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사항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가?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어려워”
‘평범’이라는 단어의 뜻을 검색하면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라고 명시되어있다. 사전적인 의미로만 보면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의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삶은 만족스럽지도 않고 정말 애매하며 색다르지도 않은 것인데, 많은 이들이 평범한 삶을 살기 바란다.
나름대로 정의한 평범한 삶은 평균 소득에 특별한 문제없이 의식주를 해결하고 마음 편하게 지내는 것이었다.
흔하게 말하는 평범한 삶은 무엇일까?
부지불식간에 떠오르는 단어. 돈과 명예. 이것들이 충족되는 것이 평범한 삶일까?
부와 명예는 필요하지 않아. “난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어”라고 말을 하지만,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하는 이중적인 모습. 돈과 명예 등은 부정할 수 없는 삶의 한 요소일 것임에 틀림없다.
어떤 이는 주식으로 돈을 벌어 차를 사고 또 다른 이는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서 더 큰 집을 샀다고 하는데, 자연인처럼 세상을 해탈한 듯 평범함만을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비교를 해 본다.
평범함을 꿈꾼다고 입으로 말하지만 제자리걸음 인생을 벗어나고자 투자 서적을 열심히 읽으며 공부를 한 적이 있다. 월요일에 산 로또를 가슴에 품고 1등 당첨 주인공으로 한 주를 보낸 적도 있다.
로또가 당첨되면 산 좋고 물 좋은 한적하고 조용한 장소에 멋진 집을 짓고 책도 읽으며 가까운 가족, 지인들과 삶을 나누며 유유자적 살기를 원했다.
당장 실현할 수 없는 꿈을 평범한 삶이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40대가 넘어가는 시점에서 혼란스러운 마음이 한가득 이였다. 뒤를 돌아보니 30대라는 시간이 한순간에 지나버린 상태였다. 그 많은 시간 동안 이뤄 놓은 것들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니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 없었다.
고달픈 직장 생활 과정에서 인생이란 뭘까 헛웃음과 자조 섞인 생각으로 30대 중후반을 보냈다. 열심히 산다고 내 삶이 크게 달라질 것도 없고 열심히 살아봐야 아프면 끝인데, 아등바등 악착같이 살지 말자고 다짐한 적도 있다.
한때는 누군가 회사에서 열심히 충성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뭘 얻고자 저렇게 회사에 충성을 하고 있을까? 뭘 얼마나 대단한 일은 한다고 해보니 남는 것은 질병과 고통뿐, 그냥 적당히 하지.”라는 생각과 함께.
돌이켜 보면 나는 보통, 중간, 평균에 해당하는 삶을 살아왔다. 학교 졸업하고 30대 초반에 결혼을 해서 두 딸을 둔 대한민국 평범한 40대 직장인으로서 삶이 100% 만족스럽지 않았다.
바라고 원하는 꿈은 컸지만, 입으로는 평범함을 말하고 그 간극의 차이에서 만족이라는 것이 채워지지 않았다.
하루를 살아가면서 소소하게 느끼는 만족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미래만 바라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주변을 돌아보니 평범한 삶은 지금 주어진 현재를 충분히 누리는 것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결국 지금 있는 자리에서 남들이 밥 먹을 때, 밥을 먹고, 남들 즐거울 때, 즐겁고, 남들 잠을 잘 때, 잠을 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것을 하며 사는 것은 목표나 꿈이고 그것을 이루려고 하지만 원하는 만큼 되지 않기에 후회와 미련만 더욱 남는 것 같다.
희망 사항만 생각하지 말고 현재 주어진 것이라도 잘 느끼며 살아보면 어떨까 싶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돌아가 편히 쉴 공간과 누울 장소가 주어졌다면 당신은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기본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많은 부와 원하는 삶을 다 이루지 못했더라도 누군가 옆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당신이 위로와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당신은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평범한 삶을 살고자 원하는 당신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완벽한 인생을 사려고 너무 애쓰며 살지 않아도 돼요.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그리고 열심히 잘 살았어요.
오늘도 수고했으니 편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