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에서 찾은 아름다운 것

낭만이라는 단어

by 아무개


어제 무리해서 돌아다녀 오랜만에 깊게 잠을 잤다.

아직 완벽하게 시차 적응 하진 못했는지 알람이 울리기 1시간 전에 일어났다. 아침을 간단히 먹은 후 장을 보러 갔다.

어제 그렇게 장을 보고서도 아직 살게 남았다.

아침에 가니 과일과 채소들이 신선했다. 마치 나를 데려가달라듯이.

유혹을 참지 못하고 오늘 밤에 마실 와인과 과일 몇 가지, 간식을 사들고 숙소로 향했다.

한국말을 별로 못 들어서 그런가 내 생각과 달리 계속 한국노래를 들으며 그리운 감정을 대체하고 있다.

눈과 귀는 서로 반대되는 상황에 놓여있었고

내 머리는 이걸 낭만이라는 단어로 함께 품으려 했다.



헝가리 사진작가의 전시회를 갔다. 사진 전시는 언제나 나와 다른 시선을 볼 수 있고 좋은 영감을 준다.

이 작가는 사진을 다시각적으로 표현한다. 하나같이 순간의 지남을 표현하는 듯했다.

한국에선 볼 수 없던 느낌이라 더 크게 다가왔다.

나는 작가에게 윌터처럼 묻고 싶었다.

언제 찍을 건가요?

작가는 말한다.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카메라에 한눈팔지 않고 그저 그 순간 속 머물고 싶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랄까.

사진은 하나의 순간순간을 프레임 안으로 가둬둔다.

기억은 점점 사라질테지만 사진 안에는 추억이 남아있다.

사라지는 기억들은 어째서 추억이라는 의미로 변하는 걸까?

기억하는 것은 내가 어떠한 목적이 있기에 그것을 행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추억은 어떠한 목적보단 의미를 찾기 위해서 인 거 같다.

-전시회 안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러너다. 하루키가 계속 달리는 이유는 정말로 사소하다고 한다.

그러나 러닝을 그만둘 이유는 가득하다고 한다. 그러나 하루키는 계속 달린다.

사소한 것의 초점을 두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그만둘 때 자기 자신을 납득시킬만한 매력적인 이유를 알기에 더욱 사소한 것을 소중하게 단련한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할까 생각했다.

어쩌면 이것도 사소하고 작은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걸 그만둬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차고 넘친다.

현실적인 문제가 될 수 있고 미래에 대한 문제 여러 가지 크고 무거운 이유들이 있다.

이런 매력적인 이유들의 초점을 두면 우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고 그 자리에서 계속 맴돌 것이다.

사소한 것들 보통이하의 것들이 모이다 보면 진실된 내가 만들어진다는 말을 좋아한다.

이러한 거들의 초점을 두면 속도는 느릴지라도 점점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

-저녁 먹은 후 발코니에 앉아 책을 읽는 도중


어제 야경을 보러갔을 때 시간을 가리지 않고 러닝하는 모습을 봤다. 그 모습을 실로 아름다웠다.

밤에 야경을 보면서 러닝하는 건 어떤 기분이 들까 궁금해졌다. 국회의사당을 마주 보며 러닝을 했다.

사람이 많아 달리는 게 불편하긴 했지만 너무나 아름다웠다. 낭만 없으면 시체인 나로서는 그저 완벽했다.

역시 낭만은 효율보단 비효율일수록 더 자신의 빛을 바랜다.

-국회의사당을 왼편에 두고 러닝을 끝낸 후 의자에 앉아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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