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타이시(Kutaisi) - 당일치기 근교 투어
쿠타이시 협곡 & 동굴
일일투어
격렬했던 트레킹 이후 잔잔했던 쿠타이시 구시가지 일정을 마치고, 근교 협곡 & 동굴 투어를 하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원했던 버려진 소련 휴양지 츠할투보 투어가 모객 인원 미달로 취소되어 대신 더 비싼 투어를 진행하게 됐는데요. 조지아 여행에서 쿠타이시를 끼어 넣은 이유 중 하나였는데, 아쉬웠습니다. 대신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계기가 됐죠.
그렇게 시작된 근교 투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방문하는 곳은 아래와 같습니다.
✔️ 오카트세 협곡 : 아찔한 절벽 스카이워크 트레킹
✔️ 마트빌리 협곡 : 조지아의 플리트비체 (보트투어 必)
✔️ 프로메테우스 동굴 : 장엄한 원시의 동굴
위 순서대로 방문했습니다. 쿠타이시에 방문하는 거의 대부분 관광객이 진행하는 투어라고 보면 되겠고요. 수도 트빌리시 출발 투어 상품도 있습니다.
20명에 가까운 세계 각국(폴란드, 오스트리아, 독일, 러시아 등)에서 모인 사람들이 함께 여정을 시작해 첫 번째 목적지인 오카트세 협곡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문제가 생겼네요. 분명히 티켓 부스 오픈 시간에 맞춰서 도착했는데, 판매 직원이 당최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조지아 사람들이 시간을 잘 지킨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티켓 가격은 200GEL(약 1만 원)이었고요. 여기서 두 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트레킹 코스는 1구간(티켓 부스 ~ 협곡 입구) / 2구간 (본 절벽 스카이워크)으로 나뉘는데요. 본 협곡 입구까지 걸어서 혹은 왕복 택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의 트레킹 여정은 이미 주타와 트루소 밸리로 충분했기에 편리하게 왕복 택시를 이용했습니다.
최소 모객(4인)이 안 차면 택시가 안 갈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3명도 이용 가능했습니다. 저랑 러시아 자매 2명이 함께 탔죠.
오랜만에 러시아어를
좀 써볼까?
자연스레 3명이 따로 오카트세 협곡 트레킹의 별동대와 같은 멤버가 됐기에 차에서부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는데요.
정말 오랜만에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살았던 시절 이후 거의 10년 만에 알고 있는 러시아어를 제대로 사용해 봤습니다. 그렇지만, 세월이 무상하게 기억나는 문장이 몇 가지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두 친구 모두 영어를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어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었고요. 하지만, 저는 영어 사용마저도 인도 출장은 안 간 게 너무 오래전이라 약간 소통의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두 친구 모두 조지아와 가까운 러시아 국경 도시 블라디캅카스 출신이라고 했는데요. 단발머리 친구는 마치 서울로 상경하듯 오랜 시간 모스크바에서 일하다가 퇴직 이후 휴식기를 갖고 있다고 했는데요.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하여 많은 글로벌 업체들이 철수하여 모스크바를 비롯한 대도시에 실직자가 많이 생겼다고 하던데, 그중 한 명이 단발머리 친구였습니다.
또 다른 긴 머리 친구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트레킹 코스를 걸으면서 헥헥거리는 중에도 계속해서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불닭볶음면을 무척 좋아한다는 게 인상적이었죠.
다 좋고 재밌었는데요. 단, 제 사진을 부탁했는데, 진짜 완전 땅딸보로 만들어 놨다는 점이 유감이었죠.
협곡 아래가 훤히 보이는
진짜 스카이워크 트레킹
확실히 인생에서의 가장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타와 트루소 밸리의 대자연을 보고 오카트세 협곡을 보니 엄청난 감흥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대놓고 구멍 뚫린 스카이워크 협곡 트레킹은 처음이라 바닥을 보면 아찔했는데요. 진짜 하늘을 걷는 느낌의 공중 산책로였죠.
과거에는 전문 등반가들만 접근할 수 있는 험준한 곳이었습니다. 그렇지만, 2014년 조지아 정부가 절벽 벽면에 철제 구조물인 스카이워크를 설치하여 누구나 용기만 있다면 이 절경을 만날 수 있게 됐죠.
약 1만 년 동안 흐른 강이 석회암 지형을 깎아내면서 만든 깊고 웅장한 골짜기라고 알려졌는데요. 파노라마로 펼쳐진 협곡 절경이 엄청나긴 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스카이워크처럼 툭 튀어나온 메인 전망대가 있는데, 거기가 이곳 트레킹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그렇지만, 기온이 40도에 육박했기에 잠시 감상하고 얼른 출구 쪽 쉼터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택시를 이용했던 우리 3명은 여유롭게 걸어서 트레킹을 한 인원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리막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초강력 더위에 기진맥진한 사람들이 많아 매표소로 돌아올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탑승했습니다.
그리고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마치 요정의 샘물처럼 약수터처럼 보이는 지점이 있었는데요. 여기서 물을 받고 입구까지는 다 같이 걸어가기로 했죠. 그런데, 숲에 내리니 그 어떤 곳보다 가슴이 뻥 뚫리는 청정한 숲 속 공기가 전해졌습니다.
만약 날씨만 조금 덜 더웠다면 걸어서 즐기기에 너무나도 좋을 법한 오카트세 협곡이었죠.
날씨는 무척 더웠지만, 좋은 인연 그리고 광활한 풍경과 신선한 숲 속 공기가 어우러져 좋았던 여행지로 기억에 남은 쿠타이시 근교 조지아 여행지 오카트세 협곡이었다고 정리하고 싶네요.
자, 다음은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됐던 조지아의 플리트비체 마트빌리 협곡입니다. 그곳에서는 또 어떤 일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