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실무 용어 나들이(1)
방송국 디자이너가 쓰는 실무 용어들
방송국에서 OAP 디자이너로 근무 중인 나는 회사 내에서 사용되는 업무 용어들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방송국'이라는 환경의 특수성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방송국 디자이너들이 사용하는 실무 용어 다섯 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전일/당일/상시
2. 클린
3. 전판/대판
4. 와꾸
5. 우라까이/바리
1. 전일/당일/상시
전일, 당일, 그리고 상시 버전은 OAP디자이너가 제작해서 온에어 되는 필수 제작물이다.
방송일과 시간을 홍보하는 것은 시청률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프로모션 수단이므로 예고 상단이나 엔딩, 버그 하단에 들어가거나 프로그램 방송 중 하단 바, 프로그램 엔딩 등 다양한 포맷으로 채널에 상시 노출된다.
수요일 밤 10시에 프로그램 혹은 중계방송이 편성되었다는 가정을 해보겠다. 전일 버전 홍보물의 경우, [내일 밤 10시 본방송]과 같이 다음 날 프로그램 편성이 언제 예정되어있는지 편성 전날 시청자들에게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당일 버전은 오늘 방송이 예정인 프로그램이 몇 시에 방영 예정인지 홍보한다. 보통 일자를 표기하는 경우는 없고, [오늘]이라고 표기해 시청자가 방송 시간을 직관적으로 인식하도록 제작한다. 상시 버전은 전일, 당일을 제외한 일주일 동안 상시로 노출되는 제작물을 말한다. [2월 2일 수요일 밤 10시]와 같이 일, 요일, 시간 모두를 표기한다. 화요일에 전일 버전, 수요일에 당일 버전 홍보를 운행한다면 목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상시 버전으로 운행한다.
2. 클린
OAP디자이너는 클린을 요청받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클린이란 말 그대로 깨끗한 영상 혹은 이미지를 뜻하는데 정보성 텍스트를 모두 제거하여 PD에게 전달한다. 주로 프로모션을 위한 텍스트가 삽입되어 완성되고 이후 텍스트만 빠진 완성본으로 2차 제작한다. 수신자가 간단한 타이핑 작업 후에 수시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일자 혹은 시간 고지를 제거한 형태 그 자체로 디자인된 화면으로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클린은 예고편 뒤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데, 중계 같은 경우 급하게 방송 시간이 변경되거나 담당 PD가 중계 화면 배경으로 사용하거나 영상 사이에 화면 전환용으로 삽입되는 등 임의로 사용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므로 용도와 구성이 무궁무진하다.
3. 전판/대판
전판과 대판은 같은 단어다. 사람마다 다르게 부르는데 결국 같은 제작물을 의미한다. 전판이란 화면을 가득 채우는 한 씬의 영상 혹은 이미지이다. 전판 이미지는 예고 엔딩을 대체하여 사용되기도 하고 운행시간이 부족한 영상에 붙여 시간을 조정하거나 중계 배경 영상, 또는 프로그램 내 디자인된 화면이 필요한 경우 배경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전판이 영상이 아닌 이미지인 경우 인물 소개나 CG화면과 같이 디자인으로 꾸밈이 요구되는 한 장면으로만 구성된 화면 이미지를 뜻한다. 주로 디자이너와 PD 간 의뢰를 주고받을 때 등장하는 단어이다.
4. 와꾸
주로 속어로 ‘외모’를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지만 방송 디자인에서는 시안 또는 프레임(Frame)을 뜻한다.
편집 가안이나 로고 디자인 시안을 제작할 때 주로 ‘와꾸를 잡는다’고 표현하며, 프레임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액자 틀 안에 영상 화면이나 사진 이미지를 합성하는 작업에 활용하는 소스로서 제작하거나 방송 화면 전체에 꾸밈 테두리처럼 삽입할 커다란 프레임을 제작한다.
5. 우라까이/바리
우라까이와 바리 역시 부르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의미는 같은 단어이다. 우라까이는 신문, 방송 현장의 일본어 속어이며 바리는 베리에이션(variation)의 축어처럼 사용된다. 이미 제작을 마친 영상이나 이미지, 이전에 녹음했던 성우 음성이나 음악 등을 재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용된다. 보통 신규 제작을 주로 진행하므로 이렇게 진행하는 경우는 긴급하게 의뢰가 들어온 상황, 또는 중요도나 우선순위가 낮은 제작물을 시간 대비 효율적으로 제작할 경우에 해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