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맘의 창업일기
인테리어 다음으로 막막 한건 주방기기 업체 선정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인터넷으로 알아보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먼저 황학동***라는 인터넷 업체가 있어서 견적을 요청해 놓고 책에서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나와있어서 무작정 황학동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황학동 시장은 유령도시처럼 휑~ 했다.
하*마트처럼 내가 원하는 것들을 눈에 보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던 기대감은 시장을 보자마자 사라졌다.
결국 갈 곳을 잃고 인터넷으로 견적을 요청해서 받았던 황학동***이라는 업체를 지도를 보고 방문했다.
그곳은 사무실 같은 곳이었는데 담당자들은 무작정 방문한 우리를 보고 당황했다. 창고가 다른 곳에 있었기에 기계를 몇 개만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인터넷으로 견적을 요청하고 돈을 입금하면 배송을 해준다고 했다. 배송비도 별도고 설치를 하게 되면 설치비도 별도로 든다고 했다.
문제는 우리가 어떤 기계를 사고 어떤 모델을 사야 하는지 아는 게 없다는 것이었다.
그 다음날부터 식당을 찾아가 어떤 주방 기계를 쓰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봤다. 식당을 하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없으니 어디 물어볼 곳도 없어 도둑질하는 기분으로 주방 사진을 살짝 식 찍고 다녔다.
가장 엿보기 좋은 곳은 푸드코트였다. 푸드코트 주위에서 어슬렁대며 어떤 주방 기계를 사용하는지 살짝 엿보며 동선을 생각하며 엑셀로 열심히 주방 기계를 배치했다.
그러던 도중 또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방문했고 그곳에서 얼음 디스펜서기를 발견했다. 작은 우리 식당에 딱이라는 큰 착각을 하고 계약을 했다.
며칠 뒤 생선회 플레이팅 연습을 하다가 불현듯 디스펜서 얼음은 단단하지가 못해서 사용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주방기기 업체에 취소를 하려 전화를 했다가 이 업체가 주방 업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고 우리가 원하는 것들이 있는지 문의를 했더니 모든 주방기기가 다 있다고 했다.
3년 묵은 체증이 사라지는 것처럼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눈 녹아 사라졌다. 거기다 설치까지 완료해 준다는 말에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기뻤다. 온라인 업체들은 인터넷으로 신청을 하라고 하면서 끊는데 매일매일 바뀌고 취소되고 첨가되는 물품에 대한 견적서를 친절하게 대응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힘이 됐다. 주방기기 업체에게 우리가 필요한 기계 목록을 전달하고 견적을 받았다.
아무 생각 없이 진행을 하던 중 남편에게 온라인 업체의 견적은 어떤지 목록을 주며 견적서를 받아 보라고 했다. 그 결과는 두 업체가 200만 원이라는 금액이 차이 났다. 떨리는 마음에 주방기기 대표에게 우리가 받은 견적서를 보내면서 가격을 네고 해달라고 했다. 5분 만에 900만 원이던 주방 기계가 700만 원으로 가격이 바뀌었다. 그전이라면 그 대표를 욕하고 나쁜 사람이라고 치부했겠지만, 독서를 한 후 마음가짐이 달라져서 너무 고맙다고 하며 홍삼 선물을 보냈다. 그렇게 무에서 유가 창조되고 주방 기계가 마무리되었다.
인테리어가 끝나고 주방 기계가 들어오는 시점에서 인테리어 업체 대표가 주방 기계만 입고를 시키는 우리를 보고 "주방 인테리어 업체를 안 쓰신 거예요??"라며 놀라는 기색이었다.
나의 대답은 "주방 인테리어 업체가 따로 있어요??"였다.
만약 더 깔끔하고 일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려면 주방 인테리어 업체를 쓰는 것도 추천한다. 금액은 우리가 사 온 기계를 기준으로 1,700~2,000만 원이라고 했다.(우리는 약 1,000만 원의 주방 기계 및 용품을 샀다.) 주방 기계를 사 온 금액을 말하니, 인테리어 대표는 놀라면서 저렴하게 잘 했다고 했다. 의도치도, 생각지도 못하게 간단히 발품 팔아서 주방을 완성했다.
지금 와서는 주방 인테리어 업체 견적이라도 받아 볼 걸이라는 후회가 든다.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으면 주방에서 일하기 좀 더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데 참고가 되지 않았을까?
주방 기계 위치를 정할 때 매일 아침 수십 번씩 메뉴가 나가는 위치와 동선을 생각해 보았다.
머릿속으로 메뉴를 하나 하고 사용 기계 및 동선 확인, 또 다른 메뉴를 하고 사용 기계 및 동선 확인.
그렇게 주방 기계가 끝이 났다.
지금 아쉬운 점은 튀김기를 크게 놓은 것이 잘못했다. 작은 튀김기를 사용하더라도 충분했었는데 몰랐기 때문에 실수는 항상 있다. 오늘 업체에 연락해서 중고로 팔고 작은 튀김기를 새로 장만해야겠다.