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에게
사랑하는 유리에게
유리야, 보건선생님이야.
잘 지내지?
우리 유리에게는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어.
사랑한다는 말.
작은 키, 예쁜 얼굴, 또랑또랑한 목소리.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우리 유리는 거짓말을 자주 했고,
친구들과 끊임없이 다투었지.
너는 자기주장이 참 강했어.
무엇이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했지.
너와의 다툼으로 같은 반 친구들은
팔, 다리, 얼굴 등에 끊임없이 상처가 났어.
학기말이 되면 학부모들이 학교에 전화했지.
"우리 아이 유리랑 다른 반 시켜주세요."
넌 선생님한테도 거짓말을 했지
"선생님, 사서선생님이 밴드 가져오래요."
선생님이 물었지.
"유리야, 밴드 필요하니?
사서 선생님이 조금 전에 밴드 가져가셨어."
너는 당황해하며 말했지.
"선생님, 상처 생기면 붙이려고요.
친구들도 상처 나면 주고요."
선생님은 밴드를 몇 개 주면서 말했어.
"유리야, 선생님에게는 거짓말 안 해도 돼.
너의 부탁은 꼭 들어줄 거야."
너는 고개를 끄덕이고 교실로 돌아갔지.
네가 4학년 때 생각나니?
등굣길에 울면서 보건실에 왔던 날.
선생님이 널 꼭 안아주며 말했어.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릴 테니, 울고 싶은 만큼 울고 가거라."
너는 한참을 울다가
가방에서 편지 한 장을 꺼냈어.
손을 덜덜덜 떨며 편지를 읽었지.
선생님은 살며시 물었어.
"누가 쓴 편지야?"
너는 말했지.
"제가 너무 말을 안 들어서
엄마가 매일 써주는 편지예요.
제가 매일 나쁜 행동 해서
엄마가 새벽기도도 다니세요.
그래도 저는 또 나쁜 행동을 해요.
그래서 엄마가 슬퍼해요."
'엄마가 슬퍼해요.'라는 마지막 말을 뱉으며
너는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흘렀지.
그 모습이 얼마나 안쓰러웠는지 모른단다.
엄마의 바람,
엄마의 바람대로 하지 못하는 너.
고작 4학년인 네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무거운 짐이었지.
실컷 울고 안정을 찾은 너에게 선생님이 말했지.
"유리야, 힘들면 언제든지 보건실에 와라."
너는 고개를 끄덕였어.
너는 그 뒤로 친구들과 다투고
숨을 고르기 위해
보건실 몇 번 더 찾아왔었어.
5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고
학교에 네가 보이지 않았어.
너를 아는 선생님께 물었어.
"요새 유리가 안 보여요."
그 샘이 말씀하셨지.
"친구들이 너무 힘들어해서
전학 갔다고 하더라고요.
새 학교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어요."
선생님은 새 학교에서 네가 조금 더 편하게,
조금 더 사랑받으며 지내기를 바랬단다.
넓은 사막에 홀로 서있던 유리야.
지금은 어떻게 지내니?
잘 컸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우리 유리.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