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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교달 Nov 02. 2021

숨어 있던 가면 증후군

나를 더 사랑해 줄 사람은 나

배움에는 끝이 없다.

정신 못 차리게 세상은 빨리 변하고 있다. 아, 나도 남들처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다 보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다. 지구가 빨리 도는 것은 느끼지 못하고 살았는데, 요즘 세상이 도는 속도는 어지럽다 못해 쓰러질 것만 같다. 나만 그런 걸까? 나만 뒤처지고 있는 듯 자존감이 땅에 떨어지는 시기가 누구에게나 온다. 잘 해오다가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한 때가 온다. 나의 운발이 바닥날 것 같아 전전긍긍하는 순간이다.


가면증후군(Imposter syndrome)은 자신의 성공이나 명성이 노력이 아닌 운이나 다른 요소로 얻어졌다고 생각하며 , 언젠가 자신의 가면이 벗겨져 무능함이 밝혀지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심리를 말한다.


주말에는 세상을 다 얻은 듯 잠을 설쳤다. 감사 노트에 매일 쓰던 일이 실제 이루어졌다. 교사 연수를 주도하는 워크숍 리더 훈련에 선발된 것이다. 국제학교 교사가 된 지 6년 만의 일이라 나는 너무 기뻐 확성기를 들고 뛰어 나가 외치고 싶었다. 아! 이렇게 인정받는 일이 실제 이루어지는구나. 전 세계 교사들의 연수를 리드하는 리더가 된다니! 꿈만 같았다.


가면 증후군이 생기기 시작한 건 첫 모임을 하고 난 후였다. 나름 영어에 자신 있고 경력도 있다고 생각하며 팀 멤버들을 만났다. 대만, 일본, 한국, 중국에서 선발된 선생님들과 함께 소개를 하는 순서에서부터 나는 먼저 손을 들지 못했다. 나의 영어를 평가당할 것 같고 얕은 지식의 밑바닥을 보일까 두려워졌다. 이제껏 내가 써 온 가면이 벗겨질까 봐 대화가 두려웠다. 나의 성공이 그저 운이었던 걸까? 나는 유명무실하고 무능력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게 되고 우울증에 걸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나의 모습이 갑자기 초라하거나 우스워 보이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온다.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던 교사의 모습은 사라지고 다시 소심한 학생이 되어 교실 한구석에 쭈그리고 있는 나 자신을 보았다. 


가면증후군을 없애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을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루이스 헤이의 [미러]라는 책을 본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자신을 사랑하는 마법을 금방도 잊은 나 자신을 발견했다. 거울의 나에게 다시 말을 걸어봐야지. 또 다른 성취를 위해 불안해했던 나 자신에게 지금도 충분해라고 말해줘야 한다. 나의 성공과 업적을 운이라 생각하지 않도록 과거에 느꼈던 성취감을 다시 꺼내 떠올려 본다.


 결국 나를 사랑하고 알아주는 사람은 나여야 한다. 그 험난한 노력을 함께 이룬 나의 몸과 마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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