jay Lee Jun 11. 2024

CS와 CX.

다른 건 알파벳 하나인 이 두 단어의 차이는 정말 한 끗 차이일까?


2013년 1월, 첫 커리어의 시작은 국내 로컬펌의 CS컨설턴트였다.

주 업무는 도메인 관계없이 유니버셜하게 적용할 수 있는 통계학적 모형을 기반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측정하여 지수화하는 것과 각 도메인 또는 기업 맞춤형 만족도 지표 모델링 및 요인분석을 기반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의 개선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CS컨설팅이라는 업무에 익숙해질 무렵, 새로운 개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당시 회사는 매년 한차례 해외로 마케팅 컨퍼런스를 다녀오곤 했는데 15년 무렵 주제가 고객경험관리, CEM에 대한 내용이었다. 컨퍼런스를 다녀온 선배들은 해당 내용을 기반으로 한 생보사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피어리뷰를 진행했는데 사실 그때는 기존 CS와 새로운 CEM의 차이가 그닥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그리고 당연히 회사는 관성 덩어리라 새로운 방법론을 업무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클라이언트들은 새로운 개념에 대해 배우기 원했고 컨설턴트로서 매번 동일한 결과물을 내는 것 또한 용납할 수 없었기에 CS를 기반으로 CEM의 개념을 조금씩 가져다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CEM은 이제 보다 총체적인 개념인 CX로 변화하였다.


그렇다면 대체 발음마저 유사한 이 CS와 CX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 것일까?


CS와 CX는 모두 우리 서비스 혹은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사용자)를 측정하고 싶은 기업의 욕망으로부터 출발한다. 즉, 우리의 고객 또는 사용자가(이후 사용자로 칭할 예정이다.) 어떤 상태값을 가지는가를 밝히기 위한 과정이다. 하지만 이렇게 출발은 같지만 그 상태값을 바라보는 관점은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이것은 고객을 이후 사용자로 칭할 예정인 이유와 같다. '구매'가 완결된 '고객'이 아닌 언제든 '구매' 가능성이 있는 '사용자'로 고객 지표 측정의 대상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우선 CS는 '구매'를 중심으로 측정된다. 즉, 구매를 한 '고객'이 얼마나 만족하는가를 측정하고 그 만족도에 무엇이 영향을 미쳤는가를 사후적으로 분석한다. 이 구매 후 만족도 측정을 하는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은 NPS(순추천지수) 일 것이다. NPS란 구매의 경험을 가지고 그 서비스 또는 제품을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는가를 10점 척도를 묻고 매우 추천(8점 이상)인 고객의 수를 추천 의향이 없는(6점 미만의 고객)의 수로 나눈다. 혹은 직접적으로 만족도를 물어볼 수도 있다. 보통 얼마나 만족하는지, 구매 전 기대했던 것 대비 만족하는지 등을 물어 가중평균점수를 구하게 된다.


그러나 어떤 방식을 취하든 CS는 결국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측정하며 그래서 '구매'하지 않은 다수의 '사용자'의 경험은 측정되지 않는다.


CX는 여기에 기반한다. '사용자'는 실제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단계를 거치게된다. 브랜드 이미지로부터 시작해 다양한 탐색의 과정을 거치고 마침내 '구매'를 결정하게 된다. 즉 '구매'에 이르기까지 많은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것을 '접점'이라고 하고 이 '접점'을 어떻게 관리해야 '사용자'가 '고객'이 되는지를 연구하고 밝혀내는 과정이 CX이다.


즉 CS에서 사용자의 만족은 결과값으로 존재하며 결과값을 높이기 위해 어떤 품질요인이 부족한지 살펴보고 그로부터 서비스의 개선, 기획 전략을 도출한다. 반면 CX는 사용자가 구매하기까지의 모든 여정을 재구성하고 '구매'가 발생하는데 어떤 여정의 어떤 요소가 중요하게 작동하는지 끊임없이 가설 설정과 검증을 반복한다. 결론적으로 CS는 '구매'를 당연히 일어날 요소로 상정하고 그 이후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는 것이라면 CX는 사용자의 '만족'이 '구매'를 결정한다고 보고 '구매'에 이르는 여정에서 '만족도'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찾는다.


CS와 CX는 이렇듯 한 끗 차이이지만 고객/사용자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은 정반대이다.


그렇다면 CS는 이제 낡아빠진 개념이 되어 버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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