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나에겐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다. 출근 준비 시간만 확보해 일어나는 사람이 있고, 여유 있게 일어나 아침 시간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난 아침에 에너지가 좋고, 저녁엔 아무것도 하기 싫어 병에 걸리는 사람이다(체력의 문제도 있는 듯 하지만..). 그래서 난 아침에 좀 여유롭게 일어나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시간을 확보한다.
기상 시간은 그때그때 달라지곤 하는데, 봄에서 초여름은 6시, 한 여름이 되면 5시에 일어날 때도 있다. 아무래도 해가 일찍 뜨기 때문에 일어나기 수월한덕이다. 겨울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지옥인데, 7시에도 어둑한 주변 환경이 너무 잠 자기 좋은 시간이라 너무 힘들어 7시~7시 30분에 겨우 일어나는 편이다.
늘 같은 기상 시간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시하는 것은 수면 시간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거의 오후 11시에서 11시 30분 정도인데 전날 약속으로 집에 늦게 돌아올 때나, 할 일이 많아 어쩔 수 없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조금 밀리게 되면 일어나는 시간을 조금 미루고 줄어드는 아침 시간의 일정도 조율된다.
몸이 피곤하면 가끔 알람을 무시하고 잘 때도 있지만, 우리 집 고양이 1호는 아침에 꼭 밥을 먹기 전에 날 깨워주는 덕에 늦잠을 많이 잘 수는 없다. 혼자 밥 먹는 것이 싫은가? 아니면 본인의 울음소리에 내가 일어났을 때 감사의 말을 전했기 때문일까,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아침에 꼭 깨워준다. 얼굴 바로 옆에서, 그 큰 목소리로(3마리 중 가장 성량이 크다!). 그러니 내가 못 일어날 걱정은 거의 안 하는 편이고, 더불어 2살과 1.5살인 2호, 3호 고양이가 해가 뜨는 순간부터 우다다를 하며 방을 헤집고 다니며 놀기 때문에, 그 소음 소리에 일어날 수밖에 없다. 고양이들의 집사 생각하는 마음이 엄청나다. (비가 오면 기가 막히게 아무도 안 일어나고 담요에 콕 박혀 꿀잠을 자지만..)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10시 30분이다. 4시간 이상 일찍 일어나서 아침에 하는 일은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나의 삶을 유지하는 데에는 되게 중요한 일이다. 때때로 요가를 30분 하기도 좋아하는 책을 읽기도 한다. 요즘엔 일본어 공부에 관심이 생겨 30분씩 공부를 하고 있다. 관심 가는 분야를 알아보기도 하고, 가끔은 가만히 누워 명상을 하기도 한다. 고작 30분에서 길면 1시간 되는 이 순간이 나에겐 참 중요한 시간이다. 이 시간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만들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아침형 인간이 아닌 사람들은 아무래도 저녁 시간을 잘 이용하는 듯하다. 퇴근하고 공부하고, 운동하고, 약속도 잡고..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체력이 쌓이면 그럴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그래도 역시 아침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어 밤새 방 안에 갇혀있던 공기를 환기시키고, 하늘을 보며 날씨를 확인하고, 아침 새소리를 듣고, 함께 일어나 기지개를 켜며 캣타워에 올라가 아침을 구경하는 고양이들을 보며, 오전 시간 보내는 것을 즐긴다. 불을 켜지 않아도 환한 방 안에서 가벼운 재즈 음악을 켜고, 양치와 세수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사부작사부작 나의 일들을 해나간다. 이 작은 평화로 나는 시작하며, 오늘도 잘 보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얻는다. 아침은 나의 가장 든든한 아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