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기본! 논설문 A to Z
'논설문', 이름만 들어보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목차에서 논설문을 제일 앞에 배치한 이유가 있습니다. 앞으로 소개할 글 중 형식에 가장 구애받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쉽죠.
사람들이 논설문 쓰기를 주저하는 이유는 논설문이 많은 지식을 필요로 하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설득하는 글이기 때문에 모든 반박에 대처하고, 명확하고 확실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방금 말했듯이, 구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가장 쉽습니다.
논설문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가 뭘까요? 바로 '주장'과 '근거'입니다.
그렇다면 주장과 근거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뭘까요? 이때쯤 '주장이요'라고 말하는 사람과 '근거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반으로 나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근거가 가장 중요합니다.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비중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근거가 명확해야 주장이 강력해집니다. 아무리 훌륭한 주장이라도 근거가 부실하면 설득력을 가지지 못합니다. 오히려 허무맹랑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죠.
그렇다면 '명확한 근거'는 어떤 요소를 지니고 있을까요? 바로 '타당성'과 '신뢰성'입니다. 하나씩 알아봅시다.
타당성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성질을 의미합니다. A를 주장했으면 A의 근거를 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비판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예시일 뿐, 제 의견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생태계 보존을 위해 핵방사능 폐기물 방류를 멈춰야 한다.' <- 주장
'핵방사능 폐기물로 인해 수산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잘못된 근거
어떠신가요? '생태계를 위해 방류를 멈춰야 한다'는 주장에 '수산시장 존립' 근거를 제시하니, 글쓴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조차 모르겠죠? 보통 글을 갓 쓰기 시작한 고등학생~대학생 쯤 타당성 오류를 많이 저지릅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자신의 글을 구조화하고 타당한지 검토해보는 논리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신뢰성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정말 중요합니다. 신뢰 없는 설득은 설득이 아니죠. 믿음이 생겨야 납득이 됩니다.
자, 신뢰는 어떻게 확보할까요? 통계와 예시를 가져오면 됩니다. 통계는 (되도록) 공식 인증을 받은 기관에서 제공한 자료를 이용해야 합니다. 국가통계포털 KOSIS를 즐겨찾기 해두세요. 지자체 별 통계자료는 각 지역 시, 군청 홈페이지에 대부분 다 있습니다. 애용합시다!
통계 중에서도 연도가 너무 옛날이거나 근거로 채택하기 모호한 경우는 과감히 버립시다. 잘못된 통계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거든요.
(2022년 글 중) '반려동물을 유기하지 못하도록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 주장
'00기관에서 2015년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유기동물 안락사 비중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 잘못된 통계 인용
우선, 통계연도가 과거에다가 '반려동물 유기 법적조치'라는 주장과 '안락사 비중'은 관계가 모호합니다. 인용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는 얘기죠!
※ 통계를 인용할 땐 '누가(어떤 기관이), 언제, 무엇을(통계이름)'을 꼭 넣으세요!
'00청이 2023년 발표한 'MZ세대 명품소비 증가추이' 통계에 따르면' <- 이렇게 쓰면 됩니다.
예시는 보통 연구자료나 타 지역 사례를 의미합니다. 통계 못지 않게 강력한 요소입니다.
'게임 중독을 운운하기 전에, 중독이 왜 일어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 문제제기+주장
'캐나다 심리학자 브루스 알렉산더가 진행한 쥐 공원 실험에 따르면 (중략) 그러므로 대상 자체의 중독성보다 사회환경적 요인이 강하다.' <- 올바른 자료 제시
올바른 자료, 예시만 가져와도 신뢰도가 올라가죠? 우스갯소리지만, 네이버 기사 댓글로 싸울 때 '이건 ~~의 잘못이다!'라고 주장하는 것보다 '~~에 따르면 ~하니까 ~잘못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유리하죠. 똑똑해 보이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인터넷에서 싸우진 마세요.)
논설문을 쓰기 위해선 아주 많은 정보와 검색이 필요합니다. 주장에 맞는 예시와 통계를 적절히 인용해야 하죠. 그래서인지 많이들 쓰기 꺼려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논설문 구조는 모두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배웠죠?
서론, 본론, 결론.
서론은 문제제기와 주장! (관심을 끄는 첫 문장을 쓰고 싶다면 의문문으로 시작해 보세요. 가장 보편적인 방법입니다.)
본론은 뒷받침 근거, 예상 반박에 대한 반박.
결론은 주장 한 번 더 복기, 강조.
(추가로 구어체는 금지, 전문용어 등 어려운 단어 사용 가능.)
이것만 알면 끝입니다. 보통 서론 30%, 본론 50%, 결론 20% 정도로 비중이 나옵니다. 구조가 명확하기 때문에 틀만 얼추 맞춰도 그럴싸한 글을 적을 수 있죠.
논설문의 종류는 '설득적 논설문'과 '논증적 논설문'이 있는데요. 설득적 논설문은 말 그대로 내 의견을 남이 납득하도록 유도하는 글입니다. 논증적 논설문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글이죠. 이 둘을 가타부타 구분해봤자 실제로 써보느니만 못하니 지겨운 이론은 끝!
여기까지 논설문 쓰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들 지레 겁먹지만 이제 여러분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논설문의 생명이 무엇인지, 어떻게 쓰면 되는지 알았으니까요!
※ 설득적 논설문 안에는 '칼럼'도 있습니다만, 따로 빼서 설명하겠습니다. 칼럼은 논설문보다 가벼워도 되는 글이기 때문이죠. 궤는 같이 하지만 논조가 다릅니다.
그러므로 다음주는 칼럼쓰기 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