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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혜 Dec 30. 2022

도둑들_옥수수서리범

어릴 적 학교 방학이 되면 부산에 살고 있는 사촌인 나와 한 살 터울의 은영이 언니와 동갑내기인 두진이는 늘 우리 집에 와서 일주일정도 함께 지내다 가곤 했었다.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셔서 집에 계시지 않으셨고, 큰언니는 나이차이가 나서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나와 두 살 터울인 작은언니, 그리고 동생 용성이와 사촌 은영이언니, 두진이는 그렇게 다섯이서 같이 어울렸다.


내 나이 12살, 국민학교 5학년의 여름방학이었다.

우리 집은 시골이었고, 아침만 먹고 나면 약속한 듯이 모두들 신발을 꿰어 신고 밖으로 나갔다.

특별히 할 것이 정해져 있지 않아도 산으로 들로 강으로 뛰어다니며 즉흥적으로 놀이를 만들어내기도 하면서 놀았다. 요즘처럼 물놀이 한번 할라치면 워터파크 예약부터 해야하고, 가기전엔 선크림, 수영복, 모든 걸 제대로 갖추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물놀이를 해야 하지만, 우리의 물놀이는 그냥 물만 있으면 되는 거였다.

젖은 옷은 그냥 집에 와서 갈아입으면 그만.

우리는 내킬 때마다 집 앞 도랑에 가서 물놀이를 하고 개구리와 민물새우를 잡으며 놀았다.

맑은 물이 흐르는 5미터 남짓한 그 도랑은 빨래터였고, 간이 샤워실이었고, 워터파크였으며, 체험현장이기도 했다.


그날 점심을 먹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차가운 장판 위에서 뒹굴거리고 있던 우리는 뭔가 새롭고 짜릿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때 작은언니가 "우리 옥수수 따러 갈래?"하고 제안을 했다.

"옥수수가 어디 있는데?"라고 은영이언니가 물었다.

"저기 조금만 내려가면 옥수수 엄청 많이 있어. 우리가 몇 개 따가도 모를걸?"

갑자기 찰지고 짭짤하면서도 달큼한 옥수수의 맛을 떠올랐다.

"어! 가자!"라고 대답한 나는 일단 계획을 세우자고 했다. (나는 그때부터 계획녀였다.)


머리를 맞대고 상의한 결과 우리는 일단 서리한 옥수수들을 담을 도구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우리는 무작정 나가지 않고 이렇게 꼼꼼한 계획하에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엄마가 주방벽에 걸어놓은 큰 봉지 주머니에서 적당한 크기의 봉지 몇 개를 꺼냈다.

그 와중에 두진이는 자기는 많이 담아 올 거라며 큰 봉지를 덥석 집었다.

두진이의 패기에 힘입어 우리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만큼 뻗어나가기 시작했고, 당장이라도 옥수수밭 하나쯤은 쉽게 초토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섯 명 중 그 누구도 '그건 도둑질이잖아'라고 반박하는 사람은 없었다.

막내 용성이는 조금 겁내는 눈치였으나 우리는 계속해서 순진한 용성이를 설득했다.

이건 '도둑질'이 아니고 '서리'라고.

'서리'란 떼를 지어 남의 과일, 곡식 따위를 훔쳐 먹는 "장난"이라는 정확한 사전적 의미는 몰랐지만, 도둑질과 서리는 어감부터, 그리고 행동의 목적과 책임까지 그 무게감이 다름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또 혹시 모를 사태가 생기더라도 이건 순진한 아이들의 장난 정도로 받아들여질 거라고,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골동네의 인심을 무의식적으로 믿었었다.


그리고 우리는 안 걸릴 자신이 있었다.

두려움이라고는 1도 없이, 새로운 경험에 대한 설렘과 성공 후에 우리가 맛볼 옥수수. 그 성공의 맛만을 기대하고 있었다.

집을 나서려고 신발을 찾는데 은영이 언니의 신발이 보이지 않았고, 다급한 우리는 아무거나 신고 가자며 재촉했다. 그래서 은영이 언니는 발에 맞지 않는 큰언니의 슬리퍼를 급하게 신고 나섰다.


그렇게 우리 다섯은 원대한 포부를 안고 출발했다.

시골길에 아이 다섯이 일렬로 서서 한 손에 검은 봉다리를 휘날리며 당당하게 걸어갔다.

