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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하영 Oct 25. 2023

깊은 밤,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쇼팽의 녹턴

지난 글에서 John Field의 녹턴을 소개하며 Chopin의 Nocturne을 언급했었다.

사실, 녹턴! 하면 가장 떠오르는 작곡가는 당연히 쇼팽이다. 쇼팽이 녹턴을 작곡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들에게 녹턴이라는 장르가 이만큼 사랑받을 수 있을까?


Frédérik François Chopin (1810-1849)

-낭만시대 작곡가 (민족주의 작곡가)
-폴란드 작곡가
-피아노 선율을 시적으로 표현하여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별칭이 있다.


녹턴은 지난번에도 이야기했지만 ’‘야상곡’‘이다.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을 불러일으키는 늦은 밤, 달이 떠오른 밝은 밤, 하루를 정리하는 밤, 사랑하는 밤, 슬픈 밤, 더욱 하루를 시작하는 감정으로 에너지가 샘솟는 밤이 되기도 하다.


쇼팽의 녹턴은 사후 출판 작품까지 총 21개가 있다.

19번까지는 Opus번호를 받은 작품이고, 20번과 21번 작품은 이후 출판되어 Posth라는 작품번호가 붙어있다.

이 중 20번 C-Sharp Minor는 영화 [피아니스트]에 등장하여 더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본인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https://youtu.be/SreMxXuXjA4?si=wVL0Y9lJ5yuyc5YC

Claudio Arrau


쇼팽은 모든 녹턴 안에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하다. 그리고 몇 개의 녹턴을 제외하고는 잠들지 못할 것 같은 애리고 시린 감수성으로 자극하는 음악들이다. 시작하는 주선율에서 주는 임팩트가 꽤나 강렬하다.

쇼팽의 음악적 특징은 왼손의 넓은 아르페지오 반주부에 자유롭게 흐르고 쏟아지는 오른손의 아름다운 선율이다.

앞선 존 필드과 유사하지만 쇼팽은 그 감도가 훨씬 깊다.

화성의 전개, 다양한 모티브, 악상의 범주도 넓고 테크닉적 요소로도 결코 가볍지 않다.


쇼팽의 녹턴 1번은 내가 제일 처음 만난 쇼팽이었다.

어린 시절, 바흐, 베토벤, 모차르트, 슈베르트를 거처 쇼팽을 처음 만났다.

충격적이었다.

정교하고, 정갈하고, 딱 떨어지고 규칙적이고 악보만 봐도 어떤 전개인지 눈에 확 들어오 이들과는 달리 쇼팽은 악보에서부터 낯섦이 느껴졌다. 왼손은 계속 펼쳐져 있고, 오른손은 왼손과 마주하지 않고 누가 봐도 개수가 안 맞았다. 그저 악보를 봐오라는 말에 난감하고 수난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쇼팽을 겨우 치고 이해한 후로는 너무 사랑하는 자곡가가 되었지만 막연하게 악보를 봤던 그때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뭐, 이후에도 브람스라던지 드뷔시, 등등의 매우 혁신적인 작곡가들을 마주할 때마다 “이게 뭐야?”라는 반응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


지금은 즐겨 치고 즐겨 듣고 좋아하는 쇼팽의 녹턴이다.

녹턴을 추천할 때마다 절대로 밤에 자기 전에 평온한 잠자리를 위해 듣지는 말라고 한다 >.<

그러나 그래도 틀어놓을 만한 쇼팽곡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곡들 중 하나가 내가 제일 처음 만난 쇼팽의 녹턴 1번이다.

https://youtu.be/Oy4bfn0tYEU?si=uCuyT2MF64eNdcat

Athur Rubinstein

첫 오른손의 선율 등장부터 홀리는 마력 같은 녹턴이다.

모든 녹턴이 다 좋지만 쇼팽의 녹턴은 1번과 2번이 가장 많이 사랑받는다.

매우 여린 듯 강하고, 섬세하며 자유로운 묘한 매력적인 곡이다.

사실 2번 녹턴은 사람들이 워낙 좋아해 전공자 부심으로 제대로 듣지도 치지도 않았는데, 다시금 매력에 빠져든 곡이다.


왜 쇼팽을 [피아노의 시인]이라고 이야기하겠는가 싶다면 쇼팽의 녹턴을 들어보면 된다.

개인적으로 정말 다 좋아하지만 4번, 8번, 12번, 16번, 19번 의 음악들을 좋아한다. :)


깊은 밤, 상상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쇼팽의 녹턴과 함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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