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열차
오늘은 한국에서부터 고대했던 나의 버킷리스트 유럽야간열차를 타고 하루를 보내는 날이다.
내일 아침이면 프라하에 도착한다.
도착시간보다 빠르게 뉴가티역에 도착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날드라는 칭호가 있는 맥도날드에 향했다.
너무 기대해서 그런가 아쉬움이 컸다. 그렇다. 리모델링을 해서 이곳은 아름다웠던 맥도날드가 되었다.
여전히 아름답긴 했지만 전에 비하면 부족함이 있었다.
그들에겐 더 좋은 퀄리티와 서비스를 위했을지라도 그 모습을 보고 싶었던 손님인지라 아쉬움이 더 커졌다.
원래 기대를 별로 안 하는 성격이라 괜찮을줄 알았는데 여행이라는 설렘으로 기대감이 높아졌나 보다.
그래도 빅맥은 맛있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천천히 역으로 향했다.
계속 전광판을 보는데 내가 타는 트레인 넘버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무엇인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 점점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주변에 있는 아주머니에게 영어로 되어있는 티켓을 보여주며 물었다. 그분도 잘 모르는 눈치였다.
헝가리 아주머니는 인포메이션까지 같이 가서 나의 티켓을 확인시켜주셨다. 너무나 감사했다.
그녀는 나에게 많은 것을 물어봤다. 학생이냐 헝가리에 얼마나 있냐 나를 안심시켜 주기 위한 행동인 것 같았다.
그런 작은 배려들 덕분에 나의 두려움은 뒤로 밀려났다.
인포메이션 직원의 도움으로 기차를 찾았고 헝가리 아주머니에게 감사인사를 여러 번 했다.
그녀는 헤어지며 나에게 좋은 여행이 되라고 헝가리를 와서 환영한다는 말을 남긴 채 떠나갔다.
-뉴가티역에서
운이 좋으면 2인실을 혼자 쓴다고 해 예약했다.
출발 20분 전, 어떤 인연이 있을지 궁금하면서도 한편으론 혼자서 이 방을 즐기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내 욕심이 통했는지 역무원은 오늘 이 방은 너만을 위한 공간이라며 축하해 줬다.
열차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미끄러져가는 시간들 속에서 내가 얼마나 큰 행복을 느끼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래도 이 시간들이 가볍지만은 않아 더욱 무겁게 만끽하고 싶었다.
열차 안에서 잠을 자는 것은 그렇게 불편하지만은 않은 침대와 열차의 불규칙하게 흔들리는 움직임,
방음이 되지 않아 옆방에서 들리는 작음 소음들,
밖으로부터 보이는 새벽풍경들,
낭만이란 단어로 조금은 흠이 있지만 나에게 괜찮다며 이 또한 좋지 않냐고 토닥여준다.
왜냐면 우리 누구나 흠이 있기 마련이니까. 그 흠 조차 아름다운 거니까.
그로써 나를 좀 더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야간열차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