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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속초맛집

속초 생대구집

블루리본 맛집

by 시냇물

나의 최애 산책코스는 영랑호인데 아내랑 함께 가면 차로 가고, 혼자 갈 때는 걸어서 다녀오곤 한다. 걸어서 오는 귀갓길은 대부분 장사 영랑해변길이다.


포차가 늘어진 시끌버끌한 해안도로를 경유하지만 가끔은 한 블록 안쪽의 조금 한적한 주택가 길을 이용한다.


그 주택가 길에는 내가 눈여겨보던 식당 세 군데가 있다. 생선조림을 잘하는 이모네 집은 한번 다녀왔고, 두 집은 계속 눈팅만 하다가 이번에 생대구탕을 전문으로 하는 ‘속초생대구집’을 다녀왔다.


식당으로 들어가니 세 팀이 식사 중이었고 분위기도 깔끔하다. 메뉴가 단 두 가지(생대구탕, 생대구전) 밖에 없고, 밥때 인지라 주인이 서슴없이 대구탕 드시겠냐고 확인을 한다. 고갯짓으로 응답을 하고 잠시 기다리니 음식이 나왔다.

밥때라 미리 준비하여 초벌로 끓여놓은 것 같다. 2인분이 4만 6천 원이라 좀 비싼 느낌이지만 요즘 생활물가가 장난이 아닌지라 이해하기로 했다.

깔끔한 밑반찬이다. 특히 염장 대구알과 양념 청어알 반찬이 눈에 띈다. 생대구탕은 잡냄새 없는 담백, 시원함이 생대구탕의 핵심맛을 충분히 구현했고, 재료가 싱싱한지라 미리 건저 먹은 고깃살도 탱탱 쫄깃하다.


눈에 보이는 재료는 미나리, 콩나물, 무, 배추, 대파, 마늘로 보이는데 뭔가 노하우가 있으리라. 인공 조미료 맛은 못 느꼈다.

2인분인데도 냄비에 가득 차서 남기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게 눈 감추듯 비웠다.


계산을 하며 주인장에게 약간의 칭찬 말을 했더니 찬류는 아내 담당이지만 탕은 자기 담당이라고 너스레를 떠는데 은근히 귀엽고 천직의식으로 일함을 느꼈다.


대구는 입이 커서 대구(大口)라고 불리며, 양반고기로 알려진 귀한 어종이다.


주로 남해안에서 잡히지만 최근에는 수온의 변화로 동해안에서도 잡히기 시작한다. 속초 중앙시장에도 싱싱한 생대구들이 꽤 보인다.


어판장에 가도 귀족 대우를 받으며, 머리, 아가미, 뽈살, 살, 내장, 알, 정소까지 아낌없이 인간들에게 주는 고마운 고기다. 요리도 해장탕이나 매운탕, 대구전, 알 전골, 뽈찜 등 다양하며 김치나 깍두기 담는 고급 재료로 쓰이는 등 쓰임새도 다양하다.


그리고 대구잡이는 이곳 어부들의 짭짤한 수입원이다. 앞바다에서 외줄낚시로 하루에 4~50마리까지 잡았다는 어부의 말도 있다.


그 정도면 가격 좋을 땐 수입이 쏠쏠하다. 하기야 허탕을 치거나 1~2마리 잡는 날도 많다고 한다. 나날이 동해안에서 수확량이 많아진 요즘은 가격은 많이 내려 만나가기 수월해졌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과음한 뒷 날 먹어도 괜찮은 음식!


아야진 앞바다에 문어잡이 갔다가 허탕치고 와서도 당당하게 먹으러 갈 음식!


속초여행의 여독을 풀 여행객들에게 자신 있게 일권 할 수 있는 음식!

장지 영랑해변의 담백하고 시원한 ‘속초생대구집’ 생대구탕을 추천합니다!


*블루리본 맛집 : 글 표지의 불루리본은 블루리본 서베이에 인정하여 수록된 맛집 표식.

XXX(자신의 분야에 가장 뛰어난 솜씨를 보이는 곳)

XX(주위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

X(시간을 내어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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