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에서 찾은 아름다운 것

프롤로그

by 아무개


설렘을 안고 출발해서 그런가 잠이 오지 않는다.

어둡던 하늘도 밝아졌다. 날이 몹시 좋다.

마치 하늘이 내 마음을 표현해 주려는 건가 싶기도 하다.

이번 여행은 부다페스트에서 한 달 살아남기 프로젝트이며 홀로 보내는 첫 해외여행이자 첫 유럽여행이다.

나에겐 많은 도전이 담겨있는 한 달 살기다.

나는 일상뿐만아니라 여행안에서도 아름다운 순간들을 좋아한다.

시작도 전부터 마지막을 칭하는게 우습기도 하지만 이 한달이라는 과정속에서 아름답고 행복하길 바란다.

그래야 마지막에 당당히 말할수있을것같다. 행복하게 살았다고.


이 여행은 놀러가는거기도 하지만 뭐 거창하게 말을 하자면 나를 정의하고 싶어서 이기도 하다.

나라는 사람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보면서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고 싶기에 더욱 혼자 떠나고 싶었다.

마치 나는 다자키 쓰쿠루가 된 기분이었다.(무라카미 하루키의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소설 책에 주인공 이름이다.)


터미널까지 부모님이 데려다주셨다. 부모님과 작별인사를 하면서 안아드렸다.

궁금하진 않겠지만 참고로 난 생각보다 애교가 많은 장남이다.

어렸을 적에는 내 팔 안으로 가득 들어오지 않아 양 손가락을 어떻게든 펼쳤던 거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그 공간은 점점 넓어져만 가는 거 같았다.

다른 한편으론 미안한 마음도 컸다. 그들 입장에선 그 한 달이 한 달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부모님은 하루에 한 번씩이라도 사진이랑 연락을 해달라고 했다.

지금의 나는 이 약속을 지켜보려고 한다.

그것이 불안을 조금이라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라면,


변화무쌍한 나날들 안에서 고요는 얼마나 큰 사치인가라는 글을 읽었다. 난 그 큰 사치를 만끽하러 가는 중이다.

비행기 안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었다. 가족들을 보러 가기 위해 떠나는 한 노부부, 기내식 콩 한쪽도 나눠먹는 어여쁜 커플 한 쌍, 육아휴직으로 5년 만에 다시 돌아온 승무원분, 한국에서 아기 돌잔치를 한 후 다시 헝가리로 돌아가는 부부 모두 다 각자의 설렘을 안고 있다.

서로의 설렘은 다르겠지만 다 똑같은 걸 안고 살아가는 것 같기도 싶었다.

비행기 안에는 떠남과 돌아옴이 공존하는 곳이며 설렘과 불안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마치 시작과도 비슷하다. 난 그렇게 여행을 시작한다.

-비행기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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