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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그니pogni Jun 10. 2024

이색 파리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도서관

파리 3일 차, 별서방 나도 프랑스 같이 갈까?

파리 랜드마크, 루브르박물관 광장
파리 한식당 분식 맛집, 리틀서울(Little Seoul)



자유여행이니까
루브르는 안 들어갈게요!



별서방은 평생의 해외 패키지여행을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딱 한 번 해봤고, 장모님은 해외는 오직 패키지여행만 다니셨다고 한다. 하루종일 있어도 다 보지 못한다는 루브르박물관, 패키지여행이었다면 수박 겉핥기식으로라도 들어갔겠지만, 별서방은 프랑스 파리 여행의 숨은 보석을 장모님께 보여드리기 위해 과감하게 루브르박물관 입장을 포기했다.


파리의 마지막 날을 전형적인 랜드마크 관람으로만 끝내고 싶지 않았다. 또한, 오전에 오픈런으로 오랑주리미술관에 들어가서 모네의 '수련 연작'을 관람하지 않았던가? 사실 루브르 주변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을 한 다음 오후 일정이 별서방이 준비한 필살기였다.



금강산도 식후경



커피를 마시고 근방에 있는 루브르박물관 광장 구경을 했다. Time Slot 티켓이 활성화 됐어도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려는 긴 줄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해외여행에서 시간은 곧 돈과 마찬가지인데, 수많은 인파를 보니 루브르 관람을 포기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별서방은 파워 J다. 루브르 근처에 한식당을 포함한 Asian Food Street이 밀집해 있는 것을 알고 점심시간쯤 일정을 이렇게 계획했다. 어른들과 해외여행을 할 때는 한식당 위치와 주종목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덤. 그래서 찾아간 곳이 파리 분식 맛집 '리틀 서울(Little Seoul)'이었다.


한국에서 먹는 분식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는데, 나는 장모님이 이렇게 분식을 좋아하실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이렇게 또 한 걸음 가까워진 것 같다. 밥도 먹었으니 이제 필살기를 하나씩 꺼내보러 떠나볼까?



BNF 리슐리외도서관 야외 정원



여기는 파리 리슐리외도서관
(Bibliothèque Nationale de France - Richelieu)



맛있는 점심 식사를 마치고서 향한 곳은 파리 BNF 리슐리외도서관. 루브르에서도 한식당 거리에서도 도보로 5~10분이면 닿는 곳이다. 여기서 알파벳 BNF은 프랑스어로써 이를 번역하면 '프랑스 국립도서관'으로 해석된다. 즉, 이곳은 프랑스 국립도서관 리슐리외 별관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간단한 보안 검사를 마치고 별도 입장료 없이 들어가니 아름다운 도서관 정원 공간이 눈에 띈다. 워낙 야외 공원도 잘 조성되어 있지만, 파리에서 봤던 그 어떤 멋진 공원이나 정원에 견줘도 밀리지 않을 만큼 예쁜 도서관 정원이었다. 도서관 정원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 건가? 뭐, 이런 생각도 들었다.


야외 테라스석이 있어 거기서 커피 한잔 하며 담소를 나누는 파리지앵들도 있었고, 빽빽한 파리 지하철로 대표되는 도시의 콘크리트 이미지와는 다르게 잠시 프로방스에 온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면 안으로 들어가 볼까? 참고로 건물 2층은 박물관이라 별도 티켓팅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



타원형 공간이 인상적이었던 BNF 리슐리외도서관 메인 열람실



Oval : 타원형 / 타원형의



별서방의 파리 여행 마지막 날 첫 번째 필살기, 파리 리슐리외도서관 열람실을 공개할 차례다. 들어가자마자 나도 놀라고 아내도 놀라고 장모님도 놀랐다. 이렇게 아름다운 도서관이 있을 줄이야...! 오페라가르니에 그 이상으로 충격적인 실내 공간이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타원형 공간의 열람실로써 천장의 창문으로 채광이 들어와 고급스러움과 아늑함을 동시에 만족하는 그런 구조라고 할 수 있겠다. 여느 도서관처럼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 파리 시민이 아닐지라도 무료로 개방되어 들어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이었는지 모르겠다.


한없이 조용했던 실내 분위기에 발걸음 하나가 조심스럽다. 만약에 내가 여기서 공부했더라면, 하버드대학교도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런 아우라가 느껴졌던 분위기. 그야말로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 보석 같은 프랑스 이색 파리 여행지로 추천하지 않을 수가 없는 장소였다.



                    


별서방, 자네 아니었으면
파리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도
몰랐을 걸세



별서방의 첫 번째 필살기는 대성공이었다. 열람실 내부 인테리어에 감탄하고 어떤 책이 있는지 쭉 둘러봤다. 아, 물론 몽땅 프랑스어로 된 책이라서 무슨 책들인지 알 수는 없었다. 그래도 잠시 파리지앵이 된 것처럼 로컬스러운 여행 기분을 내기엔 충분한 경험이었다.


잠시 앉아서 이들처럼 책을 읽거나 머리를 식히고 싶기도 했지만, 괜히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바깥으로 나왔다. 그러고 나서 한참을 그 여운을 즐기며 도서관 정원 야외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나도 이렇게 여유롭게 해외여행을 즐겨본 적이 처음인 것 같다. 매번 '어딜 가야 한다, 시간이 없다',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쫓기듯이 여행했던 경우가 많았는데, 돌이켜보면 이렇게 여유롭게 여행을 즐겼기에 그 순간순간이 생생하게 기억 속에 남는 것 같았다.


자, 별서방의 두 번째 필살기는 무엇일까? 두 번째의 경우 필살기라고 하기엔 MZ 스럽긴 해서 2%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 여행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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