흡사 영화 '도둑들'의 한 장면 같았으리라.

그리고 그걸 본 누구라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쟤네 뭐 서리하러 가나?'라고.

우리만 몰랐다.

지금 중대한 임무수행을 앞둔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들의 안중 따위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생애 처음으로 조직 안에 일부가 되었다는 유대감을 느꼈고 새로운 경험을 앞두고 너무나 들떠있었으며, 내가 제일 많이 딸 거라는 포부에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던 중 드디어 우리의 목적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우리는 약간 몸을 낮추고 옥수수밭을 향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옥수수밭 바로 앞에 있는, 아마 밭의 주인집으로 보이는 집에 사람의 움직임이 감지되는지 아주 세밀하게 살피면서.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은영이 언니가 얘기하자, 우리의 움직임은 좀 더 과감해졌고 다들 옥수수밭으로 들어가서 실해 보이는 옥수수를 하나씩 잡고 뜯어내기 시작했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쉽게 뜯어질 거라 생각했던 옥수수들이 나무에 콕 박혀서 웬만큼 쥐고 흔들어도 빠지지가 않았다.

당황한 우리는 식은땀을 흘리며 옥수수를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꼿꼿하게 서있던 옥수수밭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하니 이건 누구의 눈길이라도 사로잡을 수밖에 없었을 거다.

그때 주인집에서 한 아저씨가 뛰어나오며 "뭐야! 너네! 도둑이야~~!!!!!"라고 소리 지르는 것이 아닌가.

순간 얼어붙은 우리는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제일 달리기가 빨랐던 은영이 언니는 우리 집 방향으로 뛰었어야 하는데 집 반대방향으로 뛰기 시작했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길도 모르는 반대방향으로 우르르 뛰기 시작했다.

뛰는 동안에도 머릿속에선 우리는 도둑이 아니고 서리하러 온 건데, 라며 일말의 동정을 가져주길 바랐던 것 같다.

그렇게 미친 듯이 내달리는데 저만치 앞서 달리던 은영이 언니가 보였다.

은영이 언니는 맞지도 않는 슬리퍼를 신고도 어쩜 그렇게 빨리 달리는지 정말 바람처럼 달려 나갔고, 뒤쳐진 우리는 이대로라면 꼼짝없이 아저씨한테 잡힐 운명에 놓여버렸다.


그때 작은언니가 갑자기 산 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급한 상황이라 그 어떤 상의를 할 수도 없었지만, 우리는 모두 약속한 듯이 작은언니의 발걸음을 따라 재빨리 산 쪽으로 경로를 틀었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숲 안에 커다란 바위들이 듬성듬성 있었고, 우리는 그 바위 한 곳 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미친 듯이 펄떡이는 숨을 조금 고를 수 있었다.

숨이 조금 진정되고 나니 그때부터 또다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렇게 목숨을 건진다지만 은영이 언니는 어쩌지? 바람같이 달리던 은영이 언니는 '달려라하니'처럼 길이 끝나는 곳까지라도 열심히 달려서 붙잡히지만 않기를 정말 간절하게(종교도 없는 내가 그렇게 무엇인가를 간절히 기도한 건 처음일 거다) 빌었다.

두진이는 자기 누나 잡히면 큰일 난다며 울먹거리기 시작했고, 우리는 모두 암울한 미래를 그리며 숙연하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아마도 1분 정도), 두진이가 결심한 듯이 누나를 찾으러 나가겠다고 했다.

그때 작은 언니는 두진이의 목덜미를 잡으며 바로 땅바닥으로 내팽개치듯이 꽂아버리고는

"지금 나가면 다 죽는다. 나가면 니부터 죽을 줄 알아!"

나는 평소 친구들한테 사기당하고 때로는 맞고 들어오는 일도 다반사인 비리비리했던 작은언니의 눈에서 내뿜어지는 그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고 너무 놀랐다.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는 걸 그때 이미 어렴풋이 깨달았던 것 같다.  우리는 그 카리스마에 눌려 걱정되는 마음을 애써 누르며 산아래 동태를 살피고 있었다.


그때 마침 아저씨 옆에 서서 눈물을 한 바가지 쏟아내며 죄인처럼 끌려가고 있는 은영이 언니를 발견했다.

