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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Jul 12. 2024

캐나다에서 3일 만에 집 구하기!

1년간의 짧은 SK 주 생활을 끝내고, 드디어 앨버타주 에드먼튼으로 이사를 갈 때가 되었다. 

한 달 전부터 인터넷 사이트에서 집을 보고 집 구경 예약을 잡으려고 하는데, 일주일 전에 예약을 잡으라고 하며, 반응이 시큰둥하다. 


First come, First Served


내가 가려던 아파트에 일주일 전에 집 예약을 잡으려고 해도 먼저 온 사람을 준다며, 방 2개짜리 아파트는 하나밖에 안 남았다고 그것도 7월 중순에 집이 나온다고 한다. 
아니, 사이트에는 Immediate라고 되어있으면서, 사이트 업데이트를 안 한 것인지 아니면 허위 매물을 일부러 올리는 곳인지, 모르겠다. 

위치가 좋아서 가려고 했던 곳은 아파트 렌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데, 내 연락처를 주었는데도 연락이 오지 않는다. 나에게 몇 번 동안 연락이 와서 집을 보러 가기로 예약한 곳은 구글 맵에 아파트 평을 보니, 최악이다. 관리도 안 해준다고 하고 좀 도둑도 서성거린다고 하는데, 왜 나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연락했는지 알 것 같다. 부랴부랴 Viewing을 취소했다. 


에어비앤비 3박 4일 잡아놨으니깐
어떻게든 되겠지...

마지막으로 남편과 함께 일했던 친구들과 심란한 마음으로 커피를 마시고, 우리의 집을 더 튼튼하게 고정시켜주겠다며 밧줄로 꽁꽁 싸매주는 보살핌을 받은 후 그렇게 예정된 집도 없이 차에 짐을 한가득이고 지고, 에드먼튼으로 떠났다. 

에드먼튼까지 가는 길이 8시간 30분이 걸려, 3시간 반을 걸려 중간 지점에 있는 새스커툰에서 1박을 하고, 또다시 5시간 운전을 하여 에드먼턴에 도착했다. 첫날은 휴식을 취한 후, 그다음 날 3집 정도 보려고 예약을 해놨다. 그 예약은 새스커툰 호텔에서 다 했다.  


첫 집은 내가 다닐 마사지 학교 앞에 있는 아파트였는데, 오래된 아파트 특성으로 집이 좀 오래되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거기에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집은 3층이었다.  인터넷에서 상상한 집과 실제로 본 것이 차이가 좀 있었는데, 집보다도 동네가 부산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집 가격은 월 $1,600 정도였는데, 일단 다음 집을 보기로 했다. 

두 번째 집은 신축 아파트였다. 전면 유리라, 아이들이 있는 우리 집은 좀 위험해 보였다. 고소 공포증이 없는 사람인데도 유리창 가까이 가니, 아찔했다. 이곳도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집을 구경시켜 주는 분이, 아이들이 있으니 조금 더 큰 집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로 갔는데, 들어가자마자 깔끔함과 안락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한 달 집에 들어가는 돈으로 $1,800까지만 생각했는데, 이곳은 $2,000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타운하우스를 보러 가기로 했다. 중국인 부동산 중개인이 나와서 집을 보여주는데, 집이 너무 지저분했다. 본인들이 쓰던 매트리스와 소파를 두고 갔는데, Bed Bug가 나올 것처럼 낡았다. 매트리스 화장실 또한 너무 낡아서 아이들이 무섭다고 했다. 사진을 첨부하려고 했는데, 나갔나 보다. 렌탈 사이트 목록에서 사라졌다. 사진으로는 간단히 살 수 있다고 생각해서 투어를 예약했었는데, 실물과 사진의 차이가 심하게 났다. 


총 4집을 보고, 거기서 거기인 것 같으니, 깔끔한 곳으로 가기로 했다. 

방 2개 가격이 $2,000으로 사악하긴 하지만, 작년에 영주권 진행을 할 때 한 달에 백만 원 이상 적자를 생각했었는데, 다행히 적자의 폭이 거의 없었고, 이제는 영주권이 나온 후라 Child Benefit 등 각종 혜택도 나오고, 나 또한 공부를 하게 되면 Grant도 나오니 나라에서 나오는 돈으로 집값의 많은 부분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 깔끔한 아파트로 택했다. 


내가 잘 살기 위해서 캐나다를 왔지,
구두쇠처럼 살려고 온 게 아니잖아!


