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었다. 왜 우리를 떠나야 했는지.
우리의 어떤 반복적인 실수가 당신의 마음을 괴롭게 했는지. 당신이 자주 말했듯 못난 것 같은 당신의 모습은 그만 보이고 싶었던건지. 아니면 우리와 지낸 시간이 당신은 인정하고 싶지 않던 수치의 계절이라 상기되는 것 조차 고통이었는지.
일방적인 단절을 당하고도 난 당신을 찾지 않았다. 시도가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것 뿐이었고 이번에야 비로소 자신의 삶에서 우리를 밀어내는 데 성공했구나 싶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고 그래서 아마 당신도 나도 아쉬워하면서도 그저 받아들였나보다.
당신과 지낸 시간은 여전히 즐겁게 그립고 어떤 상황들에 이런 저런 말을 하며 울고 웃을 당신이 그려져 보고싶기도 하다. 궁금한 것이 많고 화가 나고 서운하기도, 미안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아마 이렇게 말 하지 않은 채로 각자의 시간을 보내며 멀어졌을지 모른다.
내 과거 사진첩에는 언제나 살아있을 당신의 앞 날을 응원한다.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