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조지아
여러분, 탄산수 좋아하세요?
처음 탄산수를 접한 날이 기억납니다.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인데요. 어느 날 서울 신촌 카리부 커피 이대점에 방문했었는데요. 당시 커피를 마실줄 몰라 뭔가 있어 보이는 병으로 된 음료 Bottle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바로 페리에 탄산수였죠. 먹자마자 '우웩~'이란 말이 절로 나왔던 기억이 떠오르는데요.
어느덧 먹다 보니 그 맛에 적응 됐고, 카자흐스탄에서 1년 동안 생활하며 어느덧 탄산수를 좋아하게 됐는데요.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처럼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 소화에도 도움 되고, 갈증 해소에도 탁월하기 때문에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지아에서 가장 유명한 수출품 중 하나가 탄산수라는 거 알고 계셨나요? 특히 보르조미(Borjomi) 탄산수는 조지아 주요 수출품목일 정도로 많이 수출되고 있습니다.
보르조미는 조지아의 유명한 휴양 도시 이름입니다. 탄산수는 이 지역의 이름을 땄는데, 제주 삼다수와 같이 보르조미 협곡에서 나는 '천연 탄산수'를 상품화시켜 병과 캔에 담아 판매하고 있는 것이죠.
여기서 Point는 '천연 탄산수'란 사실입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탄산수 브랜드 대부분은 인공 탄산수인데요. 그래서 톡 쏘는 탄산감이 극대화된 상품이 많습니다. 저는 이런 극대화된 탄산 느낌을 좋아하여 여러 가지 탄산수 브랜드 중에 빅토리아 혹은 태국 싱하 제품을 좋아합니다.
이번에 조지아 여행을 하며 극도로 더운 날씨에 단박에 갈증을 없애주는 특효약인 탄산수를 자주 마셨는데요. 그런데, 일반적인 탄산수를 생각하고 마신다면 처음에는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탄산수가 왜 짠 거야?
바로 짠맛 나는 조지아 탄산수 맛 때문인데요. 게다가 제가 아는 기성 제품 대비해서 탄산감은 훨씬 떨어집니다. 마치 수입 맥주 먹다가 국내 맥주 마시는 느낌이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잘 되실 거예요.
그 이유는 천연 탄산 광천수 안에 나트륨 함량이 높기 때문입니다. 자연 탄산수이기에 탄산감은 인공적인 기술을 가미한 것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러시아 제국 시절에는 한 귀족의 자녀가 보르조미 광천수를 먹고 나았다는 이야기가 있어 거의 '약'으로 통용될 정도였죠. 실제로 일반 제품보다 훨씬 미네랄이 풍부해서 건강에 좋답니다. 그래서 보르조미를 돌아다니면 약수터에서 물을 받는 현지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다가 이 짠맛에 익숙해지니 일반 생수는 개인적으로 밋밋해서 먹지 못하겠더라고요. 게다가 몸에는 더 좋다고 하니 왠지 더 손에 먼저 잡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주타 트레킹을 할 때에 탄산수를 챙겨갔는데요. 나트륨이 들어서인지 중간중간 탄산수를 마시면 오히려 에너지바나 초콜릿보다 더 에너지가 생기는 현상을 경험할 수도 있었습니다. 마치 시중에 판매되는 '링티'란 제품과 비슷한 효과인 것이겠죠.
지금까지는 조지아에서 가장 유명한 보르조미를 중심으로 탄산수 이야기를 했는데요. 현지 마트에서 다른 브랜드 탄산수도 많이 마셔봤습니다. 그래도 보르조미 탄산수가 제일 괜찮기는 하더라고요. 마치 코카콜라가 업계 Top인 것처럼 이 제품이 가장 인기가 있는 이유는 마셔보고 그 맛에 익숙해지면 알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보르조미 탄산수를 살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조지아 여행을 하기 전에 이미 보르조미 탄산수 체험을 해봤습니다. 바로 부산 차이나타운 內 러시아 상점에서 말이죠. 러시아 상점에는 러시아 제품뿐만 아니라 구소련권 국가에서 수입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답니다.
당시 조지아행 비행 편을 구매하기도 전이었는데, 버킷리스트 국가를 간접 체험하고 싶어 구매했었는데요. 부산역 광장 앞에서 뚜껑을 따고 마셨는데, 정말 처음에는 저도 이게 뭔가 싶었죠. 그렇지만, 그 덕분에 조지아 현지에 가서는 예상되는 맛에 당황하지 않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맛있는 와인도 아니고 음식도 아닌데, 한국에 돌아오니 계속 생각나는 묘한 조지아 탄산수의 매력. 보르조미 말고도 카즈베기 가는 길목에 있는 KOBI 탄산수 등 마트에서 탄산수 고르는 재미가 가득했었는데요.
여행을 간다면 탄산수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진성 Made in Georgia 제품인 탄산수를 마셔보면서 현지 문화를 경험해 보시길 바라면서 오늘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자면, 보통 보르조미는 장기간 관광객이 아니면 조지아 여행 코스에서 Skip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광천수의 고장에서 Original 탄산수도 마셔보고, 자쿠지 숙소에서 보르조미 온천수가 얼마나 좋은 지도 함께 체험해 보는 걸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