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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밥 짓기 Oct 18. 2024

개명 사유서



얼얼한 세상에서 살기 싫었던 동태

채 자라지 않아 말라 버린 노가리

얼다가 녹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서서히 마른 북어

방망이에 두들겨 맞기 싫었던 황태

추위에 벌벌 떨다가 갑자기 녹아 버려 

울다가 검어져 버린 먹태

다시는 낚여 잡히기 싫은 조태

그물에 잡히고 싶지 않은 망태     


푸른 물살을 가르며 살고 싶은 명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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