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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안테스 Mar 18. 2024

결국에는 독서다.

문해력이 답이다

3.3일 일요일.

내일이면 개학을 한다.

아이들은 오늘로써 낯선 곳에서 4일 밤을 보낸다.

올해 학급 활동을 고민하면서, 

가장 고민을 했던 것이 있다.


학교 교육에서,

가정에서,

모든 세대에서 항상 강조되어 왔지만,

가장 안 되는 것.... 독서.


최근에는 긴 글을 쓰지도, 

읽을 일도 점점 없어지고 있다.

'짤'이라 불리는 사진이나 인터넷 게시판을 캡처한

글이 대부분이고,

15분 안팎의 유튜브 같은 동영상도 점점 

짧아지는 추세다.

심지어 1분 내외의 쇼츠 동영상을 오히려

플랫폼이 부추기고 있는 세상이다.

평소에는 핸드폰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다가도

장거리 여행 시 무료함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핸드폰이라도 건네주면,

이동하는 시간 동안 쇼츠 동영상을

100개 이상씩 보고 있으니,

두말하면 잔소리다.


긴 동영상도 보기 힘든 아이들에게,

긴 줄글이 가득한 책을 읽으라고 하는 것

자체가 고역일 것이다.


요즘 자녀의

초등학생 수학문제를 풀어주다 보면,

적잖이 당황할 때가 있다.

수학이라고 해서 숫자만 나오는 게 아니다.

수와 관련된 다양한 글이 나오고,

이걸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문해력이 있는 학생들이 수학도

잘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초등 수학점수가 중, 고등으로 

이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문해력을 키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수학조차 그럴진대,

국어, 영어는 말할 것도 없다.


문해력이 낮으면 학교 시험뿐 아니라,

대학교, 직장까지 문제가 이어질 것이다.

반대로 문해력이 높은 학생은,

인생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 EBS에 문해력과 관련한 

사례가 방송되었다.

신의 직장인 공기업에 재직 중인 염기철 씨는

00 대학교 대학원 IT융합과를 졸업했다.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취득해야 하는 자격증에

도전하는 모습이 방영되었습니다.

문제를 4번이나 읽어도 이해를 못 합니다.

다시 읽고, 또 읽고, 다시 읽고...

그렇게 반복해서 읽고 문제를 풀었는데도 11문제 중 정답은 5개.


문해력에 관한 OECD의 한 연구에 따르면,

문해력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에 비해,

연봉 2.7배, 취업률 2.2배, 건강 2배라는

차이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읽기가 힘든 사람들은 1년 1권의 책을,

읽기가 숙련된 사람들은 1년에 70권의 책을 읽는다고 하니,

이 집단의 차이는 해가 갈수록 심해질 겁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면,

이게 얼마나 전달이 될지,

그리고 실제로 독서로 이어질지 고민이 됐다.


그래서 오늘 1년간의

학급 내 독서 및 학습 프로그램을 안내하기로 했고,

지난 3일 동안 아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성의를 보인 일련의 행동도 

어떻게 보면 이 프로그램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제 내일이면 개학을 합니다.

여러분들에게 물어볼게요.

선생님이 여러분에게 선생님이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이야기해 줬습니다.

특목고에서의 10년,

그리고 여러분들이 입학 한 이 자사고에서의 10년 간

선생님이 했었던 일, 노력해 왔던 일을 얘기해 줬습니다"

"내가 여러분들에게 어떤 일을 하자고 하면,

그 일은 옳은가요?

선생님이 어떤 의도로 이런 질문을 할까요?"


"영희가 한번 이야기해 볼까."

"아마, 선생님이 고민을 많이 하고 하시는 말씀일 테니,

옳은 일이지 않을까요?"


"그럼 철수에게 물어볼게요.

선생님이 하자고 하는 일이 모든 학생에게 도움일 될까요?"

"음.... 도움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요"


"선생님이 하는 일이 의도가 좋았다고 할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옳지 않을 수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판단은 스스로 해야 합니다.

선생님은 여러분에게 제안을 할 거고,

강제하지는 않을 예정입니다.

강제성을 띄는 순간,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좋은 결과와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강제로 해도 해가 없는 

유일한 일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담임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학원이 아닌 이상 수업을 담당하는

선생님을 임의로 결정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책은 여러분이 원하는 데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책은 여러분에게

화를 내지도, 잔소리를 하지도 않습니다.

부담을 주지도 않고,

원하지 않는 조언을 하지도 않습니다.

읽고 싶지  않으면 좀 미뤄둘 수도 있고,

나랑 맞지 않으면 다른 책으로 바꿀 수도 있는

최고의 스승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어떤 진로를 선택하든,

취업을 하든, 장사를 하든...

그 어떤 일도 남들보다 잘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고,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먼 미래의 어느 날,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를 때,

여러분이 읽은 책이 방향을 제시할 거라 확신합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이 독서 프로그램을

큰독사사(큰讀師事)라 칭하겠습니다."

사사: 스승으로 섬기다.

'독서를 스승으로 삼다'

일주일 한 권씩, 1년 동안 44권의 독서.

'44권의 책을 스승으로 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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