커다란 슬리퍼를 신고 얼마나 열심히 달렸는지 슬리퍼 앞으로 튀어나온 발가락이 바닥에 닿고 있었다.

그모습을 보고 정말이지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


그때부터 우리의 상황은 더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은영이 언니가 잡혔으니 옥수수아저씨는 아마 고문을 통해 언니의 자백을 받아낼 것이고, 우리도 함께 걸릴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지금이라도 같이 가서 함께 빌어봐야 하나.

은영이 언니는 끝까지 의리를 지켜서 고문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우리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동지인 은영이언니를 배신하고 우리끼리 살아남아야 하나.

세상 살면서 이렇게 수많은 생각을 한꺼번에, 그리고 남아있는 생을 뿌리째 흔들만 한 중요한 선택을 내 나이 12살에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질질 짜면서도 가까스로 정신을 다듬으며 이런저런 가능성들에 대해 얘기했다.

그때 아까 그 옥수수아저씨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쪽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게 보였다.

그리고는 우리 쪽을 향해 소리쳤다.

"거기 있는 거 다 아니까, 내려와! 아니면 다 경찰서로 데리고 갈 거야!"

그 말에 완전한 백기를 든 우리는 쭈뼛거리며 하나씩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그 집으로 가니 눈물범벅인 우리의 은영이 언니가 우리를 반가운 눈으로 맞아주고 있었다.


그때부터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되었다.

아저씨는 부모님 하시는 일과 이름과 전화번호를 묻기 시작했고, 어느 학교 몇 반 인지도 물었다.

그리고 부모님한테도 학교에도 다 말할 거라 하는 거였다.

우리는 '서리'를 했지만, 그것도 미수에 그쳤지만 아저씨는 우리를 '도둑'으로 보신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시골 인심을 믿지 않게 되었다.

어쨌든 우리는 그렇게 풀려났다.


집으로 돌아가며 나는 아저씨에게 잡혔을 때보다 더 큰 공포를 경험했다.

나는 학교에 옥수수도둑으로 명명되어 평생을 '도둑'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긴 채 살아야 한다는 공포.

부모님에게도 늘 착한 딸이었는데 뒤에서 뒤숭굳게 도둑질이나 하는 나쁜 딸로 살아야 한다는 공포.

아마 나뿐만 아니라 함께 있던 작은언니, 은영이언니, 두진이, 용성이 또한 모두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그나마 이렇게 마음을 함께 나누고 도둑질에 함께 가담한 우리 동지들이 있어서,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에 아주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그나저나 그 아저씨 험상궂은 면상으로 보았을 때 분명히 부모님한테 전화를 했을 텐데.

아직 방학이 보름 넘게 남은 학교생활은 일단 제쳐두고 당장 오늘 저녁에 부모님께 불호령을 맞을 생각을 하니 집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았다.

늘 물놀이하던 도랑 가장자리에 초롬히 앉은 우리는 애꿎은 돌만 던지며 그저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렸다.

유유히 흘러가고 있는 눈앞에 이 도랑은 어제와 같은데 나는 어제와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버렸다.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물장구치던 어제의 나의 모습이 그리웠다.

이제 나는 도둑으로 낙인찍혀 더 이상 어제의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으로 살 수 없다는 서글픔에 자꾸만 눈물이 차올랐다.

조금 더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더 늦으면 도둑질에 엄마, 아빠한테 말도 안 하고 늦게까지 싸돌아댕긴 벌이 추가될 것 같아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집으로 돌아갔다.


조심스레 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와 고소한 계란후라이 냄새가 우리를 맞았다.

엄마는 전화를 못 받으신 건지 어쩐 건지 손 씻고 밥 먹게 얼른 앉으라 하셨다.

아무리 재밌고 같이 있어서 좋아도 그렇게 하루종일 그렇게 싸돌아다니면 안 덥냐고, 안 힘드냐고 밥 많이 먹으라며 각자의 밥 위에 계란후라이를 두 개씩 척척 올려주셨다.

순간 우리는 안도의 눈빛을 교환했다. 그 아저씨가 전화를 하지 않은 건가? 일단 오늘은 안 했나 보다 하면서 우리는 허기진 배에 따뜻한 밥을 채워 넣기 시작했다. 혼나는 건 일단 모르겠고, 그 밥이 얼마나 꿀맛이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배고픔과 불안함까지 더해진 배에 엄마가 전해준 따뜻한 온기 가득한 밥 한 끼가 허한 내 맘을 덥혀줬었던 것 같다.


