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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배 Dec 20. 2021

가만히 서서 하늘을 봐요

낭만이 뭐 별 거인가요

가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것이 좋다. 낭만이 뭐 별 거인가. 저물어가는 해를 보며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는 일이지. 오랜 친구에게 전화 한 통 하며 안부 묻는 일이지. 우리 이렇게 잘 살고 있다고, 고생하고 있다고 웃고 울며 떠드는 일이지.


피곤하고 힘들어도 가만히 서서 하늘을 보면 도시가 잠시 고요해지고 빛이 덮은 세상에 잠겨 있는 기분이 든다. 좋다. 두 발로 서 있을 수 있는 게 좋고, 다리 힘으로 바퀴를 굴릴 수 있는 게 좋다.


바쁘지, 현대사회.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고 달리면 힘이 들고. 무심한 하늘은 오늘도 푸르렀다 붉게 물드는데, 나는 그대로인가 싶고. 느리지만 달라지고 있다고. 조금씩 늙어가지만 그만큼 자라나고 있다고.


머리가 아픈데 그깟 걱정이 별 일인가. 걱정이 없으면 인생도 재미없다. 걱정한 일은 대부분 일어나지도 않고, 일어나면 신이 나를 시험하는구나 한숨 한 번 쉬고 또 살아가면 되는 것이지. 걱정은 하늘에 던져두고 저물어 가는 해에 띄워 깊은 어둠 속에 잠들게 하면 그만인 것을.


행복하다! 그래, 낭만이 뭐 별 거 인가. 가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때 웃음 짓는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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