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애벌레를 외국인 노동자가 싹쓸이?

방지대책을 만들고 혐오로 치우치지 말자

by 선정수

올해는 매미가 나오는 시기가 늦었다. 대체로 장마가 끝나면 매미 울음소리가 시끄러웠는데, 올해는 장마가 뚜렷하지 않았다. 게다가 폭염이 일찍 시작하고 강렬했다. 이런 영향이 땅 속에서 지내는 매미 유충에겐 우화하러 땅 밖으로 나가기를 머뭇거리게 만들었을 걸로 보인다.


잘 알려진 대로 매미는 땅 속에서 굉장히 오랜 시간을 지낸다. 성충 매미가 짝짓기를 하고 나뭇가지에 알을 낳으면 알에서 깨어난 유충이 나무에서 뛰어내려 흙을 파고 들어간다. 흙속에서 나무뿌리를 찾아 수액을 빨아먹으면서 성장을 한다. 종류에 따라 성장기간은 다르지만 짧게는 3년 길게는 17년까지 걸린다. 이런 이유로 재건축 아파트 등 새로 꾸민 화단에선 매미를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흙속에 서식하고 있는 매미 유충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과거 매미는 시원한 울음소리로 여름을 알리는 상징적 존재였지만, 최근에는 도시의 확장과 빛공해의 심화로 인해 밤낮없이 울어대는 통에 민폐를 끼치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농촌에서는 과수원의 나무에 해를 가하는 곤충으로 기피대상이 된 지 오래라고 한다.


매미는 땅 속에서 오래 살다가 땅 위로 나와서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짝을 부르기 위해 열심히 울기만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 편에선 입이 퇴화해 먹이를 먹을 수 없다는 정보도 유통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매미는 땅으로 올라와 한 달 남짓 살면서 빨대처럼 생긴 입으로 수액을 빨아먹는다. 길을 가다가 아무도 없고 아무런 장치도 없는 곳에서 물방울이 튀어 깜짝 놀란 경험이 있다면 '매미 오줌'일 확률이 크다. 매미가 나무 수액을 빨아먹고 내보내는 배설물에 수분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KakaoTalk_20250805_223856873_01.jpg 매미가 우화하고 남긴 애벌레의 껍데기입니다.

매미는 성충이 수액을 빨아먹어서 나무에 해를 입히고, 알을 낳을 때에도 나뭇가지에 상처를 내기 때문에 과수농업과 산림 분야에선 해충으로 취급된다. 산림청과 농촌진흥청 등은 참매미와 말매미를 해충으로 분류해 방제 방법을 알려주는 실정이다.


매미_헤충.png 산림청 산림병해충 홈페이지에선 매미를 해충으로 분류합니다.

최근 부산과 충북 청주 등지에서 외국인들이 매미 유충을 대량으로 잡아먹는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보도의 논조도 그렇고, 댓글도 그렇고 외국인들이 다 잡아먹으면 생태계가 파괴되니 시급히 금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흐른다. 일부 댓글에선 '미개하다', '너희 나라에서나 잡아먹어라'는 등의 외국인 혐오에서 우러나오는 반응도 보인다.


그러나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매미를 식용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매미를 식용하거나 약으로 쓴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외국인 혐오가 아니라 진정 매미와 생태계를 위한 염려에서라면 정부 당국과 지자체에 매미 유충을 무분별하게 잡아먹지 못하도록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하자. 물론 외국인들은 매미 유충을 잡아먹는 행위가 현대 한국인들의 정서에 반하는 일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자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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