결정 후 바로 당일 저녁(7월 3일), 계약서를 보내고 전화로 연락을 했다. 언제 들어갈 수 있냐는 물음에 청소도 해야 해서 토요일쯤(7월 6일)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집을 들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서류는 아파트이고 회사에서 임대를 하는 것이라 계약서, 보험 가입 증명 서류, 은행 계좌 증명 서류가 전부였다. 계약서에는 그전에 다니던 회사, 매니저 연락처, 그전에 지냈던 집, 기간, 집 주인 연락처가 포함되었다.  캐나다에서는 임차인이 Tenant insurance를 들어야 하는데, 내가 든 보험은 한 달에 $20 정도였다. 바로 보험을 들고, 내역서를 보냈고, 임대금액도 E-transfer로 입금한 뒤 우리가  입주할 수 있는 날짜를 알려 달라고 했다. 혹시나 해서 우리가 가보고 싶었던 셔우드 파크 지역에 에어비앤비를 2일 더 잡아놨다. 

바로 다음날, Rent Inspection을 7월 5일 금요일 오후 4시에 할 테니 방문하라고 했다. 


Rent Inspection이 뭐지??


다시, 그럼 Rent Inspection이 끝난 후 입주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씹혔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 Rent Inspection이라는 것이 입주 바로 전에, 집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함께 확인해 주고 이다음 문제가 생기면 모두 내 책임이라는 검사였다. 즉 검사 후 바로 입주 가능하다.

이고 지고 다니던 짐을 아파트에 옮겨 놓고, Sherwood park의 에어비앤비에서 저녁을 보냈다.

여담으로 이 때 하우스 지하에서 지냈는데, 약간 춥긴 하지만 그 지하실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보다 깨끗하고 좋았다.

그렇게 얼렁뚱땅 에드먼턴에서 살 집을 구했다.

집을 구한 뒤, 일주일 정도 된 시점에서 생각해 보자면, 그런대로 잘 한 것 같다. 어디를 가든 10분 거리고 편의시설도 가까이 있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Recreation center 근처에 집을 정했으면 더 좋았다고 생각이 된다. 어쩌다 보니, 작년에 저소득이어서 1년 동안 Recreation center가 무료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히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한국에서 캐나다를 올 때, 가장 많이 들은 말 중에 하나가,


집은 구했어??

라는 질문이었다. 한국에서는 이사하기 몇 달 전부터 집을 계약했기에 모두들 집을 걱정했었는데, 막상 캐나다에서 집을 구해보니, 한국에서 집을 구해서 오는 것은 힘든 일이구나 생각이 된다. 

이민을 올 때, 짐은 간단히 싸고, 에어비앤비를 일주일 예약해서 오면 되지 않을까? 나머지 짐은 지인이나 가족에게 부탁해서 주소지가 정해지면 선편으로 보내달라고 하면 된다. 우리가 보낸 선편 중 5박스를 받지 못했을 때도, 사는데 불편함이 없었고, 2박스는 결국 못 받았는데, 그 40KG 속에 무엇이 있었는지 기억나지도 않는다. 나는 조금 단순한 사람이라 결정이 빠르다. 내가 한 선택이 별로면? 다시 정하면 되지 머...

여담으로 캐나다에서 이사하는 보편적인 방법은 유홀(U-haul)이 있다. 
https://www.uhaul.com/
차도 사람도, 보관도 다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늘 아파트에, U-BOX를 내려주고 떠나는 트럭도 발견했다. 덩그러니 박스를 지정된 곳에 놓고 가는 서비스도 있나 보다. 

아직도 어수선하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집이 바로 생겨서 다행이다. 캐나다는 대부분의 집에 붙박이로 식기세척기,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오븐, 전자레인지, 옷장이 구비되어 있어서, 간이 식탁과 의자, 책장, 매트리스 정도만 구매하면 가구 걱정은 안 하고 집을 빌려 살 수 있다. 


무슨 일이든 미리 사서 걱정하는 것보다 직접 겪으면서 풀어가는 것이 더 쉬운 일 같다. 걱정들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릴 수 없을까? 미리 걱정하는 버릇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아침에 간단한 명상으로 내 걱정을 지워버리려고 노력을 하며 충만한 현재를 감사하는 마인드 셋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는데, 매일 노력해도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안중근 의사가 말한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서 가시가 돋는 것처럼 하루라도 명상을 하지 않으면 온통 불안감에 휩싸여 걱정을 하는 하루가 되어버린다. 


나의 오늘은 풍족하고 행복하고,
좋은 일만 일어날 것이다.


세상에 걱정할 일 하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을 함께할 사람들만 있으면 된다. 

Unsplash의Luana Azeve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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