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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INA Oct 24. 2021

언제나 길은 있다.

2020년의 첫 번째 달이 마무리 지어지려고 하던 그날, 첫 인생 마라톤을 뛰어 보겠다는 창대한 꿈을 안고 50주년을 맞이한 뉴욕 마라톤에 신청을 했다. 작년 하프 마라톤을 마치고 올해는 같이 마라톤을 뛰자고 약속한 사촌동생과 로터리 시스템에 따라 신청해보았다. 경쟁률이 얼마나 높을 텐데, 안될 거야...라는 마음은 접어두고, 될 일은 될 거라를 믿음을 붙잡고...

 

그로부터 한 달 뒤쯤, 2020년의 두 번째 장 끄트머리에서 소식이 들렸다.  "Unfortunately, you were not the one of the runner selected for this year's race." 안타깝게도 당신은 올해의 경주에 선발된 주자가 아닙니다. 안타깝게 하지 말지, 이 소식이 무척 안타까웠지만 2019년 보다 50%나 높은 185,000 지원자들 중에 4,262 (2%)만 마라톤을 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는 소식에 그리 상심하지 않았다. 이메일을 다시 한번 읽어 봤다. 올해 참가할 수 없다면, 내년이 있으니까... 그리고 파란색으로 하이라이트 되어 있는 부분... " 자리를 확보하는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마라톤 레이스 전까지, 정해진 자선단체에 성금을 모아서 자리를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다시는 또 안타깝지 않기 위해서, 나는 성금을 모아서 자리를 확보해 보는 방법으로, 계획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사람이 계획을 해도, 되는 일이 있고, 안 되는 일이 있다. 그럴 때는 계획을 수정해본다.

 

그로부터 2주 후 미국은 전 세계와 함께 COVID-19 Pandemic 이 시작되었다. 뉴욕 마라톤 이외에도, 3월, 5월에 뛰려고 했던 레이스들이 2021년으로 연기가 되거나, 캔슬되어 버렸다. 마음이 안 좋다. 달리는 것을 멈출 수 없다면, 혼자서 비대면으로 달려야 하나? 

 

When one open closes, the other door opens. 언제부터였을까? 한 기회의 문이 닫혀 버릴 때,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차려보면, 또 다른 기회의 문이 내 앞에 와있는 게 보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예상하고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내 앞에 와있는 그 또 다른 기회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되는 것이다.

 

2020년도 하반기를 잘 보내려고, 7월에 버츄얼 레이스 (Virtual Race)를 참가해보기로 했다. 미국 NBA에 소속된 프로농구팀, 필라델피아 식서스 (Philadelphia 76 ers)의 홈타운에서의 필라델피아 76 챌린지는 

7월 동안 76 마일 뛰기. 7월 동안 86 마일 (138km)를 뛰었다. 해보지 않은 것을 해볼 때 생기는 몸과 마음의 생기는 새로운 근육들이 반갑다.

 

다시 뉴욕 마라톤을 달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그리고 7월 28일, 뉴욕 마라톤 버츄얼 레이스 (Virtual Race)를 신청하려고, 11:57 AM 컴퓨터 앞에서 12시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설레고 초조한 마음으로 신청을 기다리고, 신청을 했다. 뉴욕 마라톤 버츄얼 레이스 신청을 할 수 있는 옵션이 4 가지였다. 내가 선택하고 신청한 옵션 은 Team for Kids 단체를 위해 9월 30일까지 $500 성금을 모아야 하는 옵션이다. 달리기를 하면서, 내가 원하는 자선단체에 성금을 모을 수 있는 이 기회가 너무 감사하다. 내가 선택하고 신청한 옵션은 다음 해에 뉴욕 레이스를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첫 인생 마라톤을 뛰어 보겠다는 열정 한가득으로 야심 차게 신청을 하고, 본격적으로 펀드레이징이 시작되었다.  9월 31일까지 Team for Kids 자선 단체를 위해 $500을 모금을 해야 뉴욕 마라톤을 뛸 자격이 주어진다. 친구들 회사 동료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저를 응원해 주세요! 저를 후원해 주세요! 같이 모금해 주세요.  했더니 찐 베프의 시작으로 한 분 두 분 성금을 보내 주시더니 며칠 만에 $1,020이 모였다. 자, 이제 정말 뉴욕 마라톤 레이스를 뛸 수 있게 되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꾸준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면, 길은 열린다. 언제나 길이 있다. 

그 길이 내가 계획하지 않은 길임에도 불구하고, 기회의 문이 열리면, 나는 그 문을 감사한 마음으로 열고 들어가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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