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이해하는 방법
우리가 ‘색’이라 부르는 것은 사실 빛 그 자체가 아니라, 뇌가 빚어낸 결과물이다.
뉴턴이 프리즘으로 빛을 분해하며 흰빛 속에 무수한 파장이 있음을 보여준 이후, 과학자들은 눈과 뇌의 메커니즘을 탐구해 왔다. 그 결과 색은 단순한 파장이 아니라, 빛과 시각 시스템이 함께 만들어내는 복합적 경험임이 밝혀졌다.
어릴 적 저녁 노을을 보며 늘 궁금증이 있었다.
“엄마, 왜 낮의 하늘은 파랗고, 해 질 무렵에는 빨간색으로 변해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자연의 이치라는 대답을 들었던 것 같다.
이제는 알고 있다.
우리가 보는 ‘빨강’이나 ‘파랑’은 뇌가 빛의 파장 정보를 받아 해석해 만들어낸 것이다.
뉴턴이 프리즘을 통해 빛을 분해했을 때, 사람들은 세상이 단순히 흰빛 하나로만 이루어진 게 아님을 처음 알았다. 하지만 빛이 곧 색은 아니다.
색은 단순히 파장이 눈의 망막을 자극해 뇌가 느끼는 물리적 감각이다. 반면, 색채는 그 감각에 감정과 의미가 추가된 것이다.
해가 지는 노을을 떠올려 보자.
같은 붉은빛이라도 어떤 이에게는 평화, 또 다른 이에게는 쓸쓸함을 불러온다. 빛은 같지만, 색채는 다르다. 결국 ‘색’은 자극이고, ‘색채’는 해석이다.
해가 지는 노을을 떠올려 보자. 빛의 파장에 따라 빨강, 주황, 보라 등 다양한 ‘색’을 보지만, 각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 추억, 문화 배경에 따라 이 ‘색채’의 의미는 크게 달라진다. 한 사람에게는 따뜻함과 평화, 또 다른 이에게는 그리움과 쓸쓸함을 느낄 수 있다. 즉, 색은 시각적 자극 자체라면 색채는 그 자극에 더해진 감성적 해석이다.
색(Color)
색은 물리적 세계에서 빛의 파장이 눈의 망막에 닿아 시신경을 거쳐 뇌로 전달되면서 생기는 감각적 현상이다. 다시 말해, 색은 빛의 자극에 대한 눈의 반응과, 우리가 느끼는 주관적 인식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경험이다.
색채(Coloration)
여기에 심리적, 문화적, 미적 의미가 더해지면 ‘색채’가 된다. 색채는 색이 지닌 감성적 분위기, 상징성, 심리적 효과까지 포함한 총체적 표현으로, 단순한 시각 자극을 넘어 우리의 마음과 문화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색의 언어라 할 수 있다.
과학적으로 말하면, 색채는 색의 3속성을 비롯해 인지 과정과 사회문화적 해석이 얽혀 형성된 심층적 개념이다.
색은 이해하기 방법에 기본적으로 3가지 요소만 알면 된다.
우리가 이미 들어본 3가지(색상, 명도, 채도) 요소는 물리·지각적 속성이다.
색상은 말그대로 빨, 주, 노, 초, 파, 남, 보와 같이 우리가 알고 있는 컬러이다.
명도는 흰색과 검정과 같이 무채색으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간다. 예를 들어 빨간색에 흰색을 추가하면 명도가 밝아지고, 검정을 추가하면 명도가 어두워진다. 그것을 고명도, 중명도, 저명도로 이야기한다. 여기에서 명도가 색을 이해하는 과정에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눈은 색을 인지하기 전에 밝고 어두움을 먼저 감지한다. 여기에서 명도가 색을 이해하는 과정에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채도이다. 채도는 어떤 색의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즉 포화도라고 생각하면 쉽다. 색이 많이 들어가면 채도가 높은 것(고채도)이고, 색이 적게 들어가면 저채도이다. 채도는 어떤 색의 분위기를 담당한다. 우리가 색을 경험하는데 많은 영향을 준다. 순색(포화도 100%)은 강렬하고, 탁색 (포화도가 1~99%), 그리고 무채색(포화도 0%)이다. 무채색은 흰색, 검정, 회색 같은 채도 없는 색으로, 색의 밸런스와 대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탁색이란, 순색에 흰색, 검은색, 회색 등이 섞여 채도가 떨어진 색이다.
1차색, 원색(Primary Colors): 다른 색으로 만들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하는 기본 색상군이다. 일반적으로 빨강, 노랑, 파랑을 뜻하지만, 가산혼합(빨강, 초록, 파랑)과 감산혼합(청록, 자홍, 노랑) 방식에 따라 다르다.
2차색(Secondary Colors): 1차색(원색) 간 혼합(원색 + 원색)으로 만들어지는 색으로, 원색과 대칭적 위치를 차지하며 보색 관계를 형성된다.
3차색(Tertiary Colors): 1차색(원색)과 2차색(원색 + 원색)을 혼합해서 만들어지는 색으로, 색상환에서 원색과 2차색 사이에 위치하는 중간색이다.
디지털 기기를 켰을 때 나오는 색은 전부 빛의 가산혼합 덕분이다. 하얀 화면은 빨강, 초록, 파랑 빛이 모두 합쳐진 결과이다. 반면, 그림 그릴 때 노란색과 파란색 물감을 섞으면 초록이 되는데, 이것은 감산혼합의 대표적인 예이다. 만약 물감 두 종류를 모두 섞으면 점점 탁해져고 진해져 검은색이 된다. 이 구분은 디자이너, 화가, 사진가, 영상 제작자가 색을 다룰 때 핵심적으로 알아야 할 기초이다.
가산혼합(Additive Color Mixing): 빛의 삼원색인 빨강, 초록, 파랑(RGB)이 결합되면 밝아지며, 셋이 만나면 흰색이 된다. 디지털 화면과 조명에서의 색 표출 원리이다.
감산혼합(Subtractive Color Mixing): 주로 물감, 잉크, 염료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색을 섞을 때 빛이 더 많이 흡수되어 어두워진다. 우리가 흔히 쓰는 프린터 카트리지를 생각하면 쉽다. 카트리지 색상은 주로 청록, 자홍, 노랑(CMY)이며, 모두 섞이면 이론상 검은색에 가까워진다. 그래도 100% 검은색을 만들기에는 잉크도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여서 검은색을 따로 추가하여 쓰곤한다.
우리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색의 원리는 놀라울 만큼 단순하다. 그러나 그 단순함 위에 사람들의 감정과 기억, 문화적 맥락이 겹겹이 쌓이며, 색은 언제나 다양하고 복잡하게 다가온다. 결국 색은 과학의 언어이자 삶의 은유이며, 우리는 눈으로 보는 동시에 마음으로 해석하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