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면접, 그리고 그날의 전화
대외활동을 하며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였다. 스포츠 구단 입사를 목표로 하면서도, 예전에 함께 일했던 준타스 풋살 기업으로부터 좋은 제의가 들어와 협의도 병행했다. 대외활동을 많이 했던 만큼 자기소개서도 중점에 맞춰 준비했고, 그 결과 1차 서류 합격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하지만 서류를 통과한 이후 면접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첫 면접 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세상을 살면서 이렇게까지 심장이 뛰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떨렸다. 머릿속에선 정리된 말들이 있었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말이 빨라지고, 질문의 의도와는 다른 답변을 하게 되었다. 그런 실수가 반복되었고, 한두 번 적응하면 괜찮아질 줄 알았지만 혼자 준비하는 과정은 서툴렀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계속해서 스포츠판에 발을 들이기 위해 지원했고, 면접에서 떨어져도 이 과정들이 결국 무료로 면접 스킬을 배우는 시간이라 생각하며 계속 도전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면접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몇몇 구단 면접에서는 스스로 합격이라 생각할 만큼 자신 있었던 적도 있었지만, 내 바람과는 다르게 탈락이라는 문자 메시지만 핸드폰 속에 남아 울렸다.
2021년 2월, K리그 시즌 시작이 가까워지면서 축구라는 꿈이 조금씩 멀어졌다. 그때 전북현대의 채용 공고가 올라왔다. 시즌 시작 전이었기에 시기상 마지막 공고였다. 작년에 한 번 떨어졌던 기억이 있었지만, ‘한 번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준비한 이력서를 바탕으로 빠르게 제출했다. 며칠 뒤 서류 합격 문자를 받고 면접을 준비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그 어느 때보다 긴장했지만, 이전보다는 면접에서 덜 떨렸고, 작년에 면접을 봤던 모습을 기억해 준 분들이 분위기를 풀어주며 ‘즐기다 오자’는 마음으로 면접을 치렀다. 홀가분하게 마지막 면접을 끝내고 서울로 올라와,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준타스와 함께 일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혀갔다.
기다린 끝에 문자 메시지를 받았지만, 결국 최종 합격에는 실패했다. 그렇게 나는 K리그를 잠시 떠나보내고 준타스와의 동행을 시작했다.
2021년 3월, 부천에 위치한 준타스 회사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용인에서 대중교통을 타고 2시간 걸려 도착한 첫날은 힘들었지만, 이사님이 내 능력을 믿고 좋은 기회를 주신 만큼 열심히 하기로 마음먹었다. 첫날은 회사 분위기를 파악하며 하루를 보냈다.
출근 이틀째, 회사 도착 30분 전 한 통의 전화가 울렸다. 익숙한 번호였지만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다. 귀찮음과 동시에 ‘굳이 받을까’ 싶었지만,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결국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전북현대 팀장 xxx입니다.”
뜬금없는 연락에 의아했지만, 팀장님은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현재 일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출근 중이라는 말을 하자, 면접 합격자 중 한 명이 입사를 거절해 면접 점수 다음 순번인 나에게 연락을 주셨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너무나 기뻤지만 동시에 현재 회사에 대한 걱정이 밀려왔다. 전북에서는 빠른 답변을 원했지만, 나도 하루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기에 저녁 6시까지 연락드리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회사에 도착한 후, 모든 신경은 전북에 가느냐 마느냐에 쏠렸다. 안정적인 회사 생활과 높은 급여를 받으며 살아가기엔 현재 직장이 좋은 곳이었다. 반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축구판에 드디어 첫 발을 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업무가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 상태에서 하루 종일 고민만 하다가 퇴근 시간이 되었다.
결정의 우선순위는 안정적인 직장과 급여 vs. 불안정한 미래, 낮은 급여, 타지에서의 생활이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K리그라는 축구팀, 그것도 전북현대라는 기업 구단에서의 첫걸음, 그리고 ACL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이 기회는 두 번 다시없을 것 같다는 마음이 커졌다. 결국 퇴근 시간에 회사 팀장님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며 퇴사 의사를 밝히고, 안정적인 일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 꿈에 도박을 걸어보기로 결정했다.
퇴근 후 바로 전북현대에 전화를 걸어 출근 의사를 전달했다. 언젠가 또 힘든 결정을 해야 하는 날들이 오겠지만, 이때는 정말 내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 만큼 힘든 결정이었다.
그렇게 2021년 2월, 나는 전북현대로부터 합격 연락을 받고 나의 첫 K리그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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