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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Apr 14. 2024

캐나다 고딩엄마 G12 수업 듣기!

캐나다에 오기 전까지 내 계획에는 고등학교 수업이 없었다. 

한국에서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하지 않을 고3을 캐나다에서 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ESL 수업을 참석한 첫날, 인상 좋아 보이는 남미 언니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캐나다에 온 지 얼마 안 되었고 처음 듣는 수업이라 얼떨떨한 나에게 이름과 함께 나의 신상명세를 쫙 질문해 주었다. 다시 나도 그 언니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23살인 아들이 하나 있고, 캐나다에 온 지는 3년 정도 되었고, 간호사가 되기 위해 대학 진학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지금 쉬고 있으면 G12를 공부해 보라는 추천을 해주었다. 
어차피 쉬고 있는데, 무료로 공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다음날 학교에 문의하였는데, 
영주권이 없어서 안된다며 퇴짜를 맞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또 다른 교육인 Essential Skill for the Workplaces라는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것이 보였고 참여를 하려 했더니, New comer에서  영주권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포기했었다. 

그런데, 같은 대학에서 진행하는 것이어서 그런지 ESL 수업에 홍보를 하러 왔다.

혹시나 해서 워킹퍼밋인데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일단 신청해 보라고 해서 신청했다. 결과는 무사통과! 

https://brunch.co.kr/@khhhappy/261


그때 이야기를 정리해서 써 놓은 글이다.

영어로 수업을 듣는다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였는데, 이 수업이 마무리되면서, Grade12과정, 즉 고등학교 3학년으로 이동되었다. 이 수업도 영주권자 이상만 듣는 것이라 퇴짜를 맞았던 것인데, 운이 좋게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캐나다 SK 주로 오면서, 일 년은 아이들 돌보면서 쉬어가자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고3이 되어서 수업을 듣고 있다. 캐나다의 성인 G12는 총 7과목을 들으면 졸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English A30과 Global citizenship 30, 이렇게 2과목을  듣고 있다.
Global citizenship 30은 대면 수업이고 English A30은 온라인 수업이다. 
생물 한 과목을 더 듣고 싶어서 살짝 욕심을 내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영어 먼저 듣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을 추천하여 이번에는 체험을 해보는 것으로 생각을 하고 가볍게 듣고 있다. 


한국과 다른 점은 시험이 없으면서 매일 간단한 답변을 제출하여 성적을 받는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같은 경우는 두 수업 모두 책을 읽는다. 소설과 비 소설을 읽고 그에 대한 Essay를 쓰는 것이 과제이다. 


G12 수업이라고 해서 외국인들이 많이 들을지 알았는데, 두 수업 모두 나 혼자 외국인이다. 
SK 주에 사는 이민자들이 이곳에는 다양성이 없다고, 다시 말하자면 외국인이 많지 않다고 불평한다. 

영어는 70프로는 들리고 나머지 30프로는 감으로 흘려듣는다. 
읽어야 하는 책들은 오디오북이 있어서, 다행히 끝까지 들을 수 있다. 만약 나 혼자 읽었으면 몇 개월이 걸렸을지 모른다. 책을 집에서 읽어 오라는 숙제도 없고, 모든 것은 수업 중에만 진행한다. 성인 수업이어서 그런지 편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배려해 준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못 듣기는 해도, 수업 중반 정도 흘러온 내 점수는 상당히 높다. 




 이렇게 다른 과목도 나온다면, 토론토 대학도 노려 볼만하다. 


SK 주에서 토론토 대학을 지원한다고 하면 선생님이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왜, 멀고 먼 토론토까지 가려고 하니?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고 하니, 우리와 생각하는 기준이 다른 것 같다. 

만약 캐나다 공립 대학에 국제학생이 아닌 국내 학생으로 입학하려는 계획이 있다면, 
G12 성적이 있어야 한다. RMT 공립학교에 내 상황을 설명하고 한국 졸업장으로 가능하냐고 하니, 캐나다 G12 점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학비를 3배 내지 않고 공부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 같다. 

 만약 학교와 거리가 있다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으니 가까운 대학에 문의해보는 것도 좋다. 
나중에 주를 옮기게 된다면 Transfer도 할 수 있다고 하니, 부지런히 들어야겠다. 

성인 G12를 듣는 친구가 나와 동갑인 남자가 있어서 왜 듣냐고 하니,
전기 일을 했었는데, 몸을 다쳐서 다른 진로로 가보려고 해서 듣는다고 했다.
가족 사항을 들어보니, Step 자녀가 3명, 본인 자녀가 2명 총 5명을 키우고 있는데, 이번 달에 아이가 한 명 더 생길 거라고 했다. 아이가 6명인 상황에서도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대단하다. 
다른 여자 친구는 본인이 마약에 빠져서 고등학교 때 수업을 못 들어서 이제 치료가 다 끝나고 간호사를 하기 위해 수업을 듣는다고 했다.
또 다른 25살 친구는 어릴 때 술 중독에 빠져서 수업 시간에 술에 취해 있어서, 점수가 낮았었기에 이제 대학을 가고 싶어서 듣는다고 했다. 

Unsplash의Kelly Sikkema

캐나다는 우리 같은 외국인은 물론이고 캐나다에서 자란 사람들도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는 나라이다. 


오늘은 선생님이 Scholarship 과 Bursary(저소득층 학생에게 주는 용돈)를 신청하라고 모두에게 정보를 주었다. 와우... 나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돈이 나오게 되면 또 얼마가 나왔는지 공유해야겠다. 


캐나다에 처음 올 때의 계획은 청소와 마트, 식당 일을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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