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스토리 9
워킹대디라는 말은 흔히 사용되지 않지만
워킹맘이라는 말은 흔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엄마들은 '엄마'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태생적으로 여성은 남성과 달리
임신과 출산을 겪을 수밖에 없고
(물론 요즘은 선택적으로 아닌 경우도 있지만요)
그렇게 엄마가 된 여성들을
전업주부가 되어 엄마로서의 소임을 다하거나
혹은 워킹맘으로서 사회에서도, 가정에서도
뗄레야 뗄 수 없는 죄책감과 함께 살아가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고 해도
엄마가 된 여성들이 일하기 용이하지 않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분명히 있기에
그 안에서 내 자신과, 내 가정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아니, 어쩌면 차선의 방법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마이온클럽에서 경력단절과 이음에 대한 강연을 할 때에도
가장 많은 질문이 우선순위에 대한 질문이었던 것을 보면
여성들은 여전히 엄마와 나 사이에서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답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저는 '엄마'를 우선순위로 선택했습니다.
'엄마'보다는 '커리어'를 선택했던 엄마 밑에서 자랐기에
그로 인한 결핍으로 저는 '엄마'를 선택했던 것이고
제 딸은 그런 '엄마'가 '커리어'적으로 희생하는 것을 보고
자신은 그런 엄마가 될 수 없기에
'엄마'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렇듯 정답은 없습니다.
내 삶의 정답은 내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요.
내가 '엄마'를 우선순위로 선택하든
'커리어'를 우선순위로 선택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를 흔들림없이 지키면서,
중요한 시기에 더 맞는 것을 선택하면서,
나의 선택과, 집중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가족들과 나누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지난번 에피소드에서 육아의 기본은 관계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육아의 기본이 아니라, 삶의 기본은 관계입니다.
내가 나와의 관계를 잘 쌓아가는 것
내가 가족들과의 관계를 잘 쌓아가는 것
그리고 내가 타인들과의 관계를 잘 쌓아가는 것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관계'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 또는 그런 관련"
이라고 네이버 국어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관련을 맺기 위해서는
나의 삶과 마음을 나누는 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자신의 세상과도 다름없는 부모님의 마음을
정말 많이 배려하고 이해해줍니다.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준비하고 대화를 나누는 마음처럼
진지하게 아이들과의 대화를 준비해 보세요.
나의 우선순위는 나뿐만 아니라
나의 아이들과, 우리 가족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관계를 맺기 위한 대화다운 대화를 통해
나의 우선순위를 나누고
우리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나의 삶을, 우리 가족의 삶을
함께 보듬어주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게 우선순위를 지켜나간다면
엄마로서도, 커리어우먼으로서도
죄책감보다는 한결 편해진 마음과
함께 헤쳐나가는 든든함으로
매일을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