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이유
베트남을 여행지로 많이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열에 최소 아홉 이상은 '가성비'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좋은 5성급 숙소에 머물면서 문자 그대로 '왕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곳. 실제로 숙소 베트남 현지 직원들 서비스는 충분히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될 정도로 Nice한 경험이었다.
이번에 3박 5일 나트랑 자유여행을 하면서 머무른 숙소는 아래와 같다.
나트랑 시내 (1박) : 다이아몬드베이 호텔
빈펄섬 (2박) : 빈펄 럭셔리 리조트
나트랑 시내 (0.5박) : 버고 호텔
예전 같았으면 숙소는 거의 3~4성급 위주 가성비로 끝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소득 수준도 올라오고 N사 여행 인플루언서 활동과 더불어 Y사 숙박 플랫폼 서포터스를 하며 생각이 달라졌다.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 다양하고 좋은 4~5성급 숙소 경험을 해보니 '숙소'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나름대로 여행 예산 계획을 짜고 위치, 리뷰, 우리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하여 고른 숙소가 바로 세 군데였다. 그런데, 여행 첫날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을 떠올리게 됐다.
5성급 다이아몬드베이 호텔,
프라임 스위트룸 파노라마 오션뷰
이름도 길다. 베트남 나트랑 여행 해변가와 가까운 오션뷰 숙소, 다이아몬드베이 호텔 '프라임 스위트룸 파노라마 오션뷰 객실'. 해변가 바로 앞에 있는 5성급 숙소로 이곳에는 내가 머무른 숙소 외에도 쉐라톤, 인터콘티넨탈 그리고 현지 브랜드 호텔이 있다.
쉐라톤과 인터콘티넨탈은 브랜드 값이 있어서 그런지 1박에 20만 원에 가까울 정도였고, 내가 숙박한 곳을 포함한 현지 브랜드 호텔은 가격 스펙트럼이 다양했다. 대체적으로 1박에 10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투숙이 가능했다.
그래도 오션뷰 객실은 당연히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 그래도 무려 스위트룸 파노라마 오션뷰 객실인데 약 11만 원에 투숙할 수 있다는 사실은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의 해운대 지역 5성급 호텔 오션뷰 객실 가격을 떠올리니 '가성비 甲'이란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일단 체크인 시에 호텔 직원은 5성급 답게 프로페셔널하고 상당히 친절했다. 또한, 영어로 의사소통에도 전혀 문제점이 없었으며, 각 체크인 상황에 따라 호텔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럼 이제 객실로 올라가 볼까?
이곳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파노라마 오션뷰 욕조
나는 욕조를 좋아한다. 그래서 국내에서 출장을 다닐 때에도 이왕 같은 가격대면 '욕조'가 있는 숙소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데, 나트랑 해변 파노라마 오션뷰를 보면서 욕조에 몸을 담글 수 있다는 점은 큰 메리트가 아닐 수 없었다.
흐린 날이었지만, 기본적인 룸 컨디션부터 시작해서 포근한 느낌의 욕실 분위기는 새삼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됐음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새벽부터 일어나서 비행기까지 타고 온 지친 몸을 풀어주기 위해 바로 욕조로 달려갔다.
욕조가 왜 이렇게 더러워?
욕조에 물을 받으려고 하는데,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했다. '욕조 바닥에 그대로 남아 있는 때'가 바로 그것이었다. 다른 나트랑 유명 리조트에서도 이런 '위생' 부분을 지적하는 글을 종종 보곤 했었는데, 막상 내가 마주하니 순간적으로 뭔가 싶었다.
여기는 다른 급도 아니고 '5성급' 숙소여서 더 당황스러웠다.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베트남 얘네들은 호텔 성급을 매기는 기준이 뭐지? 기본 중에 기본, 청소도 제대로 안 되는 호텔에 5성급을 부여한다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됐다.
이렇게 욕조에서 뒤통수를 맞으니 숙소 거실 등에서도 처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먼지들이나 각종 미진한 청소 상태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넓었던 객실과 편하게 오션뷰를 즐길 수 있는 리클라이너 의자, 숙면에 안성맞춤이었던 침대 등은 긍정적인 요소였다.
온수는 또 왜 안 나오는 거야?
그런데, 여기 또 하나 당황스럽게 하는 점이 있었다. 이 역시 욕실에서 발생했다. 나는 열이 엄청 많아 여름철에는 온수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몰랐는데, 아내가 샤워하면서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니, 내가 남인도 지역을 15번 왔다 갔다 하면서도 온수가 나오지 않는 숙소는 없었다. 하물며 시내 5성급 숙소에서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니......! 아무리 오랜 시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뜨거운 물. 약간, 아주 약간 미지근한 물 정도가 공급됐을 뿐이었다.
아무리 가성비가 좋은 베트남 나트랑 여행이라지만, '가성비'의 전제는 '기본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가장 기본적인 청소와 온수에서 문제가 발생하니 조금은 헛웃음이 나왔다.
만약 이런 상태의 숙소였다면, 5성급이 아닌 4성급 이하 등급을 부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베트남이니까 그러려니 해라'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걸 감안했으면 더 저렴한 4성급 이하의 숙소에서 투숙했겠지.
실제로 0.5박 숙소로 머물렀던 나트랑 버고 호텔에서는 4성급에 걸맞은 기대가 있으니 별 생각이 안 들었다. '베트남이니까, 동남아니까'란 이야기가 반복되면 한 번은 가고 두 번은 안 가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