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들에서도 말했지만, 앙마송은 교통사고로 인해 골반을 다쳤던 냥이다.
그로 인해 골반이 좁아져 자연스레 배변활동이 원활하지 않았고, 음수량이 적거나 활동량이 적어지면 바로 변비가 온다.
만성변비인 냥을 케어해 본 집사라면 알 것이다. 만성변비의 위험함을… 앙마송도 여러 번의 고비를 넘겼었고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배변 활동을 원활히 하는 편이다.
아무튼, 시행착오를 겪던 시절, 본묘의 배변 활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집사의 침대 위에 응아를 했었다. 퇴근하고 오면 응아 몇 덩이가 나를 맞이해 주는 것이었다. 그래도 변비보단 훨씬 반가운 선물이다.
변비가 심해지면 어쩔 수 없이 약을 먹여야 한다. 사건 당일도 그런 날이었다. 밤에 약을 먹이고 함께 잠을 잤다. 알람 소리에 눈을 떠 핸드폰을 더듬더듬 찾는데, 얼굴 바로 옆에서 슬라임 촉감의 무언가가 만져진다.
……..?!?!?!?!?
그 시절 내 나이 갓 서른쯤, 집에 슬라임이 있을 리 만무했다. 게다가 일부는 얼굴에 달라붙어 팩처럼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주고 있었다.
이상한 느낌을 감지한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불을 켜 상황을 확인했고, 부정하고 싶은 상황을 맞닥뜨렸다.
바로…. 그 슬라임의 정체는 앙마송의 응아였던 것이었다.
변비약을 먹이면 변이 물러지는데 그런 변이 밀려 나온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 변이 나올 때면 주로 화장실에 가서 누던 앙마송이…. 집사에게 큰 기쁨을 주려고 자는 집사 얼굴 옆에 눠준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냄새는 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감사한 일이긴 했지만, 얼른 출근 준비를 했어야 했던 나는 베개를 닦아 세탁 준비를 하고 얼굴을 박박.. 씻어야 했다. 그래서 아쉽게도 사진은 남기지 못했었다^^;;
이렇듯 앙마송은 친히 응아팩을 선물해줬다. 나는 얼굴에 똥칠까지 당한 행운 가득한 집사다. 당일 로또를 사볼걸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이런 에피소드를 가진 집사는 정말 흔치 않을 것이라 생각하니. 기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