그날 밤에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암흑 같은 미래에 대해 조금 걱정을 나누다가 너나 할 것 없이 순식간에 곯아떨어졌다.

다음날이 되었다.

어제 전화를 안 했으면 오늘은 분명히 전화를 할 텐데. 부모님이 돌아올 시간이 기다려지기도 두렵기도 하면서 우리는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며 하루종일 집안에 모여 있었다.

우리의 행동이 이상해 보였던 큰언니가 어제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봤지만 우리는 그 누구도 입 밖으로 우리가 경험한 일들을 내뱉지 않았다.

은영이언니와 두진이는 며칠만 있으면 집으로 돌아간다지만, 나는 엄마아빠에게 도둑으로 낙인찍히는 데다가 우리의 범죄현장이 늘 트라우마처럼 자리 잡은 이 동네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싫었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덜 혼나보려는 심산으로 각자 공간을 나누어 집대청소를 실시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 저녁에 부모님이 퇴근을 하셨다.

퇴근하시고 들어오시는 아빠는 두 손가득 옥수수가 담긴 커다란 봉지를 들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는 모두 얼음처럼 굳어버렸는데 옆에 계신 엄마가 아무렇지 않은 듯,

"너거 배고프제, 엄마가 얼른 저녁 차려 줄게"라고 말씀하셔서,

'이직인가?' 하며 일단 마음을 쓸어내렸다.


그날 저녁을 먹고 나서 엄마는 옥수수도 삶아 주셨다.

트라우마가 생겨 안 먹힐 법도 한데 엄마가 소금과 사카린을 넣고 폭 삶아 준 옥수수는 여전히 꿀맛이었다.

그리고 그날 작은방에 둘러앉은 우리는 그 옥수수주인을 '천사아저씨'라 부르기로 했다.

그렇게 험상궂게 째려보며 윽박지르던 아저씨가 우리에게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마라고 겁주려고 그랬나 보다.

옥수수아저씨는 어른중에 어른. 그야말로 훌륭한 어른이 아닐 수 없었다.

부모님에게도 전화 안 했으니 학교에도 전화를 안 했을 테고 우리는 이제 자유의 몸이 되었던 것이었다.

다시는 도둑질도 서리 비슷한 것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우리는 옥수수로 기쁨의 축배를 들었다.


다음날 큰언니가 우리 곁에 묘한 웃음을 지으며 다가오면서 얘기했다.

"너거! 옥수수 훔치다 걸렸제?"

그때 나는 마시던 물을 뿜을 뻔했다. 이 언니가 그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인가!

우리 동지 중에 이렇게 허무하게 우리의 비밀에 대해 입을 놀린 자가 있단 말인가.

그 옥수수서리 한 집이 언니 친구집인가.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

그때 언니가 한마디를 더 했다.

"야! 엄마 아빠 다 알고 있다!"

순간 머릿속은 새하얀 백지장이 되었고, 생각의 회로는 모두 끊겼다.

그리고 잠시 후 머릿속은 완전 혼돈 그 자체였다.

"으응.....??"

"너거 늦게 들어온 그 날 그 아저씨가 엄마한테 전화해서 지랄지랄하면서 보상하라고 난리였단다. 그래서 찾아가 보니 옥수수 몇 개 부러진 것 가지고 돈 내놓으라고 난리라서 아빠가 20만원 드리고 텐트도 하나 드리고 왔단다."


우리 부모님은 그 당시 천막, 텐트를 수출하는, 직원이 30명 정도 되는 작은 공장을 운영하셨었다.

무슨 일 하냐고 물어봤을 때 그 속셈을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그리고 부모님은 우리가 옥수수가 먹고 싶어서 그랬나 싶어 시장에 들러 옥수수를 엄청 사 오셨다는 것이었다.


엄마, 아빠는 이후에도 단한번도 우리에게 옥수수서리에 대해, 그날의 일에 대해 언급을 하신 적이 없다.

그리고 나는 그 일로 우리 부모님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다.

우리의 '옥수수서리'를 도둑질이 아닌 진정한 '서리'로 만들어 주신건 우리 부모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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