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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갑재 Mar 23. 2020

쌀을 먹으면 수학을 잘합니다.



한국 학생은 서양의 학생보다 비교적 수학을 잘한다. 그리고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쌀을 많이 먹는다. '쌀을 많이 먹으면 수학을 잘한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상관관계가 있다. 한국인들은 쌀을 많이 먹고 수학을 잘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고 인과관계는 아니다. 쌀을 많이 먹는다고 수학을 잘할 리 없지 않나. 그랬으면 쯔양이 수학과 교수를 해야지. (쯔양님 존경합니다.) 문제는 이것을 인과관계로 보려는데 있다.


성공한 학원강사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뛰어난 강의력과 자기 관리, 학생들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뭐 이런 단어가 떠오르나. 물론 그것도 맞다. 평범한 회사원 출신의 남자가 억대 연봉의 강사가 되었다. 대기업 사원이나 공무원이 부럽지 않단다. 이 모든 것은 이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성공스토리인가. 재능이나 배경 없이 말이다. 불편하지만 그렇지 않다. 


김태희에 가까운 외모를 가진 학원강사가 있다. 콘텐츠의 여부와 관계없이 스타덤에 오른다. 실력이 전부라고 믿는다면 외모도 실력이다. '판서를 가지런히 하라'고 교육받던 강사는 분필을 던져대며 낙서를 하는 일타강사를 이해할 수 없다. 라이브로 켠 롤 방송이 전설의 시작이 될 줄 누가 알았나. 밤을 새워 수업 준비를 해야만 일타강사가 된다고? 노력만이 전부라면 앞서 언급한 모든 강사들은 '요행'을 만난 것인가. 


성공은 단순화하기 힘들다. 삼루에 주자를 두면 아웃 플라이를 쳐도 득점한다. 그렇지만 인터뷰 때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을 거다. "저는 지극히 평범했지만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여러분도 하면 됩니다."라고 하지 않을까. 지극히 평범해야 한다. 그래야 대중에게 반응이 있을테니 말이다. 뭉뚱그려 하나의 요소로 단순화할 수 없다. 이세돌은 천재였지만 노력했고, 박지성은 노력했지만 천재였다. 손흥민의 재능은 비범했으나 그의 아버지는 손웅정이었다.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이렇게 말하면 내가 노력을 폄훼하는 것 같다. 전혀 그렇지 않다. 각자 성공의 포텐셜이 다르다는 것이다. 축구를 배우는 초등학생 허재에게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은 길인가. 공황장애가 있는 회사원에게 '노력하면 스타강사가 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나. 각자 자신의 필드에서 터지기 좋은 요소가 다르다. 이 채널의 방향은 그래서 명확하다. 전통적인 탑티어로서의 성공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먼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종목부터 찾자는 것이다. 같은 학원 강사라도 누군가는 '신들린 수학 풀이'가 강점이지만 누군가에겐 외모가 강점일 수 있다.(용접도 잘해야 한다.) 하지만 거울 없이 스스로를 못 보듯 이를 객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채널은 스스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궁금한 학원강사들에게 길잡이가 되고 싶다. 


*각 강사별 강점 분석을 위한 상담프로그램을 준비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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