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모씨 Apr 08. 2024

일상에 (사소한) 새로움 더하기

 또 병이 도졌다. 새로 시작한 일과 변화된 일상에 적응이 되자마자 지루함이 찾아온 것이다. 오늘 새벽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자마자 한숨과 함께 “지겨워.”라는 탄식이 새어 나왔다. 하루를 시작하고 내뱉은 첫 마디가 ‘지겨워’라니. 

 그런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종일 기운이 없었다. 일터에선 연이어 어이없는 실수를 하며 자책하기 일쑤였고 퇴근길의 가뿐함도 못 느꼈다.     


 이대로는 안 된다, 큰 틀은 바꾸지 못해도 일상에 작은 변화나 새로운 시도를 더 해봐야겠다 마음먹었다. 

 먼저, 퇴근 후 소파에 누워있는 대신 영어 공부를 했다. 무료로 학습 자료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에 들어가 뉴스 파일을 들으며 쉐도잉을 하고 대본을 읽으며 틀린 부분을 확인하고 간단히 필기를 마쳤다. 

 대략 50분 정도 영어 공부를 하고는, 글을 쓰기 위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쓸 게 없어서 빈 문서만 열어놓고 한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글감을 찾겠다며 기사 몇 개를 읽고 온라인 서점을 둘러보았지만 영 쓸 만한 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요즘 심정을 투덜대는 기분으로 첫 문장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고 나서는 식사 준비를 해야 한다. 식단은 매일 거기서 거기, 도무지 창의력 발휘가 안 된다. 오늘은 계획된 식단에, 냉장고를 뒤져 즉흥적으로 한 가지 더 만들어봐야겠다. 그리고 과감하게 현미 80% 비율로 밥을 지어봐야겠다. (이것도 변화라면 변화다!)

 일하며 유니폼을 입는 데다, 퇴근 후 특별한 일정이 없는 터라 일주일 내내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할 때가 많은데, 내일은 특별히 다른 옷을 입고 출근해봐야겠다. 기분이 나면 곧장 집으로 향하지 않고 어디라도 들러봐야겠다.


 지루해졌다고 익숙한 것을 내팽개치는 나쁜 버릇을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 같은 일이라도 창의력을 발휘하고, ‘익숙함’을 넘어서 ‘능숙함’으로 나아가리라 마음을 다잡아본다.

 세상 모든 일, 관계와 마찬가지로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큰 틀에서 보자면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일상이지만, 틈새에 사소한 변화를 시도하는 노력으로 ‘일상의 지겨움’을 지워가려는 노력을 시작할 때인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나 다쳤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