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이유
나와 아내는 쇼핑몰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쇼핑몰이나 백화점에서 이것저것 막 구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쇼핑몰을 방문하면 나름대로 축약된 그 나라의 문화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더 좋아한다.
전 세계 어디를 방문하든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쇼핑몰. 이번 베트남 나트랑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그동안 가봤던 동남아 국가의 쇼핑몰에서도 나름대로 돌아다니며 볼거리가 쏠쏠했던 기억이다.
그런데,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불안감이 엄습했다. 냐짱 시내 쇼핑몰에 대한 상세 리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나트량을 대표하는 쇼핑몰은 어디일까?
네이버 검색, 구글링, 구글맵 리뷰 등을 확인한 결과 [골드코스트몰 / 빈컴플라자 / AB센트럴] 총 3개가 이 도시에 있는 대표적인 쇼핑몰이었다.
롯데마트 골드코스트점 쇼핑 차 처음 방문했던 쇼핑몰이 골드코스트몰(Gold Coast Mall, Nha Trang)이었다. 큰 특징은 없었던 일반적으로 내가 알고 있는 백화점 구조였다.
브랜드 및 판매 상품 다양성이 좀 아쉬웠다. 뭔가 눈길을 사로잡는 상품도 없었고, 쇼핑 거리가 많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곳이 가장 번화하고 볼거리 많은 쇼핑몰일 줄이야...!
이후 나트랑 여행 마지막 날 0.5박 일정으로 짝퉁 상점과 CCCP 커피를 갔다가 너무 시간이 많이 남아서 나머지 쇼핑몰인 빈컴플라자와 AB센트럴에 방문했다. 차를 탑승하고 창 밖으로 외관을 봤을 때는 꽤 번쩍번쩍해 보여서 꽤 기대를 하고 갔다.
그런데, 두 쇼핑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조명이 어둡고, 공실이 많다.
조금 당황스러울 정도로 쇼핑몰 조명이 어두웠고, 공실도 많았다. 1층은 그나마 상황이 나았고 층수를 올라갈수록 공실률이 더 높았는데, 마치 요즘 동대문 패션 쇼핑몰 같다고 해야 할까?
그래도 빈컴플라자는 상대적으로 윈마트(Win Mart)라도 있어 상황이 조금 괜찮아 보였다. AB 센트럴 쇼핑몰에는 맥도날드와 카페를 제외하면 쇼핑몰 구경하는 사람조차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1층에 입점한 상점을 쭉 돌아보니 이마저도 '짝퉁'이 쇼핑몰 매장을 점령하고 있었다. 와... 쇼핑몰에서 대놓고 짝퉁을 팔다니! 이건 조금 문화 충격이었다. 그래도 쇼핑몰이라고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골프웨어 짝퉁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나트랑 쇼핑몰에는 쇼핑 거리가 없다. 짝퉁 쇼핑과 롯데마트 쇼핑이 이 여행지 쇼핑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솔직히 쇼핑몰 짝퉁 상가를 돌아다니면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그래도 AB 센트럴 쇼핑몰이 나쁘지 않은 기억으로 남은 것은 맥도날드 햄버거와 그 옆에 카페에서 마셨던 아보카도 커피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짝퉁 말고 조금 제대로 된 쇼핑을 하고 싶었는데, 새삼 고급 리조트나 호텔에 들어가서 호캉스 하는 거 말고는 아무런 즐길거리가 없구나란 사실을 새삼 또 체감했던 쇼핑몰 탐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